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란 휴전 만료를 앞두고 1차 회담에서 미 대표단을 이끌었던 JD 밴스 미 부통령의 출국 여부가 회담 재개 여부를 놓고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이에 관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거듭 잘못된 정보를 제공해 혼란을 초래했다. 양국이 대외적으로 강경한 태도를 유지 중인 가운데 물밑에선 협상 재개 조짐이 보인다는 보도도 나온다.
20일(이하 현지시간) 미 매체 <악시오스>는 미 소식통 3명을 인용해 JD 밴스 미 부통령이 늦어도 21일 오전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로 출발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밴스 부통령은 지난 11~12일 이슬라마바드에서 열린 미·이란 1차 협상에서 미 대표단을 이끌었다. 2차 협상 장소도 이슬라마바드로 예상되는 상황이다.
<악시오스>는 20일 백악관이 내내 이란이 이슬라마바드로 협상팀을 보낼 거라는 신호를 기다렸다고 전했다. 한 소식통은 이란혁명수비대가 협상가들에게 미국의 봉쇄 해제 없이 대화는 없다는 더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라고 압력을 가하며 결정이 지연됐고 반면 파키스탄, 이집트, 튀르키예(터키) 중재자들은 이란에 협상에 참여하라고 촉구하는 중이었다고 설명했다. 이 소식통은 이란팀이 최고지도자의 청신호를 기다렸고 20일 저녁에 신호가 나왔다고 덧붙였다.
미 CNN 방송도 이 계획에 정통한 소식통들을 인용해 밴스 부통령이 이란과의 최신 협상에 참석하기 위해 21일 워싱턴을 떠나 파키스탄으로 출발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CNN에 따르면 소식통들은 미국과 이란 대표단의 2차 회담이 현재로선 22일 이슬라마바드에서 열릴 계획이지만 양쪽의 격한 공개 발언이 계속되고 있어 상황이 유동적이라고 설명했다. CNN은 백악관이 "대표단이 곧 출발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언제인진 불확실하다"고 밝혔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블룸버그>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휴전이 "워싱턴 시간으로 수요일(22일) 저녁"에 종료된다고 밝혔다. 지난 7일 트럼프 대통령은 2주간 휴전을 발표하며 정확한 휴전 종료 기일을 명시하지 않았다. <악시오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휴전을 사실상 하루 연장한 것으로 봤다.
밴스 부통령 출국이 협상 성사 징후 중 하나라는 분석이 나온다. 카타르 알자지라 방송은 "부통령이 이슬라마바드까지 날아갔는데 상대 쪽이 나타나지 않는다면 보기 좋지 않을 것"이라며 "그래서 JD 밴스가 실제로 이슬라마바드로 향하고 있다는 공개적 움직임이나 명확화가 있을 때까지 회담은 보류된 상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밴스 부통령 이동이 "이란 쪽이 파키스탄에 올 것이라는 단서가 돼 줄 것"이라고 봤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부정확한 발언 탓에 밴스 부통령의 회담 참석 및 출발 여부가 혼란에 빠지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일 미 <뉴욕포스트>와 인터뷰에서 밴스 부통령이 협상 준비를 위해 이슬라마바드로 "지금 향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워싱턴포스트>(WP)는 이날 몇 시간 뒤 밴스 부통령 차량 행렬이 백악관에 모습을 드러냈다고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이에 행정부 당국자들이 트럼프 대통령 발언을 바로잡기 위해 분주히 움직였고 취재진에 익명을 전제로 부통령이 21일에 출발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9일 미 MS나우 방송에 밴스 부통령이 2차 협상엔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이날도 백악관 당국자들이 이 발언을 바로잡기 위해 애썼으며 취재진에 밴스 부통령이 이슬라마바드 대표단을 이끌 거라고 비공개적으로 해명했다고 덧붙였다.
CNN은 "트럼프의 부정확한 발언은 바쁜 대통령의 사소한 실수로 축소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는 지난 한 주간 가속된 양상이다. 바로 대통령이 이란 전쟁 관련한 가장 기본적 사실에서도 부정확하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방송은 트럼프 대통령이 밴스 부통령에 대해서 뿐 아니라 지난 17일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다시는 폐쇄하지 않기로 합의했다"고 소셜미디어에 게시하는 등 협상 관련 훨씬 실질적인 정보에서도 부정확한 발언을 지속해 왔다고 지적했다. 방송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전쟁 관련 고의적으로 대중을 속이고 있는 것이든 반복적으로 정보를 알지 못했거나 잘못된 정보를 받았든, 그의 빈번한 거짓말로 인해 이란이 막후에서 어떤 말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 그의 발언을 믿는 게 불가능해졌다"고 지적했다.
외신은 이란 내부에서 협상 참여에 대한 긍정적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20일 <로이터> 통신은 이란 고위 당국자가 이란이 협상 참석을 "긍정적으로 검토중"이라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이 당국자는 중재국인 파키스탄이 미국의 이란 해상봉쇄를 해제하고 이란의 참여를 보장할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파키스탄 안보 소식통에 따르면 아심 무니르 파키스탄군 총사령관이 트럼프 대통령에 이란 해상봉쇄가 회담에 걸림돌이 된다고 말했고, 트럼프 대통령이 해제를 고려하겠다고 약속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사안에 정통한 두 소식통을 인용해 이스라엘과 레바논의 2차 대사급 회담이 23일 워싱턴에서 열릴 예정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지난주 레바논 임시 휴전 합의로 미·이란 협상 재개 기대감이 크게 높아진 바 있다. 레바논 당국자는 신문에 회담 초점이 열흘로 설정된 휴전 기간 연장에 맞춰질 예정이라고 전했다.
다만 양쪽의 공개적 입장엔 변함이 없다. 주한이란대사관은 21일 언론 브리핑 자료를 통해 "이란 공식 당국은 이슬라마바드의 2차 협상 참석 관련해 어떤 입장도 밝히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이 이샤크 다르 파키스탄 외무장관과의 통화에서 "미국의 도발적 행동과 반복된 휴전 위반, 특히 이란 상선에 대한 위협과 행동이 외교적 과정 지속에 심각한 걸림돌"임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1차 협상에서 이란 대표단을 이끌었던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의장은 21일 소셜미디어를 통해 "위협의 그림자 아래서 협상을 받아 들이지 않겠다"며 "지난 2주간 우린 전장에서 새 패를 펼칠 준비를 갖췄다"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일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란 해상봉쇄가 "협상이 타결되기 전까지 해제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1차 세계대전은 4년3개월14일, 2차대전은 6년1일, 한국전쟁은 3년1개월2일, 베트남전은 19년5개월29일, 이라크전은 8년8개월28일 동안 지속됐다"며 "상대적으로 빠르게" 진행될 것이지만 이란 전쟁에서 "시간은 내 적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