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각 1조 원대의 '현대건설 분식회계'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이내흔ㆍ김윤규 전 현대건설 대표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김동오 부장판사)는 7일 특경가법상 사기 등의 혐의로 기소된 이내흔ㆍ김윤규 전 현대건설 대표이사와 김재수 전 현대건설 부사장에게 각각 징역 2년6개월을 선고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들을 법정구속하지는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인 이 씨와 김 씨는 현대건설 대표로 있던 1997년과 1998년에 피고인인 김 전 부사장의 주도로 분식회계가 이뤄져 구체적 사실을 모른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당시 최고경영자로서 중요한 의사결정을 하는 위치에 있었다는 점 등을 감안하면 분식회계에 가담한 사실이 충분히 인정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기업의 대출과 회사채 인수는 기업의 신용도와 함께 재무제표 상에 나타난 기업회계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며 분식회계와 대출 간에 인과관계가 없다는 피고인들의 주장을 반박했다. 재판부는 또 김 전 대표가 3억 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건넨 혐의에 대해서도 "합리적인 범위를 넘어섰다"며 유죄를 인정했다.
재판부는 이어 "피고인들이 개인적으로 이익을 취하지 않았고 그동안 국가경제에 기여한 점은 인정되지만, 피고인들의 죄가 건전한 기업문화 발전을 위해 다시는 일어나서는 안 되는 중대한 범죄이고 대출받은 금액이 거액이며 거액의 공적자금이 들어간 사정을 감안하면 엄한 처벌을 내리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이 전 대표와 김 전 부사장은 1997년 1조 원대의 분식회계를 통해 715억 원을 대출받아 1조108억 원의 회사채를 발행한 혐의로, 김 전 대표는 1998년 1조 원의 분식회계를 통해 2228억 원을 대출받고 회사채 9375억 원어치를 발행하는가 하면 3억 원의 비자금을 조성해 자민련에 후원금으로 전달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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