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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리 내린 미 재무부 "중국은 환율조작국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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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리 내린 미 재무부 "중국은 환율조작국 아니다"

앤디 시에 "미국이야말로 환율조작국"

위안화 평가절상을 강력히 촉구하며 당장이라도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할 것처럼 큰소리를 쳐 오던 미국 행정부가 결국 꼬리를 내렸다.
  
  미 재무부 "환율조작 의도가 있다는 결론 내릴 수 없었다"
  
  10일 미국 재무부는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할 것인지를 놓고 주목 받았던 상반기 환율보고서를 미 의회에 제출하면서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할 기술적 요건이 충족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중국이 부당한 경쟁적 우위를 점하기 위해 환율을 조작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결론을 내릴 수 없었다는 것이다.
  
  다만 존 스노 미 재무장관은 "중국의 위안화 절상 속도는 매우 실망스러운 것"이라고 유감을 표시하는 데 그쳤다.
  
  이미 시장에서는 미국이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겠다는 것은 '구두선'에 그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정치, 외교, 경제 면에서 미국을 위협할 정도로 급성장한 중국과 정면으로 맞설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이같은 미중 간 역학관계에 대해 "중국은 경제적 핵무기를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중국이 갖고 있는 '경제적 핵무기'로 꼽히는 것은 중국이 보유한 막대한 규모의 미국 재무부 국채다. 중국은 지난 1월 말 현재 2626억 달러에 달하는 미국 재무부 국채를 보유하고 있는데, 이 국채를 중국이 매각한다면 미국 금융시장은 일대 혼란에 빠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미 재무부가 이번에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지 않은 것은 미 의회에 '공'을 떠넘긴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미 의회에서는 지난 3월 28일 상원 금융위원장인 찰스 그래슬리 공화당 의원과 막스 보커스 민주당 의원이 '환율불균형'이라는 개념을 도입한 새 법안을 제출했다.
  
  '그래슬리-보커스 법안'은 해당 국가의 '의도'와 관계 없이 미 재무부가 환율 불균형 국가를 색출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국제통화기금(IMF)이 국제적인 환율 감시기구 역할을 하도록 유도하는 내용으로 돼 있다.
  
  스노 장관도 "중국의 환율 정책은 미중 두 나라만의 문제가 아닌 국제사회 다자 간의 문제"라고 강조한 것도 이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약달러 지속되면 미국경제는 물론 전세계 경제 망가져"
  
  그러나 '의도'로 따지자면 미국이야말로 '환율조작국'이라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미국 월가에서도 실력을 인정받고 있는 모건스탠리의 애널리스트 앤디 시에는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미국은 의도적으로 '약달러' 기조를 유지해 왔다"면서 "이를 위해 선진 7개국(G7)과 국제통화기금(IMF)을 활용한 것도 바로 미국"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앤디 시에는 "미국은 수출을 늘려 경상수지 적자를 줄이려고 지난 3년여 동안 약달러를 유도하는 전략을 써 왔다"면서 "그러나 이같은 접근은 실패할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미국은 약달러로 경상수지 적자를 줄이면서도 높은 경제성장률을 지속하고 싶어 했으나, 경상수지 적자 축소는 수입 감소도 따라줘야 달성이 가능한 목표이며 경제성장은 수출을 늘려야 가능하다.
  
  그런데 미국의 경상수지 적자 규모는 너무 크기 때문에 소비가 엄청나게 감소해야 하는 반면, 세계화로 인해 미국 기업들은 전세계 생산채널을 갖고 있어서 환율조정으로 인한 비용절감 효과가 떨어지는 등 수출증대 효과도 적어 약달러 정책의 목표 달성에 실패했다는 것이다.
  
  오히려 앤디 시에는 "이같은 약달러 정책을 끝까지 밀어붙이면 원자재와 고위험 자산의 투기거품이 통제 불가능하게 되고, 또 다시 급격히 붕괴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통제 불가능한 수준이 되면 채권 수익률은 급격히 상승하고 주택시장 붕괴로 이어져 세계경제를 '경착륙' 시킬 우려가 있다"고 경고했다.
  
  최근 외환당국의 일부 관계자들도 "약달러가 계속되면 미국경제는 물론 전세계 경제가 망가진다"면서 미국의 약달러 정책이 한계에 봉착했다는 전망을 조심스럽게 내놓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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