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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권 보금자리주택, 10조5300억 원 '거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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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권 보금자리주택, 10조5300억 원 '거품'"

경실련 "보금자리 일반공급 미달은 높은 분양가 때문"

국토해양부가 25일 발표한 2차 보금자리주택 일반공급 사전예약 접수 결과 일부 지구에서 미달사태를 낳았다. 서울 강남의 내곡·세곡지구는 각각 9.8:1, 12.4: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며 조기 마감됐지만 남양주 진건과 시흥 은계지구는 각각 2087세대 모집에 1987건, 1558세대 모집에 1016건의 접수를 받는데 그쳐 미달됐다. 전체적으로는 1.9:1의 양호한 경쟁률을 보였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서울과 수도권간 양극화가 쉽게 관찰된다.

이명박 대통령이 '야심차게' 내놓은 반값 아파트 공약이 서울에서만 높은 호응을 얻은 이유는 뭘까? 국토해양부는 사전예약 결과에 대해 "부동산 시장이 전반적으로 침체되면서 주택 청약자가 대기수요자로 전환된 것으로 보이고 경기도민도 서울지역의 청약이 가능해지면서 당첨확률이 높은 청약자가 서울지역으로 집중된 탓"으로 보고 있다. 즉, '서울 프리미엄' 때문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외부의 시각은 다르다. 이유도 단순하다. 경기지역 보금자리주책의 분양가가 서울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싸기 때문이다. 서울 강남 보금자리주택의 경우 주위의 비싼 시세를 감안해 분양가가 '반값'에 가까운 50~60% 수준으로 공급된 반면, 경기권은 주변 시세의 70~80%에 육박하면서 수요자들에게 외면당했다는 것이다.

▲ 2차 보금자리 주택 일반공급 사전예약 접수에 대한 열기는 서울 강남권에 집중되었다. 사진은 지난 10월 당시 1차 보금자리 주택 일반공급 사전예약 접수 장소의 한가한 풍경. ⓒ뉴시스

"표준 건축비만 적용해도 분양가 20% 찾출 수 있어"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27일 서울 혜화동 경실련 강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기권 보금자리 주택에 표준 건축비만 적용했어도 분양가를 20% 정도 낮출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분양가 상한제의 적용을 받는 보금자리 주택의 분양가는 건축비와 택지지, 가산비용을 더해 결정된다. 건축비를 규정하는 법적 건축비용은 표준 건축비와 기본형 건축비로 나뉘는데, 전자는 주택공사에서 지난 10년간 분양된 주택의 건축비 평균을 기준으로 산정한 수치인 반면 기본형 건축비는 표준 건축비보다 약 1.5배 높은 가격으로 책정되어 있다.

경실련은 정부가 분양가가 3.3㎡당 750~890만 원인 부천 옥길·시흥 은계지구와 850~990만 원인 구리 갈매·남양주 진건지구의 건축비를 기본형 건축비로 책정한 것이 분양가를 높이는 원인이 되었다고 지적했다. 2010년 기준 표준건축비가 320만 원인 반면 기본형 건축비는 479만 원으로 여기에 법적으로 허용하는 가산비용까지 합치면 경기권 보금자리 주택에 낀 '거품'은 최소 160만 원에서 200만 원에 이른다는 것이다.

경실련이 토지공사가 발표한 10개 수도권 신도시의 택지비용 조성원가 220만 원을 적용해 추정한 적정 분양가는 600만 원. 평균 880만 원인 실제 분양가와 비교했을 때 평균 280만 원의 차익이 나며 이는 분양가의 30% 수준에 이른다.

이를 바탕으로 3차까지 포함해 15만433가구가 계획된 보금자리 주택의 분양차익을 계산하면 1채 당 약 7000만 원, 총 10조5303억 원의 '거품'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서울 지역에 계획된 2만여 호의 가구까지 넣으면 거품의 규모는 1조4000억 원에 이른다.

국토해양부는 이에 대해 보금자리 주택이 에너지 사용량을 절감하는 친환경 기술 등을 적용해 상대적인 건축비가 많이 들어간다고 해명하고 있다. 하지만 김헌동 경실련 아파트값거품빼기운동본부장은 "지난 10년간 건축노동자 임금이 되레 감소하고 값싼 건축자재 수입으로 건축비가 오를 요인이 전혀 없다"며 "보금자리 주택의 분양가 상승은 이명박 대통령의 공약에 지방자치단체장과 국토부, 이에 관련된 공기업의 조직적인 저항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결국 논란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보금자리 주택의 분양원가를 투명하게 밝히는 수밖에 없다. 추정 근거가 불분명한 기본형 건축비와 가산비용을 명분으로 공공주택 사업마저 거품을 조장하고 있다는 비난을 벗는 길이다. 경실련에 따르면 서울시가 2008년 이후부터 공개한 공공주택의 순수 건축비는 290~360만 원으로 표준 건축비에 수렴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경실련은 이번 분양가 분석 결과를 발표하면서 "보금자리주택정책의 입법취지 어디에도 강남권은 주변 시세의 50~60%, 수도권은 70~80%선으로 분양가를 책정해야 한다는 내용은 찾아볼 수 없다"며 "반값 아파트를 추진하겠다는 의지만 분명하면 사전예약단계인 지금 가격을 재검토하며 분양가를 낮출 수 있다"고 주장했다.

김성달 경실련 시민감시국 부장은 "한편으로 공기업들이 책정하는 분양가를 엄격히 심사하지 않은 지방자치단체장들의 책임도 크다"며 "지방선거에서 시민들이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반값 아파트 실현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경실련은 주요 기초단체장 후보에게 반값 아파트의 취지에 대한 동의와 분양가 공개, 표준형 건축비의 채택 여부 등을 묻는 질의서를 보내 곧 회신 내용을 공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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