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일 양국은 19일(현지시간) 북한에 “무조건적이고 신속한” 6자회담 복귀를 강력히 촉구하고 사태가 진전되지 않을 경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상정하지 않을 수 없다는 데 인식을 같이해 대북 강경 분위기를 표출했다. 한편 방북 3일째인 왕자루이(王家瑞)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은 21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을 예방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美-日 ‘2+2회의’, “北, 무조건 신속히 복귀. 진전 없을시 안보리 회부”**
미-일 양국 외무장관은 이날 워싱턴에서 외교 국방장관간 ‘2+2’ 회담을 갖기에 앞서 양국 외무장관회담을 갖고 북핵 문제와 관련, 6자회담 재개 문제가 진전되지 않을 경우 핵문제를 유엔 안보리에 회부하지 않을 수 없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고 <요미우리신문> 등 일본 언론이 전했다.
마치무라 노부다카 일본 외상은 회담 석상에서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에게 사태가 진전되지 않으면 유엔 안보리에서의 협의가 필요하다는 인식을 전했으며 라이스 장관은 노부다카 외상의 인식에 동의를 표했다. 이 자리에서 노부다카 외상은 일본의 대북 제재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이같은 강경 분위기는 ‘2+2’ 회담에서도 이어져 라이스 국무장관은 공동성명 발표후 가진 공동기자회견에서 “한반도 사태에 깊은 우려를 공유하고 있다”면서 “양 외무장관은 북한이 6자회담에 복귀하도록 촉구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6자회담은 핵프로그램을 폐기하기 위한 최선의 방식이며 북한이 더 나은 관계를 얻기 위한 유일한 방법”이라면서 “북한은 이 문제를 다루지 않음으로써 자신들의 고립을 계속해서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아울러 “이제 정말로 북한이 6자회담에 복구할 때”라고 덧붙였다.
마치무라 외상도 “양국은 북한에 무조건적이고 신속한 6자회담 복귀를 요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중국과 북한의 밀접한 관계를 거론하며 “중국은 단순한 중재자 역할 뿐만 아니라 당사자로도 활동하길 기대한다”고 말해 중국의 적극적인 역할을 주문하기도 했다.
마치무라 외상은 이어 “북한이 언제 복귀할지 전망이 안나오나 시간이 흘러가면서 상황은 악화되기만 할 것”이라며 “국제사회가 북한에 대해 점점 더 강경해질 것으로 확신하기 때문”이라고 경고했다.
양국은 그러나 북핵문제를 협상을 통해 평화적인 방식으로 풀겠다는 입장은 재확인했다.
***양국, 공동성명서 12개 동북아 전략목표 제시**
양국 외무-국방 장관들은 이날 발표한 공동성명에서도 “북한의 핵 프로그램은 비확산 노력에 심각한 도전”이라면서 “일본을 포함한 동북아 지역의 평화와 안정에 대한 직접적인 위협”이라고 규정했다.
성명은 또 “양국 장관들은 (핵 문제 이외에도) 북한의 미사일 프로그램에 대한 우려도 표명했다”면서 “어떤 상황에 대해서도 준비태세를 유지하기 위해 계속해서 정보를 공유키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양국은 이날 16개항으로 이뤄진 공동성명에서 동북아 지역에 대한 12개의 전략목표를 제시했다. 이 전략목표에는 ▲일본 안보 보장 ▲한반도의 평화 통일 ▲북핵, 탄도 미사일, 불법 활동, 일본인 납치 등 인권 문제의 평화로운 해결 ▲ 중국과의 협조적인 관계 발전 ▲대만해협 문제에 대한 대화를 통한 평화적인 해결 등이 포함돼 있다.
아울러 ▲ 중국의 군사 부문 투명성 촉구 ▲ 러시아의 아태지역에서의 건설적인 역할 ▲ 북방 섬문제 해결을 통한 러-일 관계 정상화 ▲ 남아시아의 평화와 안정 촉진 ▲ 지역 협조 구조의 다양한 형태 발전 ▲ 무기 및 군사기술 판매 및 이전 억제 ▲ 해상 교통 안전 유지 등도 12개 동북아 전략목표로 제시됐다.
이와 관련 라이스 장관은 “북한과 관련된 다른 문제가 있다”면서 “납치문제에 대한 일본 정부의 우려를 지원해 왔으며 앞으로도 계속 이를 지원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또 중국의 역할에 대해 감사의 뜻을 전하면서도 “중국이 우리가 말한 바를 전달해 줄 것”이라고 말해 중국이 북한에 분명한 미-일 양국의 의사를 전달해줄 것을 요구했다.
***中 왕자루이 방북 3일째, 김정일 위원장 예방 가능성**
한편 북한 방문 3일째를 맞이한 왕자루이(王家瑞)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은 첫날과 이튿날 양일간에 걸쳐 북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만나 의견을 교환했다고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양측은 만수대 의사당에서 만나 양국간 친선협조관계 강화방안과 공동의 관심사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으나 그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알려지지 않았다.
한편 이번 방한에서 왕 부장에 대한 의전이 한 단계 높아져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지난해 왕 부장이 방북했을 당시에는 첫 번째 만난 북측 인사는 노동당 국제부를 담당하는 김기남 비서였으나 이번에는 김영남 상임위원장을 만난 것이다.
왕 부장은 아직까지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예방하지는 않았으나 21일이나 22일 예방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아울러 이번 방북에서는 최근 최대 현안으로 대두된 북핵문제가 거론될 것이 분명해 어떤 논의가 오고갔을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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