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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광둥성에서 '제2의 톈안먼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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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광둥성에서 '제2의 톈안먼 사건'

경찰의 시위대 겨냥 발포로 사상자 다수 발생

광둥성 무장경찰이 시위대에 발포한 사실을 중국 정부가 4일만에 시인했음에도 불구하고 인명피해 규모 은폐 의혹이 계속 제기되고 있다. 서방 언론들은 이번 사건을 두고 1989년 '톈안먼(天安門) 사태' 이후 최악이라고 전하며 최소 20명이 사망했다는 주민들의 증언을 보도하고 있다.

***중국 당국, 발포는 시인했으나 총상 사망은 언급 회피**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지난 10일와 11일 발전소 건설을 위해 수용된 토지에 대한 배상에 불만을 품고 시위를 벌인 사람들에게 경찰이 발포해 사망 3명 등 사상자가 다수 발생했고, 현재 이에 대한 조사가 당 중앙 차원에서 면밀히 이뤄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화통신〉은 "광둥성 산웨이(汕尾)시 둥저우(東洲) 마을 주민 500여 명이 지난 6일 선동자들의 부추김을 받아 이날 낮 체포된 주민 2명의 석방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며 풍력발전소를 공격하려고 시도했다"며 "이들은 도로 곳곳에 바리케이드를 치고 경찰들을 향해 다이너마이트 화약, 화염병 등을 던졌다. 경찰은 이들의 시위를 불법행위로 규정하고 질서 유지를 위해 최루탄을 투척하고 실탄을 발사했다"고 전했다.

통신은 그러나 "발포 사건은 무장경찰이 경고사격을 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면서도 사망자들이 총상에 의해 희생됐는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언급을 하지 않았다.

***부상자도 체포 두려워 집에 숨어 있어**

하지만 이 지역 〈광저우일보〉는 사망자가 무장경찰의 발포에 의해 발생한 것이 확실하다며, 현지 공안당국이 발포를 명령한 현장 지휘관을 전격 체포했다고 보도했다.

홍콩 신문인 〈등팡일보〉는 현지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실제 희생자가 20여 명에 이른다고 전하면서, 경찰이 맹수에 가까운 개를 풀어놓는 등 과도한 진압작전을 폈다고 전했다. 또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정부측이 사실을 은폐하기 위해 시신수습을 포기하는 대가로 피해가족들에게 돈을 지불하려 했다"고 폭로하기도 했다.

서방 언론들도 일제히 이 사건을 주요 뉴스로 다루면서 주민들의 증언을 토대로 최소 20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 통신은 주민 2명의 말을 인용해 시위대 5명이 사망했고, 많은 사람들이 다쳤지만 병원에 가는 것을 두려워하며 집에 숨어있다고 12일 보도했다. 다른 주민은 마을에 여전히 20여 명의 실종자가 있다고 말했다.

〈로이터〉는 이 마을의 현재 상황이 여전히 '카오스'로 묘사하고, 이 사건은 중국에서 1989년 톈안먼 사태 이후 최초로 시위대를 향해 발포한 사건이라는 엠네스티의 발표를 전했다.

〈AP〉 통신도 11일 "경찰이 시위 진압을 위해 최루탄과 곤봉을 사용하는 경우는 흔하지만 발포는 극히 이례적인 것"이라며 "6일 오후 6시부터 12시간 동안 총소리가 계속 들렸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는 10일 20명이 사망하고 최소 42명이 행방불명됐다는 마을 주민들의 증언을 전했다. 이 신문은 "6일 오후 8시부터 땅을 향해 총을 쐈지만, 오후 10시부터는 아예 주민들을 죽이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주민들은 지난해 4월부터 마을 부근에 발전소 건설공사를 위해 정부측이 강제로 토지를 수용한 후 현실적인 수준의 보상비 지급 약속을 어기고 가구 당 3달러 밖에 지급하지 않았다며 집단행동을 벌여왔다. 이들은 또 정부가 풍력발전소를 건설한다고 하면서 실제로는 화력발전소를 짓고 있다며, 그에 따른 오염방지 대책 등을 요구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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