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끝내 45달러 돌파, "50달러도 시간문제"

이라크 사태 악화가 최대원인, 이라크 남부 석유수출 반감

국제유가가 끝내 배럴당 45달러 벽마저 넘어섰다. 끝없는 고공행진이다.

12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중질유(WTI) 9월 인도분은 전날보다 배럴당 70센트(1.6%) 오른 45.50달러로 거래를 마감했다. 유가는 장중 45.75달러까지 올라 지난 83년 선물거래 이후 장중,장종가 모두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장중 한때 45달러선을 넘은 적은 있으나, 종가가 45달러를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북해산 브렌트유 9월 인도분도 런던 국제석유시장(IPE)에서 배럴당 76센트(1.8%) 오른 42.33달러로 역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며 거래를 마감했다.

석유시장에서는 '심리적 저항선'으로 여겨져온 45달러 벽까지 무너짐에 따라 국제유가가 50달러 고지를 향해 고공 행진을 계속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이날 유가가 45달러 선을 넘어선 것은 미국이 이라크 남부 나자프의 무장저항세력에 대해 대대적 소탕작전에 나서고 이에 맞서 무장저항세력의 지도자인 알 사드르가 남부 유전폭파를 경고하면서 실제로 남부 이라크의 석유수출이 절반가량 줄어들어드는 등 이라크 사태가 격화됐기 때문이다.

바클레이즈 캐피털의 칼 래리 에너지선물 거래인은 블룸버그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곧 유가가 배럴당 50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러시아 유코스 사태와 베네수엘라 정정 불안 등 기존의 악재들이 여전한 가운데 나자프에 대한 미군과 이라크 정부군의 공세로 이라크 석유생산 차질 우려가 고조되고 있으며, 걸프만에 몰아닥친 폭풍으로 미국의 주요 석유업체의 생산까지 일시 중단되는 등 돌발 악재까지 겹쳐 수급불안은 더욱 가중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게다가 OPEC의 증산 의지도 이제는 시장에서 큰 의미를 두지 않을 정도로 영향력을 잃어가고 있어 국제유가가 50달러로 돌진하는 데 제동을 걸 만한 요인들을 찾기 어렵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