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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고용창출' 자랑했다가 역풍 맞아

"애플 제품 없어진다고 일자리까지 사라지는 건 아냐"

애플이 미국 내에서 자사가 창출하는 일자리 숫자를 밝혔다가 오히려 역풍을 맞고 있다. 아이폰, 아이패드를 만드는 중국 노동자 착취 논란과 미국 내 제조업 일자리 문제가 연관되어 있는 상황에서 어설픈 조사가 오히려 논란을 키운 꼴이다.

애플은 지난 2일 자사의 기업활동과 연관돼 "창출했거나 지원하는" 미국 내 일자리가 51만4000개라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본사 직원 수는 4만7000명이지만 부품을 만드는 텍사스주 노동자, 아이폰의 강화유리를 만드는 켄터키주 노동자와 뉴욕 소재 코닝 소속 노동자, 제품 배송을 담당하는 페덱스(FedEx) 노동자 등을 합치면 약 30만4000개의 일자리가 "직간접적"으로 창출됐다는 것이다.

여기에 지금까지 약 250억 건의 내려받기를 기록한 55만 개 앱을 만드는 개발자 21만 명, 평균 100명의 직원을 고용하는 미국 내 246개 애플스토어, 고객상담센터 직원들까지 합치면 약 50만 명의 고용창출 효과가 있다는 것이 애플의 주장이다.

애플은 컨설팅업체 애널리시스그룹에 의뢰해 수행한 이번 조사의 목적에 대해 따로 밝히지 않았다. 하지만 애플의 하청업체 폭스콘의 중국 공장에서 벌어지는 부당 노동행위 의혹이 지난 1월부터 집중 조명된 후 애플이 논란을 무마하는 일련의 조치들을 취한 점을 감안하면 이번 조사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는 것을 부정하는 이들은 별로 없다.

▲ 자사 홈페이지에 미국 내 고용창출효과를 조사한 결과를 게재한 애플.

문제는 애플이 밝힌 숫자의 타당성이다. <뉴욕타임스>는 "애플이 아이폰과 아이패드 판매로 미국 내에서 얼마나 많은 일자리를 창출하는지를 처음으로 계량화했다"면서도 "심지어 아이폰을 배달하는 트럭을 만드는 사람까지도 포함시켰다"라고 꼬집었다. 값싸고 노동 감시가 덜한 중국의 노동자를 이용하면서 미국의 제조업 일자리 감소에 일부 원인을 제공했다는 비난에 직면한 애플이 무리수를 뒀다는 것이다.

신문은 애플 등의 기업이 미국에서 창출하는 일자리의 정확한 숫자를 추려내는 것은 지난 수년간 경제학계의 주된 토론 주제였다고 설명했다. 데이비트 오터 MIT 교수는 "직간접적으로 일자리를 창출했다는 주장에 대한 평가는 좋지 않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애플이 없어진다고 해도 '간접적으로 창출된' 직업 자체가 사라지지는 않기 때문이다.

신문은 또 애플이나 마이크로소프트(MS) 등 기업들이 간접적인 일자리를 포함해 벌이는 조사는 보통 세금감면을 위한 로비용으로 쓰이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오터 교수도 "고용률과 임금 수준을 높이는 조건을 만드는 건 정책입안자의 몫이지 개별 기업의 역할이 아니다"라며 애플이 조사 결과를 발표하지 말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계산 과정에서 어떤 '고용 승수'(employment multiplier)를 사용했는지에 따라 집계되는 일자리 수가 천양지차로 벌어질 수 있다는 점도 이번 발표의 신빙성에 의문을 던진다. 예를 들어 2009년 미 연방정부의 일자리 창출 촉진 예산의 효과는 최소 160만 개에서 최대 840만 개로 추산된 바 있다. 애널리시스그룹이 사용한 승수는 유모나 레스토랑 점원의 고용효과를 계산하는 데에도 사용된다고 신문은 전했다.

애플이 없으면 소비자들이 그만큼 돈을 덜 쓰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간접고용' 효과가 애플이라는 기업 때문에 창출된다는 논리는 더욱 취약해진다. 피터 카펠리 펜실베니아대 교수는 "아이패드가 없다면 소비자들은 (아이패드를 살) 500달러를 저축하기보다 다른 상품이나 서비스에 구입하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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