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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댐 타령만 해선 '뉴올리언스'가 남의 일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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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댐 타령만 해선 '뉴올리언스'가 남의 일 아니다"

토목공학 전문가 "제방ㆍ댐만으로 홍수 막을 수 없다" 경고

댐과 제방 중심의 치수정책으로는 결코 홍수를 막을 수 없다는 주장이 토목공학계에서도 나왔다.

관동대 박창근 교수(토목공학)는 28일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환경재단 '136환경포럼' 주최로 열린 '국가 자연재해 예방대책 수립을 위한 긴급 심포지엄'에서 이렇게 주장했다.

"제방 쌓을수록 홍수 위험은 오히려 높아진다"

박창근 교수는 우선 제방을 쌓을수록 하천 본류의 홍수 위험이 높아지는 역설을 지적했다.

박 교수는 "하천의 상류부터 하류까지 모두 제방을 쌓은 후 계속 하천 본류로 물을 퍼내다 보면 결국 하천의 홍수량은 많아질 수밖에 없다"며 "그러면 제방을 더 높이 쌓다가 결국은 증가된 홍수량을 처리하기 위해 댐의 건설이 강력한 대안으로 제시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그 결과 한국은 1만8000여 개 이상의 댐을 보유하게 됐다"며 "그 중 '국제 대형 댐 위원회(ICOL)' 기준 대형 댐에 해당하는 것만 765개로, 인구와 국토 규모를 염두에 둘 때 세계에서 댐의 밀도가 가장 높다"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문제는 이렇게 댐이 많은데도 홍수 피해액은 1974년부터 2003년까지 30년간 매 10년 단위로 3.2배씩 증가했다"며 "최근 10년 간의 홍수 피해액은 약 1조7000억 원에 달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기존의 치수정책의 효율성을 재검증할 필요성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다간 뉴올리언스의 비극 반복된다"

박 교수가 특히 우려하는 것은 제방 붕괴로 인한 치명적인 홍수 피해다. 바로 2005년 8월 29일 허리케인 카트리나에 의해 발생한 뉴올리언스의 비극이 국내에서도 그대로 반복될 수 있다는 것이다.

박 교수는 "뉴올리언스는 저지대로 미시시피 강과 폰차트레인 호수의 제방에 둘러싸여 있었던 곳"으로 "작년의 비극은 제방과 댐 붕괴가 가져오는 피해를 잘 보여주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국내에서도 이미 1990년 9월 일산제방 붕괴, 1996년 연천 댐 등의 붕괴로 인한 파주 지역 대홍수 등을 경험했다"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현재 국가하천은 100~200년에 한 번 오는 큰 비에, 지방하천은 50~100년에 한 번 오는 큰 비에 견디도록 설계돼 있다"며 "그러나 해마다 기록을 세우는 이상기후 때문에 발생하는 집중호우를 염두에 두면 안전한 제방이란 결코 있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제방과 댐으로 홍수 막을 수 없다"

박 교수는 "독일, 일본 등에서는 이미 제방 위주의 치수정책이 궁극적으로는 홍수 피해를 증가시켰다는 인식을 바탕으로 새로운 치수정책의 도입을 꾸준히 모색해 왔다"며 "독일 라스타트에서 천변 저류지를 확보해 홍수를 막고자 한 것이 대표적인 예"라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이제는 제방과 댐만으로 홍수를 막을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해야 할 때"라며 "이제 강변 저지대의 홍수 터를 하천에 돌려줘야 한다"고 자연에 순응하는 방식으로 홍수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박 교수는 "하천 변에 홍수를 수용할 수 있는 저류지를 충분히 확보하고 큰 비가 내렸을 때는 농경지의 일부분을 계획적으로 침수시켜 더 큰 피해를 줄이는 방향으로 정책을 바꿔야 한다"며 "미국, 일본에서 수해보험, 경보체계와 연관해 홍수 터 관리대책을 시행해 왔다"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마지막으로 주민의 참여를 강조했다. 그는 "재해는 국가에 의해 완벽하게 예방될 수 없기 때문에 정부는 주민과 머리를 맞대고 재해예방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며 "그 과정에서 필요하다면 재해 위험이 높은 지역 거주자의 이주와 위험한 토지이용 방법의 변경까지도 논의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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