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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 탈당…범여권 '통합신당' 레이스 점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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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 탈당…범여권 '통합신당' 레이스 점화

우리당 '주도권잡기' 가속…탈당파-한나라 '경계'

노무현 대통령의 탈당 선언은 세 갈래로 갈린 범여권에 본격적인 '대통합신당' 주도권 경쟁을 촉발했다. 열린우리당은 여당의 지위를 상실하게 됐음에도 노 대통령의 탈당과 관계없이 '국정 책임'을 강조하는 한편 민주당과의 통합 등 '범여권 결집'을 위한 행보에 착수했다.
  
  이로 인해 통합신당추진모임 등 탈당파는 우리당 중심의 통합신당 추진에 길을 터주기 위한 '형식적 탈당'으로 보고 노 대통령의 정치 불개입 선언을 거듭 촉구했다. 한나라당 역시 "대선용 기획탈당"이라고 맹비난하면서 한명숙 국무총리의 당 복귀 등이 대선에 미칠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열린우리당 "골고다의 산을 넘는 심정으로"
  
  정세균 열린우리당 의장은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지난밤에는 여러 가지 생각에 마음이 무거워 정말 잠을 제대로 잘 수 없었다"고 복잡한 심경을 토로했다.
  
  그는 "대통령께서 임기 말 국정을 보다 책임 있게 운영하기 위한, 또 당내 사정도 고려한 결단이라고 생각한다"며 "비장한 심정으로 대통령의 결단을 받아들이면서 우리도 새롭게 길을 새척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정 의장은 "이제 우리는 기득권도, 여당 프리미엄도 없다"며 "앞으로 여러 가지 변화도 있고 새로운 상황도 전개될 것이나 참여정부의 성공을 위해 끝까지 우리의 책무를 잘 수행하겠다"고 말했다.
  
  장영달 원내대표도 "조건은 더 어려워지고 책임과 의무는 더 무겁게 남아 있는 것 같다"며 "하지만 골고다의 산을 넘는 심정으로 국민에게 무한 책임 봉사하는 자세를 갖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통합신당 추진의 걸림돌이었던 노 대통령이 탈당하자 우리당은 곧바로 민주당과의 통합에 시동을 거는 등 발 빠른 행보를 보였다.
  
  문희상 의원은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글을 통해 "민주당에 공개적으로 통합 제안을 해야 한다"며 "도로 민주당이라는 항간의 비아냥과 비난을 두려워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과의 통합은 노 대통령이 강하게 반대해왔던 사안.
  
  게다가 문 의원은 우리당이 전당대회에서 구성을 결의한 통합수임기구의 의장으로 거명되는 인물이다. 우리당은 23일 오후부터 1박2일 일정으로 천안 정보통신연수원에서 소속의원 워크숍을 갖고 이 문제를 포함해 통합신당 추진과 관련한 로드맵을 논의키로 해 결과가 주목된다.
  
  탈당파 "형식적 탈당이 아니라 정치 불개입 선언해야"
  
  통합신당 추진모임에서는 다시금 노 대통령의 '정치불개입'을 촉구하고 나섰다. 최용규 원내대표는 "한 방송사의 여론조사에서 국민들은 대선 주자 외에 대선에 큰 영향을 미칠 인물로 대통령을 꼽았다"며 "형식적인 탈당이 아니라 정치적 불개입을 의미하는 탈당이어야 대통합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병헌 의원은 "열린우리당의 발전적 해체 통해 '용광로 신당'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많은 열린우리당 의원들의 행동이 보다 자유로워질 수 있을 것"이라며 "대통령이 국정에 전념하시고 정치에 손을 떼신다면 자유지대에서의 대통합 전망이 밝아지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양형일 대변인은 정치인 출신 장관 교체도 촉구하고 나섰다. 양 대변인은 "총리교체 시 당적을 보유한 정치인 출신 장관들도 교체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며 "정치인 출신이 장관으로 있으면서 오는 대선을 중립 관리한다는 것은 대단한 모순이며 차제에 중립내각의 성격을 분명히 할 것을 거듭 요청한다"고 밝혔다.
  
  민생정치준비모임의 정성호 의원은 "임기가 1년이나 남은 시기에 (당적을) 정리한 것이 안타깝다"며 "정치권 전체의 반성과 성찰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우리는 대통령 탈당과 관계없이 대통합신당을 추진하고 매진할 것"이라며 "정치권은 대통령의 임기말 국정을 잘 이끌 수 있도록 초당적으로 협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한 총리 당 복귀 후 자숙해야"
  
  이에 반해 한나라당은 "아무런 명분도 없이 혼자서 북치고 장구치고 다 하는 나 홀로 코미디"라고 맹비난했다.
  
  나경원 대변인은 23일 오전 브리핑에서 "여당의 요구가 없었음에도 탈당을 결행한 것을 보면 지지율이 바닥인 여당의 한계를 돌파하기 위한 정략적 꼼수이며 대선용 기획탈당임을 자인한 셈"이라고 비난했다.
  
  나 대변인은 "이제라도 탈당을 철회하든지, 정치중립을 선언하고 동시에 중립내각을 구성해 국정을 중립적으로 운영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한나라당은 한명숙 국무총리의 당 복귀에 대해서도 경계심을 드러냈다. 나 대변인은 "한 총리의 복귀는 중립내각의 출발이 아니라 대선주자 출정식"이라며 "인혁당 유가족들을 껴안고 보수와 진보를 아우르는 통합의 리더십을 강조하고 있지만 국민들은 한 총리가 한쪽으로 편향된 골수 좌파 정치인임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고 비난했다.
  
  나 대변인은 "거짓으로 포장된 이미지 정치로 국민들을 속이려 들지 말고 당 복귀 후에 조용히 자숙하면서 지난날의 과오를 뉘우치는 것이 도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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