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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노회찬 "정형근, 그런 자세로 어떻게 살려하나"

MBC 토론서 정형근-노회찬 격돌, 정형근 '색깔론'으로 일관

한나라당 정형근 의원과 민주노동당의 노회찬 사무총장이 25일 오전 MBC '이슈 앤 이슈' 프로그램에 출연, 사회자가 토론을 마무리 할 때까지 서로 공세를 멈추지 않을 정도로 격렬한 설전을 벌였다.

정형근 의원은 예견된 대로 "민주노동당의 강령이나 정책은 북한을 추종하는 것으로 문제가 많다"는 색깔론을 시종일관 펼쳤고, 이에 노 총장은 맞서 "그런 발상을 가지고 어떻게 21세기에 살아남으려 하는가. 흑인과 백인을 멀리서 코끼리가 보면 똑같아 보인다"고 응수하는 등 한 치도 물러서지 않았다.

50분간 두 토론자는 진보정당 원내 진출의 의미, 민주노동당의 강령, 이라크 파병, 국가보안법 폐지, 주한미군 철수 등을 놓고 팽팽히 맞섰으며 주로 정형근 의원이 민노당의 정책이나 주장에 대해 '사상검증' 질문을 하고 노 사무총장은 이에 반박하는 형식으로 이루어졌다.

***정 "진보정당, 2만불시대 되면 사라질 것" 주장하자 노 "지금부터가 시작"**

정 의원은 민주노동당의 원내진출에 대해 "기존정치권이 서민, 노동자의 목소리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던 결과로 엄연한 실체가 있는 집단을 이제 원내에서 대변하게 됐다. 노사정 합의 등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라면서도 "그러나 민주노동당의 복지정책이나 FTA를 둘러싼 입장을 보면 시장경제의 원칙에서 문제가 있다. 북한식의 고립주의로 넘어가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바로 포문을 열었다.

정 의원은 이어 "유럽, 일본 등의 경우를 보면 진보정당은 소득이 1만불에서 2만불로 넘어갈 때 국민들의 지지를 받았지만 2만불을 넘으면 복지예산이 충당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멀어져왔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노회찬 사무총장은 "자본주의 역사에서 가진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복지를 결정하고 자본이 스스로 규제한 적은 없었다"고 정 의원의 '2만불론'을 일축한 뒤 "노동조합도 마찬가지로 자본주의 하에서 고통 받는 이들이 스스로 투쟁해서 만들어 낸 것"이라고 반박했다.

노 총장은 "진보정당은 그동안 소득이 낮아서 없었던 것이 아니라 충분히 필요했음에도 냉전적 군사독재로 지체된 역사 속에서 지금에서야 숨통이 트인 것"이라고 응수했다. 민주노동당의 약진은 이제 막 시작된 것으로 앞으로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도도해질 것이라는 주장이었다.

***정 "민노당, 북한 한민련과 비슷" vs 노 "코끼리가 보면 백인과 흑인도 같아보여"**

정형근 의원은 이날 토론을 민주노동당의 친북세력으로 몰아가는 '색깔론'으로 일관했다. 그의 주장은 총선직전 <월간조선> 조갑제 대표의 "민주노동당은 김정일의 사주를 받고 만들어졌다"는 색깔공세와 맥을 같이 하는 것이었다.

정 의원은 "민주노동당의 창당선언문, 강령을 보면 자유민주주의 질서를 넘었고 미국을 비판하는 등 북한의 대남 선전기구인 한민련의 10대 강령과 북한노동당 규약과 상당히 비슷하다. 강령이란 말 자체도 민주사회에서 잘 안 쓴다. 이에 대한 해명이 분명히 필요하다"고 색깔론을 폈다.

이에 대해 노 총장은 "이는 마치 백인과 흑인을 멀리서 코끼리가 보면 똑같아 보이는 것이다. 민주노동당 강령은 사유재산제 부정이 아닌 제한이며 헌법에도 '경제민주화를 위한 사유재산 제한은 가능하다'고 나와있다"고 반박했다. 정 의원을 '색맹'으로 규정한 것이다.

