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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내전, 종파별 내분으로 격화"

<아시아타임스> "이라크 주변국들까지 연결돼 해결 난망"

이라크의 종파간 분쟁에 대해 미국의 주요언론들이 '내전'으로 규정하기 시작할 만큼 사태가 심각하다. 부시 대통령이 11월30일 알-말리키 이라크 총리를 직접 만난 주된 이유도 이라크 종파간 유혈사태를 진정시키는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서였다.

또한 이라크 사태가 심각해지자, 부시 행정부는 이라크 주둔 미군을 단계적으로 철수시켜야 한다는 여론에 맞서 오히려 3500명의 전투공병 부대를 내년초부터 바그다드에 증파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 종파분쟁으로 폭탄테러가 빈발하는 이라크 바그다드. ⓒ 로이터=뉴시스

그러나 <아시아타임스>는 최근 '온갖 개들이 서로 물고 뜯는 이라크(Dog eats dog in fractured Iraq)'라는 제목의 분석기사를 통해 "이라크의 종파분쟁은 단순히 시아파와 수니파가 대립하는 것이 아니라 각 파의 내부에서도 서로를 공격하는, 아무도 말릴 수 없는 혼란 그 자체"라고 지적했다.

<아시아타임스>에 따르면 말리키 총리가 지난 5월 취임하면서 발표했던 치안안정화 정책은 완전히 실패했다. 수니파 진영뿐 아니라 그가 속한 시아파 진영도 실망시켰다.

특히 11월 23일 이라크 바그다드의 시아파 주거지 사드르시티가 수니파의 공격을 받아 이라크 전쟁 이래 최대 규모의 사상자가 나오자 시아파 주민들의 신뢰가 땅에 떨어졌다는 것이다. 말리키 총리가 조의를 표하기 위해 사드르 시티를 방문했을 때 주민들은 그에게 분노를 떠뜨리며 돌을 던졌을 정도다.

지난 11월29일 <뉴욕타임스>는 말리키 총리의 능력에 중대한 의문을 던지는 백악관 안보보좌관 스티븐 해들리의 비밀메모가 폭로되기도 했다.

시아파는 이미 친미적인 말리키 정부측과 반미 항전의 기치를 내건 무크타다 알-사드르파로 분열돼 있다. 알-사드르는 시아파인 말리키를 지지해 왔으나, 부시 대통령이 말리키 총리를 만나 알-사드르가 이끄는 메흐디 민병대를 통제해달라는 요청을 할 것으로 알려지자, 부시와 말리키의 회동을 강력 반대하면서 알-사드르파의 각료 5명과 의원 30명이 말리키 정부에서 퇴진시켰다.

그뿐만 아니라 시아파 이란에 충성하는 시아파, 그리고 압둘 아지즈 알-하킴이 이끄는 이라크이슬람혁명최고회(SCIRI)파 등으로 나뉘어 서로 간에 세력 다툼을 벌이고 있다.

수니파의 분열양상은 더 심각하다. 수니파의 거점이 알-안바르 지방에서는 사담 후세인의 바트당 출신들이 최근 결성한 알-아우다당과 알카에다를 추종하는 수니파 무장단체 간에 교전이 벌어지고 있다.

수니파의 영향력 있는 성직자 압둘 사타르 아부 리셰는 안바르의 수니파들이 알카에다에 저항할 것을 촉구했다. 이에 따라 안바르의 수니파 부족은 최근 알카에다 조직원 55명을 사살했으며, 알카에다는 이에 맞서 안바르 일대에 전단을 뿌리며 "알-아우다 소속원들은 모두 죽일 것"이라고 경고했다.

<아시아타임스>는 "미국은 이러한 미궁의 한가운데에 빠져 어떻게 나올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면서 "이라크의 종파간, 종파별 내분 양상은 시시각각으로 격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아시아타임스>는 "지난 몇 주 동안 미국이 이라크 치안을 안정시키기 위한 여러가지 방안을 모색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라크의 종파분쟁이 더욱 해결하기 힘든 것은 이란과 시리아, 그리고 사우디아라비아 등 주변국가와도 연결된 문제이기 때문이다.

최근 세속화된 수니파인 시리아가 영국의 중재 노력으로 20여 년만에 이라크와의 외교관계를 회복하며 이라크의 종파간 분쟁 해결에 힘을 보태겠다고 약속한 것은 새로운 변화다. 하지만 이라크의 수니파 세력을 진정시키려면 수니파 종주국인 사우디아라비아의 협조 없이는 쉽지 않다.

그러나 시리아와 사우디아라비아의 관계는 최근 상당한 위기로 치닫고 있다. 레바논이 친시리아파와 반시리아파로 분열돼 있는데, 사우디아라비아가 반시리아파인 현 레바논 정권을 지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시아타임스>는 "시리아와 사우디아라비아가 화해하지 않는 한, 수니파 민중들의 분열은 계속될 것"이라면서 "사우디아라비아는 이라크 수니파들에 강력한 영향력을 갖고 있으며, 시아파인 이란이 이라크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을 막기 위해 이 영향력을 사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이란은 시아파 민중들에게 막강한 영향력을 갖고 있기 때문에, 미국이 시아파 진영을 진정시키기 위해서는 이란과 협상을 하지 않으면 안된다.

<아시아타임스>는 "미국이 이란과 시리아, 사우디아라비아 등 이라크 주변국가들의 협조를 얻어내는 일이 일어나지 않는 한 지난 2월부터 격화된 이라크 종파 분쟁은 계속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라크의 종파분쟁은 지난 2월 시아파의 성지인 사마라의 황금사원이 수니파의 공격을 받고 이에 대한 시아파의 보복공격이 이어지면서 갈수록 격화되어 왔다.

그러나 부시 대통령과 백악관 보좌진들은 "핵프로그램 문제로 미국과 맞서고 있는 이란과 중동지역의 분열을 획책하는 시리아와는 대화할 수 없다"는 입장이어서 이라크 종파 분쟁은 좀처럼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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