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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수로 제공 시점'…우리 정부의 복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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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수로 제공 시점'…우리 정부의 복안은?

<전망> '핵 포기' 'NPT 복귀' 이후 언제쯤일까

북한과 미국이 6자회담 공동성명의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경수로 제공 시점을 두고 연일 공방을 벌이고 있다. 북한은 경수로 제공이 먼저라고 주장하고 미국은 북한이 모든 핵무기와 핵 프로그램을 포기하고 핵무기비확산조약(NPT) 복귀, 국제원자력기구(IAEA) 안전조치 이행을 마쳐야 경수로 제공 논의를 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같은 논란의 와중에 우리 정부도 미국과 입장을 같이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 정부는 경수로 제공 시점에 대한 논쟁이 불거질 경우 공동성명 이행에 난관을 조성할 것으로 보고 논란에 휩쓸리기보다는 '경수로 제공 시점'을 좀 더 세밀하게 제시하려는 쪽에 무게 중심을 두고 있다.

그렇다면 그 시점은 언제가 될 것인가.

***"확실한 폐기 과정 돌입시"**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21일 열린우리당 확대간부회의에 참석해 "경수로 지원 시점에 대해 복안이 있다"며 "북한은 핵 폐기를 충실히 하고 미국은 북미관계 정상화를 충실히 하며 나머지는 한국이 주도적 역할을 충실히 하면 된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6자회담 수석대표였던 송민순 외교통상부 차관보는 "북한의 핵 포기 의지가 행동으로 뒷받침 되는 시점을 적절한 때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송 차관보는 20일 밤 KBS 뉴스라인에 출연해서도 "지금 어떤 시점을 집어서 얘기할 수는 없다"면서도 이렇게 정부가 생각하는 개략적인 시점을 제시했다. 그는 이어 "핵 폐기라는 긴 과정에서 확실한 폐기 과정에 돌입했다고 보는 시점이 합리적인 적정 시점이 아니냐고 본다"고 덧붙였다.

정부 고위 관계자도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우리 정부가 이 문제와 관련해 연구하고 있는 내용이 있다"고 말했다.

북핵 협상의 고위 관계자들의 이같은 발언들로 미뤄볼 때 우리 정부가 북한 핵 포기 과정에서 모종의 '기술적 판단'이 내려지는 어떤 시점을 경수로 제공 논의의 개시 시점으로 상정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경수로 제공'이라는 말 역시 '적절한 시점' 만큼이나 모호하다는 점을 감안해 정확한 시점을 정해야 우리 정부의 '주도적 역할'이 빛을 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제공'을 경수로 설계의 착수로 볼 것인지, 공사의 시작으로 볼 것인지, 완공 후 전력 생산까지를 말하는지 논란이 벌어질 게 뻔한 상황에서 확실한 답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경수로 제공 논의의 시작 시점은 영변 실험용 원자로 시설의 철거와 관련된다는 <조선일보>의 이날 보도가 주목된다. <조선일보>는 정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완전히 모든 시설을 철거한 뒤는 아니지만 영변 시설이 되돌릴 수 없을 정도로 정리됐다는 기술적 판단이 내려지는 시점에서 경수로 제공 논의가 시작된다는 의미"라고 보도했다.

이렇게 경수로 논의 시점에 대한 결론이 났더라도 정부가 이를 명시적으로 공표할지는 아직 미지수다.

관련국의 사전 동의와 조율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사안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북한과 미국이 핵폐기-경수로의 선후 문제를 두고 격돌하는 바람에 우리 정부의 역할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는 점에서 머잖아 구체적인 대안을 내놓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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