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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파업 17일째, 대화 없이 공방만 이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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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파업 17일째, 대화 없이 공방만 이어져

"사측, 2일부터 1공장 일부 라인 가동 시도"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노동자의 공장 점거 파업이 17일째를 맞고 있지만 뾰족한 돌파구가 마련되지 않은 채 사측과 농성자들의 공방만 지속되고 있다.

강호돈 현대차 대표이사 부사장은 1일 공장 사내방송에서 "점거 파업으로 1만8000대, 2000억 원 이상의 손실을 입었다"며 "잔업‧특근 중단에 이어 휴업조치까지 고민해야 할 지경"이라고 포문을 열었다.

강 부사장은 "하청 노조 사태는 우리와 관련없는 외부단체의 무책임한 선동과 배후 조종으로 해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농성장 내에서는 시너 등의 인화물질이 발견되고 횃불, 쇠창과 같은 살상무기까지 발견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비정규직 지회는 강 부사장의 이러한 발언에 대해 즉각 반박했다. 이들은 "(농성장에서 발견된) 신나는 차량 뒷유리 부착면에 '프라이머'라는 화학약품을 칠하기 위해 사용하는 물품으로 농성 초기에 정규직 대의원을 통해 농성장 밖으로 내려보낸 상태"라며 "28일에도 정규직 부지부장 등과 함께 농성장에 대한 안전점검을 벌여 3분의 1가량 담겨 있는 신나통을 발견해 내려보냈다"고 밝혔다.

지회는 또 "29일 2차 안점점검에서도 기계와 공구 기름을 닦기 위한 용도의 작은 신나 병을 발견했고 도장작업 등을 위한 페인트 등은 존재 여부도 몰랐고 별도로 관리하지도 않았다"며 "횃불이라고 불린 건 창문을 열때 고정하는 도구로 두 개밖에 없고 쇠창은 만든 적이 없다"고 일일이 반박했다.

이들은 "신나를 이용하려 했다면 스스로 정규직 노조를 통해 내려보내지 않았을 것이고 안전점검을 요청하지도 않았을 것"이라며 "강호돈 부사장의 '살상무기' 주장은 사실을 왜곡하고 비정규직 조합원들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발언으로 명백한 법적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회는 또 "파업의 장기화는 울산 시민들의 88%가 바라고 있는 교섭에 사측이 나오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며 "강호돈 부사장은 휴업 협박으로 노노갈등을 일으키려는 시도를 중단하고 교섭을 통해 하루빨리 생산현장을 정상으로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사측은 휴업조치를 고민하고 있다는 입장과 별개로 2일부터 1공장 일부 라인 가동을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정규직 노조 관계자는 "농성장이 있는 11라인이 아닌 12라인 가동을 위해 해당 라인 정규직 노동자들에게 전화로 개별 연락을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농성장이 있는 2층 라인이 가동되지 않으면 1공장 라인이 제대로 돌아가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며 "그럼에도 공장 가동을 시도하는 건 돌아가면 돌아가는 데로, 돌아가지 않으면 않는 데로 파업으로 인한 손실 등을 부각시켜 (지회 측에) 압박을 주려는 의도"라고 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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