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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G보고서, 나오자마자 완전히 '찬밥' 신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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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G보고서, 나오자마자 완전히 '찬밥' 신세

미 시민운동가 "저강도전쟁 계속하자는 발상"

미국의 이라크 정책에 새로운 돌파구를 제공하기 위해 지난 3월 초당적인 기구로 출범한 이라크연구그룹(ISG)이9개월에 걸친 산고 끝에 6일 최종보고서를 내놓았으나, 이 보고서가 나오자마자 '찬밥'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백악관은 ISG 보고서의 최우선 권고사항인 이란, 시리아와의 직접 대화 방안에 대해 즉각 거부 방침을 밝혔다. 또한 많은 전문가들은 이라크 주둔 미군도 해결하지 못한 이라크 치안문제를 '오합지졸'에 불과한 이라크군에게 맡기고 철수하라는 ISG의 방안은 실행이 불가능한 것이라는 비판을 제기하고 있다.

이와 관련, 최근 이라크 사태 해결을 위한 부시 행정부의 은밀한 움직임을 잇따라 폭로했던 반전운동가 톰 헤이든은 6일 웹사이트 커먼드림스(www.commondreams.org)에 게재한 글을 통해 ISG 보고서의 허점을 지적하며, "이라크에서 미국의 성공을 운운하는 한 진정한 해결책일 수 없다"고 비판하며, 대안까지 제시했다.

다음은 톰 헤이든이 쓴 "ISG는 네오콘에게 퇴짜를 놓았지만, 여전히 저강도 전쟁으로 성공을 추구하고 있다"(Iraq Study Group Report Rebuffs Neo-Conservatives, But Still Seeks Success Through Lower-Profile War)라는 글의 주요 내용이다.

ISG 보고서가 실행이 된다면, 이라크와 미국 국민들에게 악몽이 초래한 네오콘의 꿈에 문을 닫는 일이 될 것이다. 하지만 ISG는 '성공할 마지막 기회' 운운하면서 모호한 권고를 하고 있다.
▲ 미국의 모호한 철군계획으로는 이라크 사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사진은 이라크 시아파 메흐디 민병대. ⓒ 로이터=뉴시스

2008년 초까지 15개 전투 여단을 단계적으로 철수할 것을 권고한 것은 기존 전략을 고수하겠다는 부시 대통령의 방침과 비교할 때 환영할 만한 대안이다. 하지만 구체적인 (단계별 철수) 시한들을 정해놓지 않았으며, 철수하는 전투부대가 본토로 복귀해야 한다고 권고하지도 않았다. 또한 나머지 7만여 명의 미군은 이라크군 훈련 등을 목적으로 장기 주둔할 것을 전제하고 있다.

ISG는 이라크의 민족주의 반군들이 사라질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일까? 미국이 훈련시키면 이라크군이 반군과 각 종파들 간에 유혈분쟁을 일으키고 있는 무장조직들을 진압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미군도 실패한 곳에서 미국의 교관들은 이런 성공을 이끌어 낼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아니면, 미국이 철수한 뒤 월남의 몰락으로 끝난 바 있는 '적당한 간격(decent interval)'이라는 방안을 다시 쓰자는 것인가?

이 보고서가 정말 뭘 말하려는 것인지는 누구도 모른다. 하지만 ISG의 제안들은 여론을 반영하지 않은 것이다. 미국 국민의 62%가 이라크 주둔 미군을 즉각 또는 1년 이내에 완전 철수시킬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라크 국민 80%도 같은 의견이며, 이라크 국민 60%는 미군에 대한 무장저항을 지지하고 있다.

공세적 외교 방안은 실효성 없어

공세적인 외교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이라크 반군에 대한 미국의 군사작전, 폭격, 점령 등을 포기해야 한다. 단순히 이란, 시리아와 대화하라고 하는 것은 미군 철수 문제를 후순위로 돌리는 발상이다.

미국은 이란, 시리아와 냉전을 끝내고, 중동 문제 해결책을 도출하기 위해 열린 태도로 협상을 시작해야 한다. 하지만 이란, 시리아와 직접 대화를 한다고 지난 2003년 이후 미국의 점령에 저항해 온 이라크 민족주의 반군을 곧바로 진정시킬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무엇보다 이들 반군들은 철수 시한을 명확히 할 것과 국가통합 과정에 대한 지지를 요구하고 있다.

ISG 보고서는 2008년 대선을 앞두고 미국의 희생자를 줄이고, 점령군의 모습을 보다 적게 드러내려는 정치적 목표을 위한 것으로 보인다. ISG 보고서에 대한 우리의 대안은 이길 수 없는 전쟁을 당장 중단시키기 위해서 다음과 같은 조치를 취하는 것이다.

1. 몇 년 내가 아니라 몇 개월내에, 그것도 분명한 시한을 박아 미군의 철수 방침을 선언하라.

2. 이라크 북부 알-안바르 지방에서 활동하는 수니파 저항세력에 대한 공격적인 작전을 즉각 중단하고, 무슬림학자회의(MSA)의 셰이크 하리트 알-다리와 살레 알-무트라크 의원 같은 영향력 있는 수니파 지도자들과 평화 협상을 시작하라.

3. 대학살을 초래할 무크타다 알-사드르(시아파 성직자로 시아파 최강의 무장조직 메흐디 민병대 지도자)에 대한 공격 계획을 즉각 철회하라.

4. 철수 시한을 요구하는 100여 명의 이라크 의원들, 수천개의 시민사회단체를 지원하라.

5. 평화를 위해 이라크의 정권 교체가 필요하다면 그래야 할 것이다. 새로운 과도정부가 대표성이 없는 괴뢰정부보다 훨씬 낫다.

6. 이라크 특사는 군사적 해결책이 아니라 분쟁 해결책을 가진 평화특사가 되어야 한다.

미국이 철수를 약속하는 것만이 이라크의 수천 개 반군 조직들이 폭력을 줄이고, 재건과 내부통합 작업에 참여하도록 하는 유인책이 될 것이다.

미국이 주둔하는 것은 폭력사태를 해결하는 수단이 아니라 폭력 사태를 유발하는 요인이다. 미국이 철수한다고 해서 폭력사태가 하루 아침에 끝난다는 보장은 없지만, 2003년 미국이 이라크를 침공해 점령하기 전에는 내전이 없었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미국의 점령이 길어질수록 더 많은 이라크인들이 저항에 나설 것이다. 미국이 철수해야 이라크에서 발호하는 알카에다의 주요기반도 사라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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