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게 엎드리면 보인다 거기 갯벌의 바다 무릎꿇지 않으면 귀기울이지 않으면 보이지 않는다 그 너른 품안의 젖을 먹고 살아가는 말뚝망둥어 한 마리 새똥 같은 따개비 하나 작고 여린 생명들 어찌 보이겠는가 진실로 무릎꿇고 기도하지 않은 자들이 온전히 비우며 엎드려 절하지 않은 자들이 이 땅에 금을 그은 조국의 분단을 팔아 배부른 자들이 이제 또다시 저 바다에 금을 긋고 있다 금을 그어 막고 있다 제발 귀기울여다오 갯벌의 바다가 토하는 저 신음을 죽어 가는 생명들의 외마디소리 이대로 외면한다면 어찌 우리에게 푸른 내일이 있겠는가 산다는 것은 함께 한다는 것 제자리에 온전히 있게 한다는 것 바다가 바다로 갯벌이 갯벌로 살아가게 한다는 것 대체 누가 저 바다에 금을 긋는 것이냐 생명의 바다를 가로막는 것이냐
- 약력: 전남 법성포 출생. 1984년 「시인」을 통해 작품활동 시작. 시집 『세상의 길가에 나무가 되어』『그 숲에 새를 묻지 못한 사람이 있다』『다만 흘러가는 것들을 듣는다』 『적막』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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