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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관광사업'에 거세게 부는 '변화의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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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관광사업'에 거세게 부는 '변화의 바람'

롯데관광에 '개성 관광사업' 참여 타진…현대, 반발

북한이 롯데관광에 개성 관광에 참여해보지 않겠느냐는 의사를 타진한 것으로 확인돼 현대 독점으로 진행되던 북한 관광사업에 중대한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업계와 당국은 이같은 북한의 태도 변화가 어떤 배경에서 나온 것인지 파악키 위해 분주한 모습이다. 관광업계는 다자가 참여하는 관광이 본격화될 경우에 대비한 사업성 계산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관광 "손해보면서 할 생각은 없다"**

이순남 롯데관광 이사는 13일 기자회견을 열어 지난 8월 북측에서 '개성 관광사업'에 대한 의사를 타진했다고 확인하고 사업성을 신중히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이 이사는 "통일사업이란 명분보다는 비즈니스 측면에서 비용과 수익을 검토해 보고 사업성이 있으면 개성관광 사업을 할 계획"이라며 "그러나 현대아산이 금강산사업을 하듯이 손해를 보면서 사업을 할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롯데관광은 그러나 최근 김윤규 현대아산 전 부회장의 사퇴를 두고 벌어진 북한과 현대 간의 틈을 자신들이 파고드는 듯한 모습으로 비춰지는 것에 곤혹스러워 하며 적극 해명하는 분위기다. 롯데관광은 그간 현대의 금강산 관광 모객을 일부 담당하는 등 현대 대북관광의 파트너격인 업체였다.

롯데그룹 신격호 회장의 매제인 김기병씨가 운영하는 롯데관광은 철도청과 합작투자해 만든 'KTX관광레저'를 통한 개성 열차관광을 실시하기 위해 이미 지난 3월 통일부로부터 대북접촉 승인을 얻었고 5월에는 회사소개서도 보냈다. 롯데관광측은 현대의 버스 관광과 자신들의 열차 관광이 동시에 진행될 경우 상호 윈-윈하는 시너지 효과를 노렸다는 입장이다.

***북한의 협상 전술에 불과한가**

현정은 회장이 "대북사업을 하느냐 마느냐의 기로에 선 듯 하다"고 말하며 사업 중단 가능성까지 내비쳤던 현대아산측은 이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개성관광은 지난 2000년 북측과 맺은 7대 사업독점권에 적시된 것으로 현대가 독점권을 갖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북한의 이같은 움직임이 정확히 어떤 배경에서 나온 것인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고 있다.

업계와 전문가들은 우선 비용 문제 등 개성 관광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갈등 상황에서 현대를 압박하고자 하는 북한의 협상 전술일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현대는 1인당 150달러에 달하는 개성관광 비용이 너무 비싸 수익을 낼 수 없다며 조정을 요청하고 있고 북한은 이를 관철시키려 하고 있다. 현대아산 고위 관계자들은 13일에도 이와 관련한 논의를 위해 개성에 머무르고 있다.

북한이 김윤규 부회장의 사퇴를 두고 '신의를 저버린 행동'이라며 금강산 방문객 수를 600명으로 제한하고, 최근 방북한 현정은 회장에게 핸드백 조사를 하는 등 '수모'를 준 것도 북한 협상 전략의 일환이라는 분석도 이와 궤를 같이한다.

***다수 관광업체들의 대북 로비설**

북한이 관광사업에 대한 현대의 독점권을 인정하지 않고 다자 참여 형태로 본격 선회하려 한다는 분석도 있다.

개성, 평양, 백두산 등 관광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곳에 대해 다수의 남한 관광사업자들이 눈독을 들이며 실제로 사업 가능 여부를 타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현대에게만 독점권을 주는 것은 이익 극대화에 도움이 안 된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지난 8월 북한이 개성 관광을 스스로 주도하겠다고 밝힌 것을 우리 정부 관계자가 확인한 점, 현대 독점권에 대한 대가로 돈을 한몫으로 받는 대신 1인당 관광 대가를 받는 쪽으로 방향을 바꾼 점 등으로 미뤄볼 때 업체 다변화가 이미 시작된 것 아니냐는 설명도 가능하다.

현대아산은 북한이 롯데관광에 사업 참여를 제의했다는 사실 자체가 다수 업체 참여로 선회하는 신호탄이 아닌가 염려하며 북한의 다음 조치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개성관광 이대로는 수지 안 맞아**

그러나 롯데관광이 실제 개성관광을 시행할지에 대해서는 아직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대북 관계의 특성상 다양한 변수가 나올 수 있으며 무엇보다 북한이 요구하는 개성 관광의 대가가 터무니없이 비싸 어떤 업체도 수지 맞추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손해 보면서 사업할 생각은 없다"는 이순남 이사의 말은 롯데의 참여 결정이 쉽지 않을 것임을 보여준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남북장관급회담 참석차 평양으로 떠나기에 앞서 "(현대아산과 북한의 갈등은) 새로 전개되는 남북 관계에 맞지 않다"고 말한 것처럼 우리 정부도 모종의 타협안을 내며 현대 독점권을 당분간 지속시키려 할지 모른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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