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일본, '이란核 안보리 회부' 움직임에 속앓이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일본, '이란核 안보리 회부' 움직임에 속앓이

260억배럴 아자데간 유전개발권 물거품 될 수도

이란 핵문제의 유엔 안보리 회부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아지자 일본 정부가 내심 속을 태우고 있다.

일본 정부는 공식적으로는 "이란이 태도를 바꾸지 않는 한 안보리 회부 이외에 선택의 여지가 없다"(아베 관방장관)며 미국과 유럽의 주장에 적극 동조하는 입장이다.

그러나 내심은 그렇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그도 그럴 것이 천신만고 끝에 획득한 아자데간 유전 개발권이 공중에 뜰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대(對)이란 경제제재가 취해지면 일본은 막대한 피해를 입게 된다. 2008년부터 생산에 들어갈 예정인 아자데간 유전 개발이 기약없이 미뤄지는 것은 물론 수입원유의 15%를 차지하는 이란산 원유수입도 중단해야 한다. 이란이 계약위반을 들어 아자데간 유전개발계약을 취소할 가능성도 있다.

일본은 2004년 2월 추정매장량 260억 배럴로 중동 최대급인 아자데간 유전 개발권을 따냈다. 미국의 집요한 반대를 무릅쓰고 일본 업체가 아자데간 유전 개발권을 따내자 당시 일본 정ㆍ재계 실력자들은 사석에서 "원유 자주개발의 꿈이 이뤄지게 됐다"며 감격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아자데간 유전개발 권익은 일본 국제석유개발이 75%, 이란측이 25%를 갖고 있다. 본격 가동시 하루 26만 배럴를 생산할 수 있어 일본이 수입하는 자주개발원유의 양이 일거에 1.6배로 늘어나게 된다.

미국은 일본이 아자데간 유전 개발권을 따낸 뒤에도 공식, 비공식으로 이란의 핵개발 의혹을 들먹이면서 계약취소를 종용했다. 일본은 그럴 때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와의 협력강화를 내세우면서 버텼다. 미국의 비위를 거스르지 않으면서 계약을 유지하기 위해 무진 애를 쓴 셈.

일본 정부는 미국의 요구를 받아들여 아자데간 유전 개발을 포기하면 중국이 횡재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은 최근 이란 서부 야다바란 유전개발권을 확보하는 등 이란과의 관계를 강화하고 있다. 경제산업성 간부는 "일본이 아자데간 개발을 포기하면 개발권이 중국으로 넘어간다"면서 "이란으로서는 누가 되든 상관없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일본 정부 일각에서 핵문제와 유전개발을 분리해 생각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근거다.

일본은 이런 곤혹스런 입장에도 불구하고 이란이 핵문제에서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자 애를 태우고 있다. 아소 다로(麻生太郞) 외상이 지난 18일 마누셰르 모타키 이란 외무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우라늄 농축에 대한 국제사회의 반대가 "이란이 생각하는 것 보다 훨씬 강하다"며 중지를 설득한 것도 그런 초조감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일본 정부는 오는 2월 2일 열릴 IAEA 긴급이사회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미국이 외교를 통한 해결을 추구한다는 입장이어서 "유엔 안보리가 당장 경제제재를 발동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외무성 간부)는 게 일본 정부의 자체 분석이다. 그렇지만 제재까지 가지 않더라도 저간의 사정으로 보아 미국이 아자데간 유전을 콕 찍어 일본에 개발포기를 요구해 올 가능성도 없지 않다는 점에서 긴장을 늦추지 못하는 분위기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