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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박에 휘둘리는 황교안…유승민 "묻지마 통합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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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박에 휘둘리는 황교안…유승민 "묻지마 통합 안돼"

黃, 劉의 '3원칙' 수용 입장 밝히려다 철회…安측 "혁신 없이 통합 무의미"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통합추진위원회' 공식화 등을 통해 보수 통합 의지를 밝히고 있지만, 유승민 의원이 이끄는 새로운보수당과의 대화는 지지부진한 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다.

황 대표는 7일 오후 창당 인사차 예방한 하태경 새보수당 책임대표를 만나 인사를 나눴지만, 통합에 대한 구체적 논의는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공식 석상에서는 덕담만 오갔다. 황 대표는 하 책임대표를 접견하고 "창당을 축하드린다"며 "보수의 이름을 걸고 창당한 당이 그 역할을 통해서 국민들에게 사랑과 신뢰를 받는 그런 정당이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황 대표는 또 "하 의원과 한동안 같은 당에 있었었는데 참 많이 돌고 돌아서 이 자리에 같이 앉게 되니까 감회가 새롭다"며 "새보수당이 처음에 당원들과 함께 세웠던 뜻이 반드시 이루어져서 대한민국이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존중하는 헌법 가치에 따르는 나라로 함께 나아갈 수 있도록 힘을 보태 달라"고 했다.

하 책임대표는 "무너져가는 대한민국을 바로잡을 세력은 바로 우리 야당들이다. 그런 점에서 황 대표와 새보수당은 전적으로 같은 생각"이라면서도 "하지만 많은 국민들은 보수의 미래가 불안한 것에 대해 우려가 크다. 보수가 힘을 합쳐야 된다는 목소리도 많다"고 지적했다. 하 대표는 "보수개혁에 일로매진하면 반드시 한 길에서 만나게 돼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약 40분간 하 대표와 비공개 면담을 한 후 기자들과 만나 "큰 틀에서 같이 하자는 이야기였다"고 대화 내용을 소개했다. 기자들이 '유승민 의원의 보수통합 3원칙 관련 요청에 뭐라고 답했느냐'고 묻자 황 대표는 "우리의 목표는 문재인 정권의 폭정을 이겨내고 대한민국을 살리기 위해서 자유 우파가 힘을 합하는 것"이라며 "그 큰 틀에서 내가 생각하고 답변한 것이 당시 바른미래당(현 새보수당)에서 이야기했던 내용과 차이가 없다는 것을 이미 여러 번 밝혔다"고만 했다.

황 대표는 이날 '3원칙 수용 선언이 불발된 것이냐'는 질문에 "협의를 하면서 '이건 이렇게 하는 게 좋겠다'고 얘기하게 될 것인데 그런 부분에 대해서 2차례에 걸쳐 '내 생각은 어떻다', '다를 바가 없다'고 죽 말씀드렸다. 그 뒤에 다른 이름을 붙여서 이야기하면서 그게 있니 없니 하다 보면 논의가 쉽지 않다"고 했다.

그는 특히 '결과적으로 3원칙을 수용하는 것으로 보면 되느냐'는 질문에 "제가 이야기 안 한 것을 '수용했다'고 하고, 하지 않은 이야기를 '했다'고 하면 다음 이야기가 진전이 안 된다"고 부인하는 취지로 말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그러면서 "진정성을 가지고 자유 우파가 뜻을 합쳐서 문재인 정권을 극복하고 이겨내기 위해 통합이 필요하다"고 원론적 입장을 되풀이했다.

당초 황 대표는 이날 하 책임대표와의 만남을 전후해, 유승민 의원이 제기한 '보수재건 3원칙'(탄핵의 강을 건너자, 개혁보수, 불파불립)을 수용한다는 입장을 밝히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친박계 등 당내 반발이 거세자 이를 보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당 핵심 관계자는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밤새 친박 의원들이 황 대표에게 집중적으로 반대 의사를 표시한 뒤 황 대표가 (3원칙 수용 선언을) 하지 않는 것으로 했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앞서 이날 범보수진영 정당·시민단체 신년회와 헌정회 신년회에 각각 참석했으나, 이 자리에서도 통합과 관련해서는 원론적 언급만 했다.

