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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에게 '적과의 외교'는 대안 못돼"

[분석]"ISG보고서는 환상에 기초한 제안"

조지 부시 대통령이 이란, 시리아와의 직접대화 등 '공격적 외교', 그리고 '2008년초까지 전투부태 철수' 등 이라크연구그룹(ISG)의 주요 제안들을 "비현실적"이라며 즉각 거부하는 입장을 보였다. 나아가 부시 대통령은 새로운 이라크 전략은 승리를 위한 것이어야 함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ISG의 권고도 미국의 승리를 위한 방안이라는 점에서 목표는 같은 것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시 대통령이 ISG 방안을 일축한 이유는 무엇인가. 7일 <뉴욕타임스>는 이를 전직 국무장관 베이커와 현직 국무장관 콘돌리자 라이스의 세계관의 대립으로 풀어간 분석기사를 실었다.

"베이커와 라이스는 출발점부터 완전히 달라"

특히 이 기사에서는 ISG 위원장 제임스 베이커 전 국무장관과 함께 일했던 중동문제 전문가 데니스 로스와의 인터뷰를 인용, "베이커와 라이스는 출발점부터 완전히 다르다"고 지적했다.
▲ 이라크 주둔 미군 여단장이 이라크군 일부 부대에게 치안임무를 넘겨주고 있는 의식을 치르고 있다. ⓒ 로이터-뉴시스

로스에 따르면, 베이커는 모든 문제를 협상가의 태도로 접근한다. 협상을 한다고 타결이 된다는 보장은 없지만, 적들과 대화하면서 그들의 행동을 바꾸려고 애를 쓴다는 것이다. 반면에 부시 행정부는 협상가의 태도를 가져본 적이 없다. 부시 행정부는 세상을 친구와 적을 구분하며, 적은 교정이 불가능하고 개과천선시킬 수 없는 존재로 본다. 이에 따라 부시 행정부는 본능적으로 정권의 행동을 바꾸려 하기보다는 정권교체를 추구하는 경향이 강하다는 것이다.

이란과 시리아는 베이커와 라이스의 접근법이 어떻게 다른지 잘 보여주는 대상들이다. 베이커는 "시리아와 접촉하면 레바논 무장단체 헤즈볼라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고 주장했다. 시리아는 헤즈볼라에게 들어가는 군수품의 통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베이커는 시리아와 접촉하면, 팔레스타인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고 말한다.

시리아의 관료들이 자신에게 "시리아는 팔레스타인 집권당 하마스로 하여금 이스라엘이 존재할 권리를 인정하도록 설득할 능력이 있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라이스 쪽에서는 "그렇게 간단하다면 시리아 문제는 오래 전에 해결됐었을 것"이라고 반박한다.

이에 따라 ISG 위원들이 전하는 바에 따르면, 부시 행정부는 이미 베이커의 권고를 '1991년 중동 사태에나 맞을, 시대에 뒤떨어진 처방'에 불과하다는 평가를 내려 베이커를 분노케 했다는 것이다.

"ISG보고서는 환상에 기초한 제안"

이와 관련, <프로그레시브 매거진>의 매튜 로스차일드 편집장도 이날 다른 각도에서 베이커의 권고를 '환상에 불과하다'고 평가하는 글을 자신의 잡지에 썼다.

그는 "베이커의 보고서는 1년 이내에 이라크군이 미군 전투부대의 전투력 대부분을 인수할 수 있을 것이라는 환상에 기초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그렇게 될 수 있다는 근거는 전혀 없다"고 주장했다.

로스차일드에 따르면, 미국이 이라크 전쟁 이후 지난 3년 반 동안 노력했어도 이라크군은 지금도 제대로 기능하는 집단이 못된다. 이라크군 상당수가 편제에는 있어도 실제로는 복무하지 않는다. 또한 복무에 임하는 이라크군들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경찰조직은 더 심하다. 이러한 실정은 ISG도 인정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이라크의 각 부처는 기이하게도 자체 보안군을 따로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이라크군의 상당수가 이라크 정부보다는 각 종파 조직과 무장단체들에게 더 충성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이라크군 일부는 무장조직 대원이기도 하다.

로스차일드는 "미군 교관들을 이라크군에 일부 투입한다고 갑자기 이라크군과 경찰을 변화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은 환상적"이라고 비판했다.

나아가 로스차일드는 "이 보고서는 말리키 이라크 총리에게 너무 많은 요구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말리키 총리에게 2007년 5월까지 종파간 유혈분쟁을 일으키는 조직들의 무장해제를 완료할 것을 요구했다.

말리키는 그럴 능력이 전혀 없다. 말리키는 6만 명에 달하는 이라크 최대의 무장조직을 거느린 무크타다 알-사드르의 지원으로 총리에 오른 인물이기 때문이다.

또한 베이커 보고서가 인정하듯, 미군 전투부대가 이라크에 계속 머무를 수 없다는 것을 시인한 터라, 무장조직들은 더욱 무기를 버릴 이유가 없어졌다.

로스차일드는 "이 보고서는 말리키가 실패할 수밖에 없도록 만들어 놓고, 부시에게 빠져나갈 구멍을 주겠다는 것"이라고 혹평했다.

그는 "미국의 이라크정책은 광범위하고 지속적인 합의에 의해 지지받지 못하면 실패할 수밖에 없다"는 보고서 서문을 인용하면서, 군사적 수단에 의한 승리에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부시 행정부를 겨냥해 "미국 내의 논쟁에 관계없이 미국은 이라크에서 실패할 것"이라고 결론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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