그는 이어 대미정책과 관련해서도 "미국은 실제로 제2차 세계대전후 가장 전쟁을 많이 일으키거나 개입한 나라고 우리나라에 전쟁무기를 사도록 강요하는 유일한 나라가 아니냐"고 반박했다. 그는 이어 "정 의원이 자유민주주의를 말하는데 민주노동당이 말하는 자유란 돈이 있어야만 가능한, 형식적이고 껍데기만 있는 자유가 아니라, 경제적으로 사회적 보장이 되는 실질적인 자유"라고 맞받았다.

***정 "왜 북한 비판 안하나"에 노 "바로 정의원 같은 분 공세때문에..."**

정 의원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주노동당을 친북세력으로 모는 색깔론 공세를 멈추지 않았다. 그는 "자본주의의 질곡을 지적하고 노동자민중을 이상모델로 보는 등 북한의 판단이 들어가 있는 것 같다. 여기에 북한에 대한 비판은 없다"고 재차 색깔공세를 폈다.

노 총장은 이에 "시장을 부정한 적은 없으며 잘 활용해야 된다는 것일뿐"이라며 "시장을 있는 그대로 내버려두는 나라는 없다. 부동산 대책과 구조조정도 필요에 따라 정부가 개입해왔던 것 아닌가. 민주노동당 강령의 사회주의는 1백년이 걸리든 2백년이 걸리든 자본주의에 모순이 있다면 이를 극복해나가겠다는 거다. 5천년 역사에 2백년된 자본주의는 인류의 시작을 1월1일로 보고 지금이 12월말이라면 불과 보름전에 시작된 것에 불과한 것"이라고 응수했다.

노 총장은 이어 "그 동안 우리가 북한을 비판하지 않은 것은 정형근 의원님 같은 분으로부터 물리적, 사법적 비판을 받았기 때문에 우리를 보전하는 데 급급했기 때문"이라고 반격을 가한 뒤 "1천억 '차떼기당'이 10억 불법자금 당을 뭐라고 할 수 없듯이 북한의 인권을 거론할 자격이 있는 당은 민주노동당뿐이다. 전두환 시대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고문받고 고통받았냐"고 반박했다. 이는 안기부 재직당시 고문 경력이 있는 정의원을 겨냥한 우회적 공세였다.

***아픈 곳 찔리자 정형근 노골적 색깔공세**

이처럼 아픈 곳을 찔리자 정 의원은 곧바로 "저도 말을 안하려고 했는데 해야겠다"며 "지난해 11월 국정원에 적발된 민주노동당의 강모 고문 간첩사건, 주한미국상공회의소 점거 사건, 창당선언문에 있는 미제국주의 반대등은 다 무엇이냐"고 노골적인 색깔공세로 맞섰다.

노 총장은 이에 "미국이 제국주의적 행태를 보이며 정부를 만들었다 없앴다 해온 것은 천하가 다 아는 사실이고 이를 소재로 한 영화도 많다"며 "그리고 개인의 일탈행위를 가지고 민주노동당의 전체노선을 말하는 것은 확대해석"이라며 반박했다.

***정 "이라크 파병, 시험 다 치고 문제풀이 끝난 사안" 주장하기도**

정 의원은 또 민주노동당이 개원후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는 이라크 파병문제와 관련해선, "파병문제는 시험 다치고 문제풀이가 끝난 사안이고 국제사회 신용도를 생각했을 때 다시 물릴 수 없다"고 '철회 불가론'을 주장했다.

이에 대해 노 총장은 "이라크전 명백한 침략전쟁인 데다가 대통령도 경제적 실익이 없음을 인정했고 남은 것은 낡은 한미동맹뿐"이라며 "언제까지 상명하복하며 살 것인가. 파병이나 소파(SOFA) 문제를 21세기의 새로운 관계를 짜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맞받았다.

국가보안법 철폐 문제와 관련해선 정 의원은 "김영삼, 김대중 대통령 다 국가보안법 철폐를 말했지만 결과적으로 폐지 안 했다. 가보니깐 다르다는 거다. 주한미군의 경우도 지난 6ㆍ15회담 때, 김대중 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도 필요성을 인정했다"며 국보법과 주한미군 유지 주장을 펼쳤다.

