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 지역에 남북 경제특구 설치하자"

손학규 경지지사 제안…세계평화축제 막내려

손학규 경기도 지사는 11일 개성-파주 남북 경제특구 설치와 남북이 공동으로 관리하는 발전소를 비무장지대에 건설하자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평화경영정책 10대 과제'를 제안했다.

지난 8월 1일부터 9월 11일까지 임진각 부근에서 열린 세계평화축전의 폐막식에서 손학규 지사는 "정부, 지자체, 민간 기업들이 대거 포함된 대북경제협력기구를 구성하자"며 이같이 주장했다.

***"컴퓨터 '전략물자' 분류에서 풀어야"**

이미 북한 지역에 설치된 개성 경제특구와는 별개로 남한의 파주 지역에 경제특구를 설치하는 문제와 관련해 손 지사는 "북한의 노동자들이 특구 내의 공단에 출퇴근하며 일하는 길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며 "특히 특구 내에 경제 및 기술 인력 양성을 위한 공동대학의 설립, 부품연계와 생필품 구입을 위한 공동시장 설립 등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이 파주 경제특구는 북한의 개성과 마주보는 위치에 설치하자는 것으로 현재 남북한의 정부와 각각 협의가 진행중이어서 순조로울 경우 내년 중 가시적인 결과를 낳을 수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도 측은 현재 경제특구로 고려하고 있는 파주 지역이 개성 시내에서부터 출퇴근에 30분밖에 소요되지 않아 남과 북이 상생할 수 있는 경제개발 계획이라고 보고 있다.

손 지사는 이어 "전력을 일방적으로 보내는 방식보다 비무장지대나 휴전선 부근 남측 지역에 남북이 공동으로 관리하는 발전소를 지어 전력을 공급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해 북한에 200만kW의 전력을 제공한다는 정부의 '중대제안'과는 다소 상이한 방식의 송전을 주장했다.

그는 또 기존의 대북 식량 지원 방식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하며 "쌀 지원 방식이 아니라 농업 부문의 현대화에 대한 지원을 통해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며 "남북의 광역시도간 연계협력 방식으로 남북한의 농업협력을 시행하자"고 제안했다.

그는 "정보화시대에 필수적인 컴퓨터 등이 전략물자로 분류돼 북한에 반입이 불가능한 문제를 미국과 국제사회의 동의를 얻어 해결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10대 과제에는 이 외에도 ▲남북간 대화의 제도화 ▲상호체제 존중과 무전쟁 선언 ▲남북 교과서 통일작업 ▲파주 임진각에 이산가족 상봉장소 설치 ▲북한경제 재건과 한반도 평화구축에 대한 국제적 합의 등이 담겨 있다.

***실험적인 행사 많았던 평화축전 막내려**

한편 경기도가 주최하고 경기문화재단이 주관한 세계평화축전(대회장 손학규)은 손 지사의 제안 발표를 끝으로 42일간의 대장정을 마쳤다.

광복 60주년을 기념하는 뜻으로 마련된 이번 축전은 임진각 '평화누리'와 비무장지대 일대에서 학술, 전시, 문화예술, 체험 등의 다양한 행사로 꾸며졌다.

이번 행사에는 세계 17개 국의 평화단체와 국내 75개 단체가 참여했으며, 세계 각국과 북한의 어린이를 돕는 모금행사도 펼쳐져 1억5000여만 원의 성금이 모아졌다.

특히 테드 터너 CNN 설립자 등 세계 유명인사들이 강연자로 나선 도라산 강연회를 비롯해 ▲한반도 비무장지대를 평화공원으로 만들자는 취지의 선언문이 채택된 'DMZ 포럼' ▲대학생 200여 명의 금강산 도보 행진 ▲팔레스타인-이스라엘-한국 대학생들의 토론회 등이 국내외의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경기도는 행사가 펼쳐졌던 평화누리 일원을 앞으로 평화운동가, 예술인, 일반인들이 참여하는 교육의 장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