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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바논 공격하는 이스라엘의 진짜 목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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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바논 공격하는 이스라엘의 진짜 목적은?

"이란에 대한 통제력 강화가 주목적"

이스라엘이 지난 12일 이후 레바논 무장단체 헤즈볼라에 대한 공격을 계속하고 있다. 게다가 군 당국은 18일 "목표를 확실히 달성할 때까지" 향후 수주 간 군사행동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스라엘의 공격은 헤즈볼라가 납치한 자국 병사 2명을 구출하기 위해서라고 하지만, 이를 액면 그대로 믿기는 어렵다.

이스라엘의 작전에 대해 다양한 시각과 분석이 제기되고 있는 것도 이때문이다. 특히 미국에 거주하는 유태인들을 대변하는 일간지 <포워드>는 최근 이번 사태에 대한 미국계 유태인 외교안보 전문가들의 시각을 보여주는 글을 실어 흥미를 끈다. 이밖에 시리아가 이번 사태 해결의 열쇠를 쥐고 있다는 시각 등 다른 글들의 주요 내용도 소개한다.

다음은 <포워드> 기사 전문이다.

현재 이스라엘이 펼치는 작전의 주목적은 이란에 대한 통제력을 강화하려는 것이다. 억류된 자국 병사들을 구출하거나 미사일 공격을 막는다는 것은 부차적이다.

이스라엘이 레바논을 향해 벌이는 전투는 이란을 겨냥하고 있다. 헤즈볼라를 지원하는 이란은 이스라엘에게 실존하는 유일한 위협이 되고 있다. 핵무기를 개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헤즈볼라는 이스라엘에 대항하는 이란의 군사대리인"

이란은 연간 1억 달러를 헤즈볼라에게 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헤즈볼라를 이스라엘에 대항하는 군사 대리인으로 활용해 왔다.

이란은 헤즈볼라에게 이스라엘 본토 내부에 도달할 수 있는 수천 기의 로켓과 미사일을 제공해 무장시켰다. 이스라엘과 미국의 정보기관들에 따르면 헤즈볼라의 자산 대부분은 이란이 제공한 것으로 시리아를 거쳐 전달됐다.

이란이 헤즈볼라를 무장시키는 목적은 이스라엘이 이란 핵 시설을 공격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는 게 이스라엘 정보기관들의 판단이다.

이스라엘은 레바논에 있는 미사일들을 파괴함으로써 군사적 유연성과 구멍 뚫린 테러 억지력을 회복하려는 의도를 갖고 있다.

이스라엘 현지 언론들의 보도에 따르면 이스라엘의 정보관련 당국은 이란이 지난 12일 헤즈볼라가 이스라엘 국경을 넘어 자국 병사 2명을 납치하고 7명을 살해한 행위를 승인한 것으로 믿고 있다.

"이란, 핵무기 개발 문제로부터 주의 분산 의도"

이스라엘 외교관들은 헤즈볼라가 이번 사건을 일으킨 배경에는 이란이 서방국가들과 대립을 빚고 있는 핵무기 개발 문제로부터 주의를 분산시키려는 의도가 깔린 것으로 보고 있다.

이스라엘 정보 소식통에 따르면 헤즈볼라의 공격이 시작되기 몇시간 전에 이란 핵 협상 대표인 알리 라리자니는 하비에르 솔라나 유럽연합(EU) 외교안보정책담당 대표와 협상을 가진 뒤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에서 헤즈볼라 지도자들과 만났다. 이 회동에서 헤즈볼라가 이스라엘을 습격하도록 허락이 떨어졌다는 것이다.

레바논 내각은 다음날 긴급 회의를 갖고 헤즈볼라가 이란과 시리아를 위해 작전을 수행하고 있다고 공개적으로 비난했다.

이스라엘 정보기관들에 따르면 헤즈볼라는 1만 개 가량의 발사 무기를 보유하고 있으며, 대부분이 소련제 다연장 '카튜사 로켓'(107, 122mm 구경)이다. 이 로켓은 이란이 1980년대 이라크와의 전쟁에서 사용했던 것들이다.

'카튜사 로켓'은 사거리가 8km 정도이지만 헤즈볼라가 30km가 넘는 사거리를 가진 수백 기의 이란제 미사일도 보유하고 있으며, 훨씬 더 사거리가 긴 미사일 수십발도 입수했다.

이 미사일은 이란이 북한과 중국의 기술지원을 받아 생산하는 '파지르 미사일'로 사거리가 70km가 넘는 것들도 있다.

이스라엘 당국의 공식 보고에 따르면 지난 13일 이스라엘 제3의 도시 하이파에 떨어진 2발의 미사일이 바로 파지르 미사일이다.

이스라엘 전체 인구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200만 명이 파지르 미사일 사정거리 내에 살고 있다.이스라엘의 주요 정유소, 주요 산업시설과 핵심 군사기지들도 파지르 미사일의 표적이 될 수 있다.

