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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호전적인 국가로 바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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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호전적인 국가로 바뀌고 있다"

13개 시민단체 '한반도평화주간' 활동 개시

김세균 서울대 교수(정치학)는 4일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 레바논에 대한 한국군의 파병과 관련해 "한국이 이슬람권의 적대적인 국가로 낙인찍힐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이날 서울 안국동 참여연대 강당에서 열린 '제2회 한반도평화주간' 기자회견에서 "최근 한국 정부가 호전적인 국가로 바뀌고 있는 것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민주화를위한전국교수협의회(민교협) 대표 자격으로 기자회견에 참석한 김 교수는 특히 최근 국무회의에서 결정된 레바논 파병에 대해 "유엔평화유지군은 (레바논 내 이슬람 정치·군사 조직인) 헤즈볼라를 해체해 레바논 정부에 편입한다는 것"이라며 "그런 평화유지군에 한국군이 참여한다는 것은 한국군 자체의 인명피해도 가능하다"고 우려했다.

김 교수는 이어 "이슬람권에게 적대적 국가로 낙인찍힐 경우 미국과 영국에 이어 한국도 가시적으로 테러 위험 국가로 들어갈 가능성을 높힌다"고 강조했다.
▲ 한반도평화주간 기자회견 모습 ⓒ뉴시스

북한 핵실험에 따른 한반도의 위기에 대해 김 교수는 "1994년 1차 핵 위기는 역설적으로 미국을 협상테이블로 불러와 제네바합의를 만들고 클린턴 행정부 말기에 관계정상화 일보 직전까지 갔었다"며 "핵실험 이후의 한반도 상황 전개도 전쟁과 파국이 아니라 한반도 평화체제를 확고히 구축하는 역설적인 계기가 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조지 부시 행정부가 들어오면서 클린턴 행정부가 해 왔던 기존의 정책을 폐기하고 북한에 대한 압박정책을 가중시킨 것이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으로 이어졌다"며 "미국의 책임이 크다는 것은 반복해 말할 필요조차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북한은 핵폭탄을 협상무기로 사용해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의 밑거름이 되게 할 수도 있겠지만, 핵 강국으로 나가고 싶은 유혹도 있을 것"이라며 "그러나 전자(평화체제 구축)의 길로 나아가야 할 것이고 한국의 시민사회도 그를 위해 행동하고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방적인 대북 압박은 긴장만 고조시켜"

2005년에 이어 올해로 두 번째를 맞는 '한반도평화주간'은 지난 2003년 미국에서 결성된 '한반도문제를 걱정하는 학자연맹(ASCK)'의 제안으로 시작된 행사다.

한반도 전문가인 존 페퍼, 피터 벡 국제위기감시기구 동북아사무소장, 부르스 커밍스 시카고대 교수, 서재정 코넬대 교수 등이 참여하는 ASCK는 지난 해 미국에서 '한반도 평화의 날' 행사를 개최한 데 이어 올해도 지난 1일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에 전국교수노조, 민교협, 참여연대, 문화연대 등 13개 국내 시민단체도 4일부터 8일까지를 '한반도평화주간'으로 설정하고 민교협과 교수노조를 중심으로 하는 평화수업과 언론 릴레이 기고문 보내기 등의 활동을 펼 계획이다. 7일에는 참여 단체들을 중심으로 '미국, 북핵 그리고 한반도 평화'라는 주제로 토론회도 연다.

한반도평화주간조직위원회는 이날 기자회견문에서 "한반도 평화는 북한문제가 아니라 미국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결코 보장받을 수 없다"며 "미국은 더이상 북한 붕괴에 대한 욕심을 버리고 북한 주민들의 생존을 위한 인도적 지원과 경제재건에 앞장서야 하고 한반도 비핵화를 향해 적극 동참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조직위는 이어 "지금까지 북한의 행동을 미뤄볼 때 체제안정이 보장되지 않은 조건에서 북한에 대한 일방적 압박 전략은 오히려 군사적 긴장만 고조시키는 결과만 낳을 가능성이 높다"며 "미국은 북한이 '하나의 문제'에 불과하지만 북한은 '유일한 문제'라는 사실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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