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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外銀 불법매각 주역 '모피아'를 청산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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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外銀 불법매각 주역 '모피아'를 청산하라"

시민단체들 '도덕적 해이 드러낸 경제관료 쇄신' 요구

감사원이 지난 19일 외환은행 헐값매각 의혹에 대한 감사 결과를 발표한 것을 계기로 시민사회단체들이 이 의혹의 핵심 관련자인 경제관료들에 대한 문책과 경질을 강하게 요구하고 나섰다.
  
  참여연대 "모피아 집단의 전횡 방치해선 안 돼"
  
  참여연대는 21일 '외환은행 매각은 모피아의 권한 남용이 빚은 관치금융의 결정판'이라는 제목의 성명을 통해 "외환은행의 불법 매각과정은 소위 모피아로 불리는 재경부의 인적 결합망이 법과 원칙을 초월하여 자의적으로 권한을 남용함으로써 감독기구의 집행기능과 견제장치를 무력화한 결과임이 드러났다"면서 "이들의 책임을 엄정하게 추궁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참여연대는 이어 "2003년 당시 수출입은행과 한국은행의 외환은행 지분은 사실상의 공적자금 투입분이며, 따라서 외환은행 매각과정은 엄정한 투명성 조건 및 회수액 극대화 조건이 충족되는 방식으로 진행돼야 했다"며 "따라서 감사원은 향후 관련 공무원에 대한 징계를 검토하는 과정에서 이 부분에 대한 책임을 엄중히 물어야 하며, 특히 모피아 집단의 전횡을 방치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경실련 "김진표 교육장관 등 관련 관료 즉각 퇴진해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도 이날 '외환은행 불법 매각, 도덕성 상실한 경제관료 경질해야'라는 제목의 성명을 통해 "외환은행 매각 과정에서 고위 경제관료들의 비리가 드러나고 이러한 비리가 인맥, 학맥 등으로 연결된 특정 집단의 구조적 비리와 잘못된 경제정책 집행으로 연결된 것으로 밝혀졌다"며 "이런 집단적 비리가 가능한 구조를 혁파하지 못한다면 엄정한 수사는 불가능하며, 따라서 먼저 경제관료들의 도덕적 해이를 바로잡을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경실련은 특히 법무법인 김&장의 고문을 역임하며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에 관한 법률자문을 한 것으로 알려진 이헌재 전 재경부 장관과 외환은행 매각 과정을 주도한 변양호 전 재경부 금융정책국장에 대해 "고위 경제관료의 부패와 도덕적 해이의 전형을 보여준 사례"라고 지적했다.
  
  이어 경실련은 김진표 교육부 장관, 권오규 경제수석, 김석동 재경부 차관보를 포함하여 감사원이 검찰에 수사 의뢰를 했거나 징계를 요구한 관료들의 즉각 퇴진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경실련은 "수사에 적극 협조해야 할 이들이 정부 고위직에 있다면 공정한 수사가 이루어지기 어려울 것이며, 이들이 퇴진하지 않는다면 현 정부가 이헌재 사단과 모피아의 세력에 의해 영향을 받고 있음을 보여주는 꼴이 될 것"이라면서 노무현 대통령에게 "국민적 공분을 사기 전에 이들을 즉각 퇴진시키라"고 요구했다.
  
  경실련은 더 나아가 "국민의 고통은 아랑곳하지 않고 인맥과 학맥으로 얽혀 도덕적 해이 속에 경제정책에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하고 있는 모피아를 청산할 것을 촉구한다"면서 "이를 위해 경제관료 쇄신을 위한 범국민적 특별기구를 설립해 운영할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감사원 "재경부와 금감위의 감사결과 반박은 사실 호도"
  
  한편 감사원이 지난 19일 발표한 외환은행 헐값매각 관련 감사 결과에 대해 20일 재경부와 금감위가 "외환은행 매각은 불가피했다"거나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 비율을 의도적으로 낮춘 적 없다"는 등의 내용을 담은 '보도자료'를 내는 방식으로 정면 반박한 데 대해 감사원이 21일 재반박하고 나섰다.
  
  감사원 관계자는 이날 "재경부와 금감위가 감사원이 공정하고 객관적인 입장에서 검증하고 확인한 사실관계까지 발표 하루 만에 왜곡하거나 부인하고 나선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며, 외환은행 매각 관련 의혹을 명명백백하게 밝히고 미흡했던 부분에 대해 국민의 이해를 구해야 할 정부당국으로서 책임 있는 자세라고 보기 어렵다"고 비판했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이 관계자는 "반성을 해야 할 금융당국이 오히려 국민을 속이려 사실을 호도하고 있다"며 "재경부와 금감위는 감사원의 감사결과 보고서를 제대로 검토했는지조차 의심스럽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외환은행 매각이 정책적 판단이었다 하더라도 공정하고 투명한 절차에 따라 법률의 범위 안에서 이뤄져야 정당성을 인정받을 수 있는 것"이라며 "매각이 불가피했다는 금융당국의 주장을 뒷받침할 만한 객관적 증거가 없을 뿐더러 오히려 외환은행 측이 부실을 과장해 작성한 자료 등을 검증도 없이 그대로 활용한 사실들이 감사 과정에서 발견됐다"고 밝혔다.
  
  그는 "감사원은 감사의 공정성과 신뢰성 확보를 위해 비망록 등 각종 비공식 자료를 확보하는 한편 관련자 40여 명을 소환해 다양한 진술을 얻어내는 등 매각 당시 상황을 진실에 부합되도록 재구성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며 "BIS 비율 산정의 적적성에 대해서도 경제분석 전문가, 공인회계사, 은행 전문가 등을 동원해 정밀한 검증을 실시했다"고 강조했다.
  
  검찰 "감사자료 검토 후 수사에 전력"
  
  한편 외환은행 헐값매각 의혹과 관련된 핵심 인물들이 다음 주부터 검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부장 박영수)는 22일까지 감사원에서 감사결과 자료를 넘겨받으면 이를 검토해 수사계획을 확정하겠다고 20일 밝혔다.
  
  이와 관련해 채동욱 대검 중수부 수사기획관은 "지난 두 달여 간의 수사를 통해 2003년 당시 외환은행 매각 과정을 파악하기 위한 밑그림은 그려놓은 상태"라며 "감사원에서 자료가 넘어오면 외환은행 헐값매각 의혹 사건 수사에 전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2003년 당시 외환은행 매각을 주도한 이강원 전 외환은행장과 이달용 전 부행장, 변양호 전 재경부 금융정책국장, 현재 재경부 차관보인 김석동 전 금융감독위 감독정책1국장 등이 잇달아 소환돼 검찰의 조사를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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