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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외로운 의인' 김승민씨 손 들어줘

금감원 고발에 '혐의 없음' 판정, 윤증현 금감원장 사과만 남아

금융감독원에 카드사의 불법 사실을 공익제보한 뒤 회사에서 해고당하고, 언론 보도를 이유로 금감원으로부터 '명예 훼손'으로 고발까지 당한 김승민씨의 억울함이 일부 해소됐다. 검찰은 최종적으로 "금감원의 고발이 근거가 없다"며 사건을 종결했다.

***검찰, "금감원 김승민씨 고발 근거 없다"**

서울 중앙지방검찰청은 29일 "금감원이 김씨에게 제기한 '허위사실 제공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는 ‘혐의 없음'으로 28일자로 종결됐다"며 "김씨에게도 같은 내용을 통보했다"고 밝혔다. '혐의 없음'은 금감원의 김씨에 대한 고발이 근거가 없는 것임을 검찰이 공식적으로 확인한 것이다.

사실 이번 검찰의 조치는 이미 예견된 것이었다. 이미 경찰이 금감원의 김씨에 대한 고발에 대해서 '무혐의' 판정을 내리며 김씨 손을 들어준 적이 있기 때문이다. 이번 검찰 수사는 금감원이 경찰 판정에도 불구하고 다시 검찰에 진정을 낸 데서 비롯된 것이다.

김씨는 30일 <프레시안>과의 전화통화에서 "오전 중으로 검찰에 가서 결과 확인서를 발급할 예정"이라며 "큰 부담을 내려 놓아서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씨는 "이제 윤증현 금감원장이 사과하는 일만 남았다"며 "윤 금감원장이 잘못을 깨끗이 인정하는 것이 오히려 금감원을 돋보이게 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김씨는 우리은행의 1백% 자회사인 우리신용정보(당시 우리카드의 자회사)에서 근무하던 중 우리카드 등 카드사들이 연체율을 낮추기 위해 고객 동의 없이 조직적으로 대규모 대환대출(연체를 대출로 전환하는 것)을 알고, 이를 2003년 9월1일 금감원에 고발했다.

하지만 금감원이 김씨의 신원을 우리카드에 알려주면서 동생과 함께 해고당한 뒤 1년이 넘게 심한 고통을 겪어 왔다. 특히 금감원과 우리카드는 김씨를 명예 훼손과 '무고죄' 등으로 고발했으나 이번 검찰의 판정으로 모두 다 근거 없는 트집 잡기였음이 드러났다.

***"공익제보자 연대해 또 다른 '의인'들 보호할 것**

한편 <프레시안> 등을 통해 알려진 김씨의 안타까운 사연을 접한 대한적십자사 공익제보자 등이 주축이 돼 사회의 부조리를 고발하고도 고난을 받고 있는 '의인'들을 보호하기 위한 모임이 꾸려질 예정이어서 주목된다.

적십자사 공익제보자 김용환씨는 "지난 9일 반부패국민연대가 주최한 투명사회기여상을 공동으로 수상한 자리에서 김씨와 같이 고통을 받고 있는 공익제보자가 아주 많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며 "김씨를 도울 방법을 고민하던 중 아예 불이익을 받고 있는 공익제보자들을 돕고, 앞으로 나올 공익제보자들이 마음 놓고 상담할 수 있는 모임을 꾸리기로 했다"고 추진 배경을 밝혔다.

이 모임은 앞으로 게시판을 만들어 공익제보자 연대 활동과 상담을 받고, 관련 단체들과 협조해 내보고발자 보호 프로그램 개발, 법제도 개선 등 활동을 할 예정이다. 이들은 29일 밤 안국동 느티나무 까페에서 첫 모임을 갖고 모임 명칭을 비롯한 구체적인 내용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는 감사원 비리를 폭로한 이문옥 전 감사관, 군부재자 투표 부정을 폭로한 이지문씨, 용화여고의 부당한 학교 운영을 고발한 진운용씨 등 공익제보자들과 반부패국민연대, 아름다운 재단 관계자 등이 참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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