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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정부, 일본의 평화헌법 개정 촉구 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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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정부, 일본의 평화헌법 개정 촉구 파문

아미티지 “日평화헌법 9조, 미-일 동맹 저해”, 日군사대국화 지지 발언

리처드 아미티지 미 국무부 부장관은 21일(현지시간) "(집단적 자위권을 허용하지 않는) 일본의 평화헌법 9조는 미-일 동맹관계를 저해하고 있으며 일본의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진출에 방해요소"라고 밝혀 노골적으로 일본 헌법 개정을 요구하고 나섰다.

미국의 동북아 전략에 따라 일본의 군사대국화를 용인하려는 속셈을 그대로 드러낸 것이다.

***美 아미티지, "日 평화헌법 9조, 미-일 동맹 저해"-"군사력 전개해야"**

마이니치신문 등 일본 언론들은 22일 워싱턴발로 아미티지 부장관이 미국을 방문중인 나카가와 히데나오 일본 자민당 국회대책위원장과 미 국무부에서 만나 "헌법 문제는 일본 자신이 결정하는 문제"라면서도 "일본 헌법 9조는 미-일 동맹 관계를 방해하고 있다"며 헌법 개정을 강하게 요구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고 보도했다.

나카가와 위원장에 따르면 아미티지 부장관은 이날 약 40분간 회담을 가진 자리에서 "개인적인 견해"라면서도 "우리는 일본의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진출을 강력하게 지지해왔지만 이사국에 들어가면 국제적 이익을 위해 군사력을 전개하지 않으면 안된다"며 "그것을 할 수 없다면 상임이사국 진출은 어렵다"고 말해 노골적으로 일본 헌법 개정을 부채질했다.

아미티지 부장관은 또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행사 문제와 관련해서도 "집단적 자위권을 포함한 유엔헌장과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에도 이미 언급돼 있다"며 "일본 국민은 이미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용인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일본 평화헌법 9조는 '무력이나 전쟁을 통한 국제분쟁 해결을 포기한다'고 명기, 그동안 일본이 '우호국이 공격받는 경우 자국이 공격받는 것으로 간주 대응한다'는 '집단적 자위권'을 보유하지 않는다는 근거 조항으로 해석돼 왔다.

이같은 발언은 "헌법 재검토 논의를 시작하지 않으면 안되는 시점에 왔다"며 "침략전쟁은 부정하면서도 국가의 독립과 안전을 지키기 위한 전력은 보유함으로써 국제사회 평화와 안전을 추구한다"는 나카가와 위원장 발언에 뒤이은 것이다.

나카가와 위원장은 지난 19일 미 허드슨 연구소에서 전력보유와 무력행사를 금한 일본 헌법 9조를 "다른 나라에의 침략은 부정하되 군사력과 집단적 자위권 보유는 명기하는 방향으로 고쳐야 한다"고 주장했었다.

***일본 헌법 개정 부추겨, 미 동북아 전략따라 일 군국주의화 용인**

아미티지 부장관의 이같은 발언은 창당 50주년인 2005년 가을까지 개헌안 초안을 마련키로 한 일본 집권 자민당 유력인사들이 최근 워싱턴에서 잇따라 '개헌론 공론화'를 겨냥한 발언을 쏟아내며 '국제적 개헌 반감'을 희석시키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으로 자민당의 이런 분위기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자민당과 제1야당인 민주당은 최근 국민의 개헌지지 여론 속에 모두 개헌 쪽으로 방향을 잡고 각각 내년 말과 내후년 초까지 자체 개헌안을 만들기로 한 상태다.

일본 언론들도 "이날 발언은 일본내 헌법 논의가 높아지고 있는 것을 의식한 발언으로 내정간섭이라는 논란과 함께 여야당간 논의에 파문을 일으키게 될 것 같다"면서도 "헌법 개정 문제가 이미 터부가 아닌 상황이 된 데 따라 미국측의 솔직한 견해를 표현한 것으로 개정 기대감을 일본측에 명확하게 전하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아미티지 부장관은 그동안 일본에 집단적 자위권 행사 명시를 촉구하는 발언을 해 왔으나 이번 발언은 일본이 외교적 목표로 삼고 있는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진출과 직접적으로 연결지어 한 발언이라는 상당히 이례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또한 그의 이날 발언은 일본 헌법 개정을 단순히 이라크로의 자위대 파견에 한정한 것이 아니라 앞으로의 장기적인 법 정비를 요구하는, 미국측 의도를 강하게 드러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미국은 그동안 MD 문제 등에서 미-일 동맹을 강화, 동북아에서의 일본의 역할 확대를 통해 중국을 견제하려는 전략을 구사해왔는데 이같은 전략에 따라 이제는 노골적으로 일본의 군국화를 용인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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