헤즈볼라는 레바논과 나아가 이슬람 세계에서 주목받는 존재가 되려고 애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헤즈볼라는 태생의 뿌리를 레바논에 두고 있지만, 팔레스타인의 대 이스라엘 투쟁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 왔다. 팔레스타인 서안지구와 가자지구에서 팔레스타인 무장세력들을 무장시키고, 충원과 훈련시키는 역할을 해 온 것이다.

심지어 이스라엘 출신 아랍인들이 조국을 배신해 테러 공격에 가담하도록 동원하는 일에 나서기도 했다.

"헤즈볼라는 레바논 정부보다 강하다"

헤즈볼라의 지도자 하산 나스랄라에 따르면 이스라엘 병사 2명을 납치한 것은 이스라엘에 잡혀 있는 헤즈볼라 지도부 인사들을 석방시키려는 목적 때문이다. 또한 나스랄라는 헤즈볼라가 팔레스타인 무장세력에 대한 영향력을 강화하려는 목적도 갖고 있다고 말한다.

팔레스타인 무장세력은 지난달 이스라엘 병사를 납치해 그를 풀어주는 대가로 팔레스타인 포로들을 석방시키려 하고 있다.

2000년 5월 이후 이스라엘은 지난 22년간 점령해 온 레바논 남부에서 철수했다. 헤즈볼라는 레바논은 물론 아랍 세계 전체에서 무력으로 이스라엘을 점령지에서 쫓아낸 유일한 아랍 세력으로서 엄청난 위세를 떨쳤다.

헤즈볼라의 평판이 높아진 데에는 사회복지, 교육과 보건 서비스 등도 제공하는 조직이라는 점에서도 기인한다.

헤즈볼라가 대중적인 기반과 헌신적인 수천 명의 전사들로 구성된 막강한 군사력을 갖고 있어, 레바논 정부는 헤즈볼라와 대립하기를 꺼려 왔다.

지난 2004년 유엔이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을 통해 레바논에서 모든 무장조직을 해산시키고 레바논 전지역에서 정부의 통제력을 확대할 것을 촉구했으나 레바논 정부는 이를 이행하지 못했다.

레바논의 일간지 <알-나하르>의 워싱턴 지국장인 히샴 멜헴은 "헤즈볼라는 여러 면에서 레바논 정부보다 강하다"고 말한다. (원문보기)

다음은 또다른 시각을 전하는 기사들의 주요 내용이다.

"시리아가 사태 해결의 열쇠" / 로버트 피스크(영국 인디펜던트 중돔문제 전문가)

문제의 근원은 시리아다. 지난 12일 헤즈볼라가 레바논 남부, 유엔이 설정한 블루라인을 넘어 이스라엘 병사 3명을 죽이고 2명을 납치해 이스라엘 내 레바논 수감자와의 포로교환을 요구하도록 허락한 것은 시리아였으며, 이에 따라 레바논에는 무시무시한 메시지가 전해졌다.

지난해 자국내 시리아 병사가 모두 철수함으로써 평화를 되찾았던 레바논은 또다시 전쟁에 휘말리게 된 것이다.

이스라엘은 마치 분열된 레바논 내각이 헤즈볼라를 통제할 수 있는 것처럼, 무력한 레바논 정부에게 책임을 지우고 있다.

그러나 지난 15년간 15만 명의 목숨을 앗아간 내전을 겪은 레바논을 살리고 죽이는 일은 시리아에 달렸다.

이번 전쟁은 이스라엘이 휴전을 촉구하면서 포로들을 석방하지 않는 한 통제하기 어렵다. 그때가 되면 국제적 거물 인사들이 레바논의 수도 베이루트가 아니라 진짜 수도인 다마스커스에 와서 협조를 요청할 것이다.

그러나 이런 계획이 제대로 작동할까. 이스라엘은 레바논이 새로 구축한 기반시설을 파괴할 것을 위협하고, 헤즈볼라는 공세를 더 강화하겠다고 이스라엘을 위협해 왔다.

이스라엘이 레바논에 대해 공습을 감행했지만, 시리아에 대해서도 그럴 수 있을까.

포로 교환이 아마도 유일한 해법이 될 것이다. 예를 들어 지난 2004년 1월 이스라엘은 436명의 아랍인 포로를 석방하고, 59명의 시신을 돌려주었다. 이스라엘은 대신 자국의 스파이와 3명의 자국 병사 시신을 돌려 받았다.

1985년에도 이스라엘은 3년전 납치된 자국 병사 3명과 1150명의 레바논 및 팔레스타인 포로들과 교환했다. 헤즈볼라도, 이스라엘도 이 게임이 얼마나 잔인한지 알고 있다. 교환을 행해지기까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죽어나가야 하는지 그것이 더 중요한 문제다.

또한 분명한 것은 이스라엘이 처음으로 레바논 남부와 가자 지구 두 곳에서 이슬람 적대세력을 동시에 상대하게 됐다는 점이다.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는 헤즈볼라와 어떠한 공조도 없다고 주장했지만, 헤즈볼라는 하마스의 공격과 때를 맞추어 행동했다.

