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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진월북이라고 하지 않은 점은 '전향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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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진월북이라고 하지 않은 점은 '전향적'"

정부, 김영남-메구미 문제에 일본과 '선긋기'

정부가 김영남 씨 납치와 메구미 문제, 그리고 김 씨 자신의 기자회견에 대한 평가에서 일본 정부와 뚜렷한 시각차를 보이며 '별도 행보' 의지를 분명히 했다.
  
  정부 당국자는 30일 비공식 브리핑에서 "상봉 전에 (김 씨가) '자진월북'이라고 하지 않겠냐고 많이 예상했는데 자진월북은 아니라고 말했다는 점에 유의한다"며 "상당히 전향적으로 해보려고 하는 자세가 엿보이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김 씨의 29일 기자회견 내용을 평가했다.
  
  이 당국자는 이어 "지금 그 문제(납북이냐 자진월북이냐)를 가지고 상황과 정황을 결부시켜 이게 맞느니 틀리느니 따지는 것보다 미래지향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것"이라며 "실사구시적인 차원에서 미래를 바라보고 차분히 (문제 해결을) 추진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부 당국자의 이같은 평가는 정부가 납북의 진위를 가리는 것보다 생사확인과 상봉 등 문제 해결에 더 무게를 두겠다는 뜻으로 "일본 정부는 납치 피해자가 전원 생존해 있다는 것을 전제로 북한과 교섭을 계속할 것"이라는 아베 신조 일본 관방장관의 말과는 상당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이 당국자는 '김 씨가 납북됐다는 기존의 판단을 바꾼 것이냐'라는 질문에 "우리 정부는 김영남 씨를 납북자 485명의 틀 내에서 관리해 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는 말로 김 씨를 '납북자'로 보며 그의 '돌발 입북'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뜻을 우회적으로 밝혔다.
  
  "기자회견 하겠다는데 말릴 수는 없지 않나"
  
  일본에 대한 정부의 '선긋기'는 메구미 문제에 대한 대응에서 더욱 뚜렷했다.
  
  정부 당국자는 '메구미 문제에 대해 일본 정부와 협의할 부분이 있냐'는 질문에 "상봉에서 무슨 말이 오갔는지 등의 정보공유는 하되 정책적으로 협조할 부분은 없다"며 "일본이 알아서 할 부분이다"고 잘라 말했다.
  
  이는 "김 씨의 회견은 납치 문제를 종료하려는 시도로 한일 양국은 긴밀히 협력해야 한다"는 우르오 이와우 일본 경찰청장관의 희망과는 거리가 먼 것이다.
  
  그는 이어 "(납치 문제를 푸는 데 있어) 상대(북한)의 체면을 깎거나 모욕감 느끼지 않게 하는 게 필요하다"며 "잘잘못을 따지기 시작하면 피해는 결국 납북자 본인과 가족에게 돌아간다"고 말해 일본식 정책을 쓰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정부가 이처럼 일본과 거리두기를 시도함에 따라 일본은 납치 문제에서 중요한 '우군'을 잃게 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뿐만 김 씨 가족을 비롯한 한국의 납북자 단체들도 '일본의 극우세력이 납치 문제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려고 한다'며 이미 등을 돌린 상황이기 때문이다.
  
  한편 이날 브리핑에서는 이산가족 상봉행사에서 별도의 기자회견을 하겠다는 북측의 방침에 정부가 이의를 제기하지 않아 북한에게 '소명 기회'를 준 것 아니냐는 추궁이 이어졌다.
  
  이에 대해 당국자는 "김 씨가 (자기를 둘러싼 의혹에 대해) 설명을 하겠다는데 하지 말라고 할 수는 없는 것 아닌가"라고 되물으며 "기자회견을 하게 해서 기회를 줬다는 데 동의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또 김 씨가 자신의 남측 가족들을 8.15때 북으로 초대한 것에 대해 "남북의 가족이 만나는 것은 인도적인 문제라 반대할 이유는 없다고 본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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