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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의회권력 대이동…오바마 경제 성적 '낙제' 심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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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의회권력 대이동…오바마 경제 성적 '낙제' 심판

'티파티' 후보 약진…민주당은 상원 지켜내 '체면치레'

미국 중간선거에서 야당 공화당이 하원의 다수당 자리를 탈환했다. 공화당은 3일 1시 현재(현지시간) 중간집계 결과 233석을 확보해 사실상 승부를 결정지었다. 상원에서는 민주당이 전체 100석 중 51석에서 승리가 예상돼 다수당 자리를 유지했지만 예산안 의결권을 가진 하원을 공화당에 내줌으로써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난항을 예고했다.

이번 하원 선거는 전체 의석인 435석을 대상으로 치러졌다. 공화당은 애초 178석이던 의석 수에서 40석만 더 확보하면 과반(218석)을 차지할 수 있었지만 3일 1시 현재 사실상 승부가 결정된 409석 중 233석을 차지해 일찌감치 다수당 지위를 낙점받았다. 남은 26석 중에서도 상당수는 공화당으로 돌아갈 것으로 예측된다.

▲ 3일 1시(미국시간) 하원 선거 중간집계 결과. 붉은색이 공화당, 푸른색이 민주당 우세 지역이다. ⓒ뉴욕타임스 인터넷판 캡쳐

상원에서는 민주당이 51석을 확보해 다수당 지위를 유지하겠지만 선거 전의 57석(민주당 성향의 무소속 2석을 포함하면 59석)보다 의석 수는 크게 줄었다. 접전 지역으로 분류됐던 콜로라도·네바다·일리노이·펜실베니아·워싱턴·웨스트버지니아 등 6개 주에서 민주당은 일리노이와 펜실베니아를 공화당에 내줬으나 네바다와 웨스트버지니아를 지켜냈다. 콜로라도와 워싱턴은 승부의 향방을 점치기 어렵다. 하지만 공화당은 일리노이·펜실바니아·인디애나 등에서 민주당 자리를 빼앗는 데 성공했다.

▲ 3일 1시(미국시간) 상원 선거 중간집계 결과. ⓒ뉴욕타임즈 인터넷판 캡쳐

주지사 선거에서는 공화당이 27곳, 민주당이 14곳에서 앞서가고 있다. 상·하원과 주지사 선거를 통틀어 원래 우세했던 민주당의 자리를 공화당이 빼앗는 형국인 반면, 캘리포니아 주지사 선거에서는 민주당의 제리 브라운 후보가 공화당 소속인 아놀드 슈워제네거 현 주지사의 뒤를 이을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브라운은 이 시각 현재까지 공화당 자리를 빼앗아 온 유일한 후보다.

공화당 베이너 '승리 선언'…오바마, '휘청'한 속에서도 "축하한다"

▲오바마 대통령(자료사진) ⓒ뉴시스
공화당이 하원의 다수당이 됨으로써 하원의장 자리가 확정된 존 베이너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는 2일 밤 공화당 선거운동 본부에서 승리를 선언하는 연설을 갖고 "이번 선거 결과는 유권자들이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 대해 변화를 요구하는 메시지"라고 말했다.

베이너 대표는 "선거의 승리자는 미국민"이라며 "공화당이 하원을 주도하면서 재정 지출 축소를 통해 '작은 정부'를 유도해나갈 것"이라고 역설했다. 또 베이너 대표는 지금 공화당이 승리를 축하할 여유가 없을 만큼 경제 상황이 어렵다면서 소매를 걷어붙이고 문제를 해결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베이너 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공화당의 승리를 축하했다. 구체적인 통화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한 백악관 관계자는 '오바마 대통령이 공화당의 승리를 축하하고 향후 국정운영의 파트너로 상호 협력하자는 취지의 입장을 전달했다'고 전했다.

▲ 존 베이너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자료사진) ⓒ뉴시스
미국 <CNN> 방송은 "오바마 대통령이 선거기간 12번이나 방문했던 오하이오 주지사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가 패하는 등 심적으로 고통스러운 상황에서도 베이너 대표에게 축하 전화를 한 것은 공화당과 협력정치를 펴나가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자신의 지역구였고 대통령 당선으로 공석이 돼 이른바 '오바마 자리'로 불리던 일리노이에서도 민주당 후보가 패한 데에도 상당한 충격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오바마 대통령은 3일 낮 기자회견을 갖고 중간선거 결과와 국정 운영 방향 등에 대한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티파티'가 먹여살린 공화당

공화당의 선전은 티파티 열풍과 무관하지 않다는 것이 일반적인 분석이다. 상원의원 선거에서 승리를 확정지은 켄터키 주의 랜드 폴 후보와 플로리다 주의 마르코 루비오 후보는 티파티의 지원을 받은 대표적인 인물이다.

'티파티계'로 알려진 짐 디민트 현역 상원의원도 재선에 성공했다. 다만 '낙태·포르노·자위행위 금지' 입장을 밝혀 유명세를 탔던 델라웨어 주의 크리스틴 오도넬 후보는 쓴잔을 마셨다.

민주당이 약세를 보인 요인 중 가장 주요한 것은 '경제상황 악화'로 꼽힌다. 이번 선거가 오바마 행정부의 경제 성적표에 대한 일종의 심판라는 분석이다. 미국 <CBS> 방송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18~29세의 젊은 유권자와 흑인 유권자의 투표율이 저조했던 것도 민주당에 불리하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 '오바마 자리'로 불리던 일리노이주 상원의원 선거에서 당선된 마크 커크 공화당 후보 ⓒ연합뉴스

<CBS>의 출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번 선거에서 전체 투표자 가운데 18∼29세 유권자의 비율은 10%로 지난 2008년 대선 때의 18%에 비해 현저히 줄어들었다. 조사에 응한 18∼29세 투표자들 가운데 민주당 후보를 찍었다는 응답 비율은 59%로 공화당 후보를 찍었다는 비율 39%에 비해 월등히 높았다.

또 흑인 투표자 비율은 2008년 대선 때 당시 13%에 비해 3%포인트가 줄어든 10%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민주당 후보에게 투표했다는 응답 비율은 무려 90%에 달했고 공화당 후보에게 투표한 경우는 9%에 불과했다.

이번 조사에 응한 투표자들 중 62%는 '미국이 당면한 가장 중요한 문제'로 경제 문제를 꼽았고 이 중 공화당 후보를 지지한 비율은 53%, 민주당 후보를 지지한 비율은 44%였다. 건강보험 개혁(18%), 아프가니스탄전쟁(8%) 등이 그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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