민주적으로 선출된 하마스 정부에 가해지는 국제적인 제재에 이어 가자에 대한 공격이 이뤄지자 아랍권의 분노가 커지고 있을 때에 움직인 헤즈볼라는, 이스라엘 병사를 납치하고 살해한 행위에 대한 비난을 피하길 기대하며 가자지구 사태에 대한 분노를 활용할 것이다.

그런데 좀 불길한 문제가 또 있다. 시리아는 지금과 비슷한 과거의 사태에서 근대 역사상 가장 노련한 정치가인 하페즈 아사드가 실권을 쥐고 있었으나, 지금의 대통령 바샤르 아사드는 아버지에 비해 지혜와 권력에 대한 이해력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시리아는 지난해 내무장관이 자살한 것으로 알려졌고, 라피크 하리리 레바논 전 총리 암살을 시리아가 꾸민 짓이라는 의혹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레바논에 주둔한 군대를 철수하기도 했다.(원문보기)

"레바논에 괴뢰정부 세우기가 진짜 목적" / 우리 아브네리(이스라엘 평화운동가)

이스라엘의 진짜 목적은 레바논의 정권 교체 후 괴뢰정부를 세우는 것이다.

1982년 아리엘 샤론이 레바논을 공격한 목적도 이것이다. 당시 실패했지만, 이스라엘 지도부는 이같은 목표를 포기한 적이 없다. 1982년과 마찬가지로 현재의 작전은 미국과의 완전히 호흡을 맞추면서 계획되고 실행에 옮겨지고 있다.

또 그 때와 마찬가지로 일부 레바논 실력자들과 공조하고 있다는 것도 의심할 여지가 없다. 이것이 핵심이다. 다른 모든 것들은 쓸 데 없는 소리이거나 선전에 불과하다.

포로 교환 이외에는 헤즈볼라가 납치한 이스라엘 병사를 구출하는 방법이 없다는 것은 다 아는 사실이다. 하지만 수 개월은 갈 것 같은 대대적인 군사작전은 이스라엘 국민들과 국제사회에는 '구출 작전'으로 알려졌다.

물론, 이번 작전에는 포로 구출이 아닌 몇 가지 2차적인 목적도 있다. 헤즈볼라가 보유한 수천 기의 미사일을 파괴하는 것이다. 이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이스라엘 군 당국은 헤즈볼라의 로켓 공격에 노출된 이스라엘 주민들을 위험에 빠뜨릴 각오가 되어 있다.

이스라엘 군 당국은 장기 말을 맞바꾸는 것처럼 그렇게 할 가치가 있다고 믿고 있다.

또다른 목적은 이스라엘 군의 억지력을 회복하는 것이다. 이것은 이스라엘 군이 남쪽으로는 하마스, 북쪽으로는 헤즈볼라로부터 심대한 타격을 받으면서 상처를 입은 자존심을 되살리기 위한 묘약이다.(원문보기)

"헤즈볼라는 큰 도박을 벌인 것" / 로저 하디(영국 BBC 중동문제 전문가)

이스라엘이 레바논을 공격하는 것은 헤즈볼라의 세력을 약화시키고, 레바논 남부를 그들의 기지로 사용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다.

헤즈볼라가 이스라엘의 병사 2명을 납치한 이후 전문가들은 헤즈볼라가 왜 그런 일을 했는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헤즈볼라는 몇가지 동기를 갖고 있다.

-레바논에서 정치적 입지를 강화하는 한편, 특히 지난 2004년 유엔 결의안을 통해 촉구한 무장해제에 대한 압력을 비껴가려는 것이다.

-팔레스타인, 특히 하마스에 대한 지지를 표명함으로써 대 이스라엘 투쟁의 선봉장임을 과시하려고 한다.

-동맹 관계인 시리아와 이란을 대변해 미국에게 분명한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것이다. 우리를 건드리면 분쟁을 일으킨다는 것이다.

그러나 헤즈볼라 지도자 나스랄라는 노련한 인물이기는 하지만, 커다란 도박을 벌이고 있다.

첫째, 그는 레바논의 여론에 미치는 영향을 계산했어야 했다.

단기적으로는 많은 레바논인들이 헤즈볼라보다는 이스라엘에 대해 분노를 표출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번 사태의 진행에 따라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레바논 안팎에서 헤즈볼라에 대한 비판적인 인사들은 헤즈볼라의 행위는 경솔했으며, 레바논보다는 시리아와 이란의 의도에 따라가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

두번째, 헤즈볼라 지도부는 이번 사태가 지역 동맹국들에 미칠 영향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당장은 그들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진다. 시리아와 이란은 미국 부시 행정부로부터의 압력을 피해가려고 한다. 이란은 미국이 '악의 축'으로 공식 지정한 나라이고, 시리아는 '비공식' 회원이다.

미국이 시리아, 이란, 하마스, 헤즈볼라를 포함하는 새로운 '힘의 축'을 인정해야 한다는 반박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이번 사태가 더 확대된다면 어떻게 되나?

시리아와 이란도 말은 강경하게 하지만 이번 사태에 직접적으로 휘말리길 원하지 않는다. 벼랑 끝 전술은 어느 쪽이 판단을 잘 못할 가능성이 있다는 문제가 따른다.(원문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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