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광웅 국방장관이 21일 충남 논산 육군훈련소에서 발생한 훈련병에게 인분을 먹인 행위에 대해 서둘러 대국민 사과를 했다. 국민들의 분노가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폭발하고 있는 가운데, 국민들 사이에서 '국방의 의무'에 대한 근원적 회의까지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윤 국방 "일벌백계하겠다"**
윤 국방장관은 이날 국방부 홈페이지에 띄운 `훈련병 가혹행위 관련 국방부 입장'이라는 성명을 통해 "육군훈련소에서 발생한 '훈령병들에 대한 가혹행위'에 대하여 국방부장관은 훈련병과 그 가족, 국민 여러분께 매우 죄송하고 깊은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면서 "육군으로 하여금 철저하게 진상을 조사해 관련자는 물론 지휘책임을 포함해 일벌백계로 엄중문책하겠다"고 밝혔다.
윤 장관은 이어 "아울러 다시는 이러한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전군의 훈련소를 대상으로 특별감사를 실시하여 가혹행위 등 전 근대적인 병영 부조리를 발본색원하고, 평시 훈련소 운용에 대한 감사를 강화하는 등 특단의 대책을 강구하도록 하겠다"며 "다시 한번 이번 사건으로 훈련병과 가족, 입대를 앞둔 장정과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데 대해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거듭 사과했다.
***"빽 없고 돈 없는 애비라는 게 부끄럽다"**
국방장관의 이같은 사과에도 불구하고 인분 사태가 알려진 뒤 국방부와 청와대 등 관련기관 홈페이지에는 국민들의 비난여론이 빗발쳐 과연 사태가 쉽게 가라앉을지는 미지수다. 특히 국방부 홈페이지에는 자녀나 동생을 군대에 입대시킨 가족들의 분노가 쇄도하고 있다.
ID '가슴이 아픈 누나'는 "얼마 전에 동생을 군에 보낸 누나의 입장으로서 도저히 분통을 참을 수가 없네요"라며 "그 내용을 접하는 순간, 이건...미친...이라는 말밖에는 나오지 않네요"라고 자신이 받은 충격을 토로했다.
그는 "언론에서 보면 항상 누구의 자녀는 군면제, 누구의 자녀는 방위산업체 등으로 돈으로 힘으로 다 빼는 거 이해가 가네요"라며 "본인도 돈 있고 빽 있으면 누가 저런 곳으로 가족을 보내고 싶어할까요..이해가 되는 순간이네요"라고 분노를 삼키지 못했다.
그는 "적당히 힘들고 한창 자랄 나이에 가서 조금 마음이 안된 정도였지만 그래도 갔다와야 된다고 생각했는데...마음을 확실히 바꾸게 합니다"라며 "모든 가족들의 아픔이 온몸으로 느껴지고 있습니다. 그곳에 있는 동생 정말 데려오고 싶습니다...이래선 안됩니다"라고 탄식했다.
ID '훈련병 엄마'는 "1월11일 입대한 훈련병엄마입니다"라고 자신을 소개한 뒤, "인분소식을 처음 접한 순간 하늘이 무너져 내리더군요. 혹시 내 아들도 저런 일을 당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하는 생각에..."라고 충격을 토로했다. 그는 "훈련소 입소날은 진짜 사나이가 되어 2년후 돌아올 것을 기대했기에 웃으면서 보낼 수 있었는데 너무 우리 군을 믿은 건가요?"라고 물은 뒤, "지금은 그날의 그런 여유로운 마음은 하나도 없고 당장 부대로 달려가 무작정 아들을 끌어내어 오고 싶은 심정뿐입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제발 부탁드립니다.우리 아들들 강하게 단련시켜 주십시오.잘못이 있다면 기합 주십시오.정당한 이유에, 정당한 방법이라면 얼마든지 눈감아 주겠습니다"라며 "하지만 인권을 말살하는 행동은 절대 말아주십시오. 국가를 위해 헌신했어도 각자 집에서는 귀한 아들들임을 꼭 잊지 말아주시기 바랍니다"고 절규했다.
