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의원단의 중국 기자회견 저지 파문이 한-중 양국간 외교갈등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우리정부는 13일 리빈(李濱) 주한중국대사를 불러 유감을 표명하고 중국의 해명 및 재발방지를 요구했다. 그러나 중국 외교부측은 "기자회견을 제지한 것은 적법한 조치"라며 일축했다.
***정부, 리빈 중국 대사 불러 유감 표명, 해명 및 재발방지 요구**
이규형 외교통상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최영진 외교부 차관이 리빈 대사를 외교부로 불러 중국측의 물리력 동원에 대해 유감을 표명한 뒤 중국의 해명과 재발방지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이에 리 대사는 "한나라당 의원 일행이 중국 국내법을 존중하지 않아 이런 사태가 발생했다"고 주장하며 "본부에 보고하겠다"고 답변했다고 이 대변인은 전했다.
이 대변인은 '이번 사안과 관련한 중국 국내법상 근거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아직 공식적으로 통보받지 못했다"고 답했다. 이 대변인은 그러나 리 대사가 사견임을 전제로 "지난 90년에 만들어진 외국기자 및 상주외국언론 관리조례가 있다"고 언급했다고 전했다.
이 대변인은 이어 "1차적으로 유감표명을 했기 때문에 앞으로 해명이 있을 것이고 재발방지에 대해서는 리 대사가 미래지향의 한중 양국관계 발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을 원치 않는다는 입장을 표명했기 때문에 이를 어떻게 해석할지 검토할 것"이라며 "현지 우리 대사관을 통해서도 적절하게 우리 의견이 전달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나라당에 대해서도 유감표명을 할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관련사항을 적절한 경로로 설명을 하겠다"며 이 대변인은 구체적 답변을 피했다. 이와 관련 이태식 외교부 차관은 14일 오전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를 면담할 예정이어서 어떤 내용이 오갈지 주목되고 있다.
***中 외교부, "적법 조치, 방문국 규정 준수해야"**
그러나 쿵취안(孔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베이징에서 정례 브리핑을 갖고 한나라당 의원단 4명의 기자회견을 저지한 것은 "적법한 조치"라고 강변, 한국 정부와는 큰 시각차를 보였다.
쿵취안 대변인은 "한나라당 의원단 4명 가운데 한명(김문수 의원)만이 주중한국대사관 초청으로 정식 방중했고 나머지 3명은 관광비자로 입국했다"면서 "이들의 중국내 기자회견은 방문목적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는 "중국에 온 손님들은 방문국의 규정을 준수할 의무가 있으나 한나라당 의원들은 중국 법률과 법규를 지키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한나라당 의원들의 기자회견장인 장청 호텔내 소회의실에 난입해 전등과 마이크를 끄며 물리력을 동원, 회견을 제지한 사람들의 신원을 밝히지 않은 채 "중국 정부 보안요원이든 호텔 보안요원이든 중국 규정에 어긋나는 행위를 저지하는 데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그러나 '한나라당 의원들이 어떤 규정을 위반했느냐'는 질문에는 "중국에 와서는 기자회견 전에 당국의 비중을 받아야 하는 것은 세상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라며 구체적인 답변을 피했다.
***한-중 외교 문제 비화 가능성 우려**
양국 정부가 이처럼 평행선을 달림에 따라 한-중간에 북핵 문제 등을 비롯해 외교적 협력이 필요한 각종 현안이 산적해 있는 상황에서 더 큰 외교 문제로 비화, 부담으로 작용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번 사건은 한나라당의 김문수 의원 등 4명이 12일 탈북자 문제와 관련 중국 베이징에서 기자회견을 가지려다 중국측의 물리력을 동원한 제지로 회견이 무산되면서 발생했다.
이에 이들 의원 일행은 중국 당국에 기자회견 허용을 요구하며 11시간 동안 대치하다 결국 13일 새벽 회견 중단에 대한 의원들의 입장을 성명 형대로 간단히 발표하고 상황을 매듭지었다.
한나라당은 이에 대해 "대한민국의 인권을 모독하고 국가 주권을 침해한 것"이라고 중국을 맹비난하고, 정부에 대해 강력대책을 촉구했다.
중국 정부측은 그러나 한나라당 의원들의 기자회견에 앞서 "중국에서의 내외신 기자회견 개최는 사전 허가가 필요하다"며 "사전 허가가 없는 기자회견은 위법"이라는 견해를 사전에 주중 대사관을 통해 의원단에 통보했었다"면서 한나라당 의원들의 행동이 사태의 근원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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