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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노 IAEA 사무총장, 미국과 日원전업계가 웃고 있다"

전직 IAEA 관료들 비판 쏟아져…"이란 핵문제도 불만 질러"

아마노 유키오(天野之)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의 서방에 치우친 성향이 전직 IAEA 관료에게까지 비판을 사고 있다. 22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은 전 IAEA 출신 관료 등을 인용해 아마노가 서방국의 이해에 휘말려 검증되지 않는 정보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본의 베테랑 외교관이었던 아마노가 IAEA의 수장이 된 2009년 6월 이후 핵무기 개발 의혹을 둘러싼 이란과 서방의 관계는 날이 갈수록 불편해졌으며 최근에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선제공격 주장까지 나오는 상황이 됐다. 이 과정에서 IAEA의 이란 관련 보고서는 비난의 강도가 점점 심해졌다. 단적인 예가 미국의 대이란 경제제재의 근거가 된 지난해 11월 보고서다.

이 보고서는 이란의 핵무기 개발 의혹이 신빙성이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지만 외부 전문가들은 보고서가 내세운 근거들이 새로운 정보가 아닐 뿐더러 명확한 검증을 거치지 않았다고 비판한 바 있다. 하지만 미국과 이스라엘은 이 보고서를 근거로 이란의 핵 프로그램이 '멈출 수 없는 단계'에 가기 전에 군사 공격으로라도 조치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확인되지 않은 소수 의견에 의존"

<가디언>이 만난 전직 IAEA 관계자들은 현재 IAEA가 "너무 나갔다"고 입을 모았다. 미국의 2003년 이라크 침공 당시 대량살상무기 증거를 찾기 위한 IAEA 팀을 지휘했던 로버트 켈리는 결국 대량살상무기를 찾지 못했던 이라크 사태가 이란에서 재현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켈리는 "아마노는 '체니 함정'에 빠져있다"며 "딕 체니 전 미 부통령과 마찬가지로 아마노는 확인되지 않은 소수의 의견에 의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다른 전직 IAEA 관료들도 현재의 IAEA가 점점 특정 국가의 입장을 반복하는 앵무새가 되어가고 있다며 이란의 핵 프로그램에 대해서도 아마노에 앞서 사무총장을 역임했던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시절의 특징이었던 활발한 논쟁이 사라졌다고 지적했다.

IAEA가 위치한 오스트리아 빈의 한 서방 외교관은 아마노와 엘바라데이의 차이에 대해 "엘바라데이가 '무죄추정의 원칙'에 근거해 100% 신뢰할 수 있는 증거에 대한 판단을 주저한 반면, 아마노는 '확실한 증거'(smoking gun)가 나올 때까지 아무 것도 말하지 않는다는 건 말이 안 된다'라는 식"이라고 설명했다.

▲ 아마노 유키오(天野之)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 ⓒAP=연합뉴스

"정보와 증거는 구분되어야"

논쟁의 실종은 아마노가 지난해 3월 외부 교류 및 정책협력을 담당하는 부서(Expo)를 해체한 것과도 관련이 있다. Expo는 과거 IAEA의 안전보장조치국(safeguards department)가 발행한 보고서가 부시 행정부의 군사행동을 정당화하는 수단으로 변질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낸 바 있다. 반면 IAEA의 일부 조사관들은 Expo가 일종의 검열 장치로 작동하는데 불만을 드러냈고, 서방 국가들은 그와 같은 정치적 판단을 내리는 것은 IAEA의 업무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아마노는 취임 이후 Expo에서 엘바라데이의 조언자 역할을 하던 이들을 배제했으며 Expo의 기능을 사무총장실로 가져왔다. 이러한 조치에 대해 한 전직 IAEA 관료는 "(사무총장으로의)힘의 집중 현상을 가져오는 동시에 관점의 다양성을 약화시켰다"며 "아마노는 자기 주변을 이란에 대해 유사한 접근방식을 가진 이들로 채웠다"고 말했다.

전 IAEA 사무총장 한스 블릭스도 IAEA의 신뢰성에 대한 우려가 커져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보와 증거는 구분되어야 한다"며 각국 정부가 확실한 증거를 IAEA에 제공하지 않는 한 IAEA도 함부로 이를 증거로 채택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미 외교전문 "아마노는 미국 측에 확고히 선 인물"

아마노에 대한 논란은 2009년 그가 선출됐을 때부터 불거졌다. 당시 그의 대항마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의 외교관 압둘 민티로 비동맹운동(NAM) 소속 개발도상국들의 지지를 받고 있었다. 이 때문에 당시 IAEA 사무총장 선출은 북반구와 남반구의 대결로 묘사되기도 했다.

카네기 국제평화재단의 핵문제 전문가 마크 힙스는 당시 양 후보를 지지하는 진영이 극단화되어 있고 격렬하게 대립했다고 설명했다. 힙스는 "민티 후보는 회원국들에게 공정한 감시자 이미지를 어필한 반면, 아마노는 미국과 함께 엘바라데이 시절 정치적 포부를 품었던 IAEA를 보다 기술적 측면에 중점을 둔 기구로 바꾸고 싶은 국가들의 지지를 받았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나중에 폭로사이트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2009년 10년 미국의 외교전문에 따르면 제프리 파이어트 당시 IAEA 미국 대표는 "모든 중요한 전략적 결정에 있어 아마노는 미국 측에 확고히 선 인물"이라며, 그 범위를 "고위급 인사 사이에서의 약속에서부터 이란의 핵무기 프로그램에 대한 처리"까지라고 못 박았다. 아마노가 미국에 기울어진 성향을 보였기에 지지한 셈이다.

이러한 아마노의 성향은 2011년 3월 후쿠시마 원전 사고나 이란 문제를 겪으면서 보다 극명하게 드러났다. 후쿠시마 원전이 쓰나미로 가동을 멈췄을 때 아마노는 초유의 방사성 물질 유출사태에 직면해 빠르고 적극적인 대처를 보이지 못함으로써 비난에 휩싸였다.

미국의 한 비영리단체 관계자는 "아마노 체제의 주된 수혜자는 미국의 정책과 일본의 원전업계"라며 "아마노와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의 관계는 밀접했고, 그는 후쿠시마 위기 상황에서도 원전업계에 심각한 비판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란에 대해서도 아마노와 엘바라데이의 차이는 극명하다"며 "엘바라데이가 지속적으로 외교적 해법을 찾은 반면 아마노는 큰 몽둥이를 휘둘려 지속적으로 이란을 가격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신문은 엘바라데이 전 총장의 외교적 해법에 치우진 제한적인 접근방식 역시 이란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요구에 따라 우라늄 농축을 중단하도록 설득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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