이에 맞서 노 총장은 "국보법을 존치시킨 두 대통령은 그래서 역사적으로 좋은 평가를 못 받는 것"이라고 일축한 뒤 "주한미군도 북한이 설사 정치적 판단에 따라 용인했다 하더라도 민주노동당도 같을 것이라고 생각하면 안된다"고 반박했다. 그는 "내란죄와 간첩죄는 형법에서 처벌이 가능한데 무엇을 더 처벌하려고 하나. 그런 식의 자의적 판단이라면 쿠데타로 정권찬탈하고 인권탄압한 전두환도 잡아넣어야 하지 않겠나"고 언성을 높인 뒤, "정 의원은 그 밑에서 충성하시면서 공직생활하지 않았냐"고 정의원을 겨냥해 정면공세를 펼쳤다.

***노 "그런 자세로 어떻게 살아남으려 하나"**

노 총장은 이어 "지난 해 국보법 처벌을 받은 당원이 있다. 누나가 5급 공무원인데 동생을 고발하지 않았다는 죄로 파면당했다. 이것이 21세기 한국의 현실"라고 주장하자, 정 의원은 "형제와 지인을 교육시켜서 연고지 공작을 한 뒤 거점으로 삼는 것은 북한 대남전술의 기본으로 불고지죄는 타당하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노 총장은 "남경필 의원도 만났지만 한나라당에도 친북좌파가 꽤 있는 듯하다"라는 비꼬았다.

토론내내 검증 질문을 받던 노 총장은 토론회 말미에 공세적으로 "정 의원은 북한을 수단방법 안 가리고 없애야 할 적대적 대상으로 여기고 밀고 올라가서 흡수통일해야 한다는 것인지, 평화적 통일을 지향하는지 명확한 입장을 밝혀달라"고 질문하면서 "그런 자세를 가지고 어떻게 정치를 하고 살아남으시려고 하냐"고 정의원을 겨냥해 직공을 폈다.

그러자 정의원은 "공산주의를 다룰려면 우리가 스스로 탄탄하고 우위에 서야 한다. 그런 면에서 자신있다면 북한을 도와줘도 되지만 북한이 핵무기를 개발하고 대결조로 나오면 협조할 수 없다는 것"이라며 "나쁜 버릇은 응징하고 착한 행동에는 지원하자는 것이고 외국의 대부분의 통일사례를 보면 한쪽의 우위에 의해서 흡수되는 방식이다. 햇볕정책도 같은 맥락"이라고 받아쳤다.

***노 "냉탕에 더운 물 한 바가지 왔을 뿐 아직 멀었다"**

마지막으로 노 총장은 "20년 전만 해도 정 의원을 안기부 지하 취조실에서 만났을 지도 모르는데 많이 좋아진 것 같다"면서도 "그래도 민주노동당의 원내진출은 냉탕에 더운 물 한 바가지 왔을 뿐, 탕 전체가 36.5도가 되려면 정 의원 같은 목소리가 적어지고 여러 바가지가 더 들어와도 한참 멀었다. 정 의원이 생각을 많이 바꿨으면 좋겠다"고 충고했다.

이에 정 의원은 "보수는 수구냉전이 아니라 개인의 창의와 자유를 존중해 작은 정부를 만들어 간섭을 줄이는 것이다. 진보는 자유민주주의 기본질서 내에서의 진보지, 민주노동당 같은 것은 진보가 아니다"며 "왜 북한을 추종하고 북한식의 판갈이를 해서 하향평준화하려고 하는가. 이 질서 내에서도 얼마든지 상생할 수 있다"며 끝까지 '민주노동당은 친북세력'이라는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50분간 진행된 이날 설전은 사회자가 시간이 다 됐음을 알리고 여러 차례 토론정리를 요구했음에도 불구하고, 방송이 끝날 때까지 양측은 서로 공세를 멈추지 않는 치열한 설전을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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