ID '부모님'은 "11월에 입대한 부모"라고 자신을 소개한 뒤 "우리아들은 GOP에서 근무 한답니다, 주위에 군대 안가는 애들 및 집에서 출퇴근 하는 공익근무 하는애들도 많은데. 빽없고 힘없는 아버지 만나 군대 간것도 억울한데,국민과 나라의 안보를 위해 고생하는 애들에게 왜 정신적 가혹행위를 가하는지. 군대 보낸 대한민국 부모님들, 하나밖에 없는 자식 사고나 나지 않을까 재대할때까지 매일 매일 걱정이고 또 걱정이오"라고 힘없는 부모의 분노를 토로했다.
그는 "장성급 군인님들 그리고 높은신 양반님네들,내 아들이 그곳에 있었다고 생각해보시고 잘못된 제도는 고쳐 주시기 바랍고 또 바라며 부탁드리오"라며 "군에 보낸 아들에게 미안해서 미치겠소. 돈 있고 빽 있는 사람들 기를쓰고 군대를 안보내는 이유를 알것 같다"고 탄식했다.
ID '장정순'은 "대한민국 국군이 이런 곳이었습니까? 입소식때 아들을, 동생을, 친구를 보내면서 안타까워 눈물짓던사람들에게 당신들이 뭐라고했습니까? 안심하라구요? 안전하게 훈련시킨다구요? 그꼴이 이겁니까?"라고 분노했다.
그는 "우리동생 안그래도 몸이 안좋아 겨우 3급 받았습니다. 면제되었으면 하고 바랐지만 그래도 대한민국남자라면 군대를 가야한다고 눈물을 참고 보냈습니다"라며 "저희집이 돈이있었다면 그래서 빼돌릴 수 있었다면 이런 더럽고 추잡스런군대 보내지 않았겠지요. 집에는 안심하라 하고 훈련소라는 데에서 그딴 짓 당한 동생을 생각하면 피를 토할 것 같다"고 절규했다.
ID '서유식'은 "아들 둘을 둔 아버지로서 뉴스를 접하고, 가슴이 답답하네요"라며 "초등학교 다니는 큰 아이가 '아빠 군대 가면 똥 먹어야 돼?'하며 물었을 땐 할 말이 없더군요"이라고 말했다.
그는 "훈련병이 저처럼 제대하고 과연 군생활을 돌이켜 봤을때 애정이 있을지, 자식을 군에 보내고 싶을지"라고 반문한 뒤 "장교가 지녀야 할 기본이 준비가 안된 사람은 사병으로 강등시켜서 다시 군생활을 시켜야 합니다. 대한민국 전체 장교의 명예를 실추시킨 건 용서가 되지 않습니다"라고 질타했다.
***"10년전에도 논산훈련소서 인분 먹여"**
과거에도 훈련소에서 인분을 먹였다는 주장도 나와, 이같은 사태가 비일비재했던 게 아니냐는 의혹도 낳고 있다.
ID '예비역'은 "이번 보도를 보고 문뜩 예전에 훈련소 시절의 일이 생각나서 몇자 적습니다"라며 "때는 1994년 봄. 지금과 같은 논산 제2훈련소였었죠. 그때는 완전한 수세식이 아니라 반수세식이었죠.(볼일 보고 물을 내리는게 아니라 물을 바가지로 퍼다가 부어서 인분을 내려보내는...) 그때도 지금과 똑~같은 상황이었어요.당시 하사관 중사가 인분을 찍어먹게 했었죠"라고 폭로했다.
그는 "지금 다시 생각만 해도 끔찍하고도 더러운 행위였는데, 아직도 그런 행태가 저질러지고 있다는것에 놀랍고 한편으로는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오릅니다"라며 "그것도 같은 훈련소에서 여태껏 10년동안, 아니 더 오랜 세월동안 행해졌던지도 모르지만, 이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었다니 할말이 없네요"라고 탄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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