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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2명 납치, 72시간내 철수하라”

이라크 무장세력 주장에 정부 비상, “자이툰-현지교민 안전”

이라크의 ‘알지하드’라는 무장단체가 한 웹사이트에 72시간내 한국군의 철수를 요구하며 “한국인 2명을 납치했다”고 주장하고 나서 정부가 초긴장상태 속에서 진위여부를 확인하고 나섰다.

***이라크 무장단체, “한국인 2명 납치, 72시간내 철수하라”**

이규형 외교통상부 대변인은 9일 밤 “‘2대 강의 국가’의 알지하드 단체는 우리들의 조직원들이 납치한 남한국민 2명을 인질로 잡았음을 발표한다”는 내용이 아랍 웹 사이트(www.alezah.com)에 게재된 것을 확인, 진위여부 파악에 나섰다고 밝혔다. 2대 강이란 티그리스와 유프라테스 강을 의미하며 '2대 강의 국가'란 이라크를 지칭한 표현이다.

알지하드라는 단체는 아랍어로 된 이 웹사이트에 “우리는 한국정부에게 평화의 땅 이라크에서 72시간 내에 철수할 시간을 부여한다”면서 “만약에 철수하지 않으면 2명의 인질들에게 ‘알라의 심판’이 내려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단체는 또 “오는 몇 시간내에 2명의 인질들 사진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으며, 이 내용의 발표 시점은 "이슬람력 1425년 11월 27일 목요일(서기 2005년 1월 6일)"로 돼 있다. 하지만 그후 문제의 사이트에는 인질들의 사진이 공개되지 않았다.

이규형 대변인은 그러나 이와 관련, "목요일과 서기 1월6일은 이슬람력으로 11월 25일이므로 날짜에 혼선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해, 긴장을 늦추지 않았다.

정부는 이같은 내용의 경고문을 9일 오후 대테러첩보부서를 통해 인지하게 됐으며, 알지하드라는 단체가 어떤 성격을 가지고 있는지를 파악중이다. 이 대변인에 따르면 이들 단체들은 계속 이름을 바꿔가며 활동하고 있으며 알지하드라는 단체 이름으로 내용이 게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하지만 이라크 알지하드 조직은 지난해 6월 김선일씨를 살해한 '유일신과 성전'에서 이름이 바뀐 단체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유일신과 성전'은 지난해 10월 알카에다에 충성서약을 한 뒤 '이라크 알카에다 지하드 조직'으로 이름을 바꿨고 이 이름에서 알카에다를 보통 빼고 표현하고 있으며 이들이 공개한 웹사이트 '알이자'는 이라크 알카에다 지하드 조직의 공식 웹사이트인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정부, “자이툰 및 현지교민 안전 확인”. 무단입국 가능성에 촉각 **

정부는 이에 따라 이라크 내 교민 현황과 안전여부를 긴급 점검하고 나섰다. 이와 관련 이 대변인은 “현재 이라크 대사관과 아르빌 사무소가 파악하고 있는 교민상황에는 이상은 없으나 그 외 무단입국한 한국인이 있는지 모든 가능성을 확인중에 있다”고 밝혀, 만약 무장단체 주장대로 한국인이 납치됐을 경우 이라크 무단입국한 선교사 등일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이라크에는 현재 3천6백명의 자이툰 부대원과 아르빌 자이툰 부대내에 63명의 교민이 체류하고 있으나 이들의 신변안전은 모두 확인된 상태다. 군 당국은 그러나 만일의 사태에 대비 이라크 현재 다국적군사령부와 이라크 주변국 등을 통해 사실 여부를 확인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또 첩보를 입수한 즉시 최영진 외교부 차관을 반장으로 하는 긴급대책반을 구성, 24시간 상황 대처 체재로 돌입했으며 9일 밤 국가안전보장회의(NSC)와 외교통상부는 각각 긴급대책회의를 가졌다.

***제시 시한 지나..신빙성 여부 주목**

그러나 이들 단체가 제시한 시한이 이미 ‘산술적’으로 지났고 몇 시간 내에 제공하겠다던 인질들 사진이 공개되지 않은 점에 비춰 신빙성이 낮다는 조심스런 평가도 나오고 있다.

이규형 대변인은 이와 관련 “산술적으로 72시간이 지나갔다고 볼 수 있다”면서 “아직 인질에 대한 사진을 제공한 흔적은 발견하지 못했고 알자지라 등 현지 언론에도 이같은 내용이 보도된 것은 없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위협의 신빙성을 확실히 말하기는 곤란하지만 다만 홈페이지에 게재됐으므로 관련사항을 철저히 체크하고 확인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이와 관련 아랍어 전문가에 의뢰해 일관성, 문장 스타일, 철자법 오류 등에 대한 검증을 실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지난 연말 이라크 수니파 저항단체인 ‘안사르 알순나’가 성탄절과 연말연시를 이용 자이툰 부대에 대한 차량폭탄공격을 지시했다는 첩보가 입수된 바 있고, 실제로 지난 5일에는 자이툰 부대가 주둔중인 아르빌 시내에서 미군들의 소탕작전으로 저항세력 용의자 여러 명을 체포한 바 있어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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