유승민 "묻지마 통합 안돼…창당한 지 며칠 됐다고?"

새보수당 측에서는 한국당과의 통합에 선을 긋는 발언들이 나왔다. 유승민 의원은 이날 새보수당 대표단 회의에 참석한 후 기자들과 만나 "창당한 지 며칠 됐다고 그런 (보수통합) 논의에 휩쓸리기보다는 저희가 갈 길을 가는 게 맞다는 생각"이라며 "묻지마 통합으로는 국민 신뢰를 절대 받을 수 없다"고 말했다.

유 의원은 특히 황 대표와 자신이 최근 보수 통합 문제를 놓고 소통했다는 취지의 보도와 관련해 "다양한 채널에서 대화가 있었지만 '3원칙'에 대해 이야기한 것은 별로 없다"며 "12월 중순경 한국당 주호영 의원에 (협상) 책임을 맡기기로 했다는 전화 한 통 받은 게 (황 대표의 소통은) 마지막이었다"고 말했다. 유 의원은 황 대표의 '통추위' 제안에 대해서도 "아직 정식 제안을 못 받았다"며 "이야기를 들어보고 상의해 결정하겠다"고만 했다. 그는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와의 합작 가능성에 대해서는 "별다른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오신환 새보수당 공동대표도 대표단 회의에서 한국당을 겨냥해 "진정 통합을 바란다면 통합을 위해 무엇을 내려놓을지부터 생각했으면 좋겠다"고 꼬집으면서 "그저 총선에서 이겨야 하니까 대충 모일 사람들 모여 보라는 식으로 가면 통합도 안 되고, 설령 된들 같이 망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오 공동대표는 이날 불교방송(BBS) 라디오 인터뷰에서도 "단순히 그냥 합치고 숫자를 늘리는 그런 통합은 국민들이 동의하기가 어려울 것"이라며 "희생과 혁신이 동반돼야 된다. 그것을 전제하지 않으면 통합이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고 지적했다. 오 공동대표는 특히 "황 대표가 '통합을 해야 된다'고 계속 말하는 데 대해 저는 진정성이 있다고 보지만, 주변의 인물들이 모두 공통된, 합의된 움직임으로 보일 수 있을까 하는 측면은 물음표"라고 말하기도 했다.

안철수 측 "여당에 뒤쳐진 한국당, 혁신 없는 통합이 무슨 의미냐"

한편 한국당이 보수통합의 파트너 중 하나로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안철수 전 대표 측도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안 전 대표의 측근인 바른미래당 이태규 의원은 이날 교통방송(t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미 (안 전 대표가) 언론 인터뷰에서 말했지만, 지금 한국당은 여당에 비해 가치와 이미지 경쟁에서 완벽하게 뒤쳐져 있다"며 "그런 부분에 대한 전면적인 혁신이 없는 상태에서 통합이라는 그릇을 만드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자꾸 보수통합 이야기를 하는데, 이미 안 전 대표는 새로운 정치 패러다임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했다"며 "현재의 한국당이 보여 주는 모습 속에서 지금 말씀하시는 그런(통합의) 가능성이 있겠는가 하는 부분을 제가 확신할 수 없다"고 이같이 말했다.

이 의원은 안 전 대표의 향후 정치 진로와 관련해 "세 가지 현실적 선택지(바른미래당 잔류, 신당 창당, 보수통합 합류)를 뛰어넘는 다른 방법이 더 만들어질 수도 있다"며 "어떤 '그릇'을 선택하고 만드느냐보다, 어떤 '내용'이 만들어지느냐가 안 전 대표 입장에서는 더 우선적 고민 과제"라고 했다.

이 의원은 다만 "안 전 대표도 '통합 이전에 먼저 혁신을 해야 된다'고 했는데 이미 오랜 기간 혁신(필요성)이 제기됐음에도 제자리 상태"라면서도 "'당 밖 통합 추진'이니 하는 부분도, 이미 내용적으로는 제가 직·간접적으로 오래 전에 제안을 전해들은 바가 있는데 그보다도 구체성이 떨어지는 내용들이다. 그래서 그것은 좀 지켜봐야 하는 것"이라고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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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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