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원 전 재정경제부 차관이 사실상 우리금융지주그룹 회장으로 내정되면서 '제2의 모피아 전성시대'가 시작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재경부(MOFE)와 마피아(Mafia)의 합성어인 모피아(MO-fia)는 재무관료 출신들이 산하 기관장을 마피아처럼 독식하는 현상을 빗대어 나온 말이다.
우리금융지주 회장후보추천위원회는 6일 오후 박병원 전 차관을 차기 회장으로 내정했다는 사실을 발표한 후, 7일 이사회에서 박 전 차관을 우리금융 회장으로 공식 추천하고 26일 주주총회에서 승인을 받을 예정이다.
우리금융지주의 대주주가 예금보험공사라는 점을 고려하면 박 전 차관의 회장 취임은 사실상 확정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부산 출생, 경기고 및 서울법대 졸업, 미국 워싱턴대학 경제학 석사학위 취득, 대통령 경제비서실 서기관 역임, 재경부 경제정책국장 및 재경부 제1차관 역임 등 모피아의 전형적인 조건을 두루 갖춘 박 전 차관은 지난달 우리금융지주 회장 공모를 위해 사표를 제출했다.
박병원 전 차관은 지난 2일 열린 정부 공직자윤리위원회에서 '우리금융 회장 취임에 문제가 없다'는 내용의 취업 승인을 받았다. 권오규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도 지난달 21일 국회 업무보고에서 박 전 차관의 우리금융 회장직 지원에 대해 "문제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이밖에 예금보험공사의 우리금융 회장과 행장 분리, 우리금융지주 회장직에 출사표를 던졌던 황영기 우리금융 현 회장의 면접 탈락 및 전광우 딜로이트코리아 회장의 국제금융대사 발탁 등 분위기가 박 전 차관의 회장직 취임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박병원 전 차관은 6일 오후께 기자간담회를 열어 민영화 복안, 대주주인 예금보험공사와의 관계 개선 등 향후 우리금융 경영 방향을 밝힐 계획이다.
하지만 이같은 '낙하산 인사'에 대해 우리은행을 비롯한 금융노조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우리, 기업, 경남, 전북은행 등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산하 4개 은행 노동조합은 5일 소속 기관장들에 대한 낙하산 인사가 강행될 경우 26일경 총파업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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