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이언주·이정현·이재오와 손 맞잡겠다"

黃 통합추진위 공식화…안철수 "야권, 통합 아니라 혁신이 우선"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범(汎)보수 통합을 다시 제안하며 이언주·이정현 의원의 신당과 이재오 전 의원이 추진히는 '국민통합연대'와 합작을 하겠다고 했다. 단 '기존의 모든 자유민주주의 정당들은 물론'이라고 했을 뿐, 유승민 의원이 이끄는 새로운보수당이나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의 이름은 공식 석상에서 언급하지 않았다.

황 대표는 6일 한국당 최고위원회의에서 "통합추진위원회(통추위)를 만들고자 한다. 통추위는 '이기는 통합'의 플랫폼이 될 것"이라며 "누구나 뜻을 함께하는 이들이라면 폭넓게 참여하고, 의견을 내는 통추위가 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 대표는 "통합 없이는 절대 이길 수 없다"며 "사람들은 통합을 열망하고 있고, 이 나라를 망치려는 사람들은 통합을 두려워한다. 더 이상 통합을 늦출 어떤 명분도 이유도 없다"고 강조했다.

황 대표는 "특정 정당, 특정 인물의 문제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라며 "한국당이 앞장서서 통합의 물꼬를 트겠다"고 했다. 그는 "기존의 자유민주주의 진영 정당들은 물론이고 이언주·이정현 의원이 추진하는 신당, 국민통합연대와 소상공인 신당 등 모든 자유민주 세력과 손을 맞잡겠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이날 안철수 전 대표가 언론 인터뷰에서 보수 통합에 부정적 의견을 밝힌 데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받고 "무너져 가는 대한민국을 살리기 위해 다함께 뭉쳐야 한다"며 "대승적 차원에서 협력해 나가고 통합을 이뤄가야 한다"고 답했다.

통합을 위해서는 당 지도부가 기득권을 내려놔야 한다는 지적이 당 안팎에서 나오고 있고, 통추위를 당 내부가 아닌 외부에 둬야 한다는 홍준표 전 대표 등의 주장이 있는 데 대해 황 대표는 "다양한 의견이 있다. 차근차근 논의하겠다"면서 "행동으로 보여드리겠다. 설명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

전날 새로운보수당이 국회 의원회관에서 창당대회를 열고 새출발을 선언했지만, 대회장에는 청와대·여당에서 온 축하 사절과 화환은 있었던 반면 한국당에서는 사람도 꽃도 보내지 않았다.

안철수 전 대표는 6일자 <조선일보> 서면 인터뷰에서 "문재인 정부의 정치 위기는 분열적 리더십과 이념에 찌든 낡은 정치 패러다임, 기득권 정치인들의 득세 때문"이라며 "선거에 이기려 하는 이미지 조작에만 능하고 민생 문제 해결보다는 국민 세금으로 자기편 먹여 살리기에만 관심이 있다"고 집권세력을 비판하면서도 "혁신 없는 제1야당으로는 현 정권의 실정을 막을 수 없다"고 한국당도 비난했다.

안 전 대표는 "야권은 통합이 아니라 혁신이 우선"이라며 "진영 간 우열은 확실하게 좌파로 넘어갔다. 진영 대결을 할수록 현 집권세력이 유리하다. 왜 그런 불리한 대결 구도에 스스로 빠져들려 하는가"라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황교안 대표와 유승민 의원이 접촉해 오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직간접으로 있었지만 개의치 않았다. 지금 내 고민의 영역은 아니다"라고 했다.

하태경 새보수당 책임대표는 이날 문화방송(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안 전 대표의 인터뷰 내용에 대해 "저희랑 생각이 비슷하다"며 "저희도 혁신, 개혁이라는 화두를 들고 당을 만들었지 않느냐"고 했다. 하 대표는 "보수가 살려면 한국당이 일단 문 닫아야 된다. 한국당이 기득권 내려놓고 보수가 '헤쳐모여'를 해야 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한편 안 전 대표는 앞서의 인터뷰에서 "국가의 미래를 봤을 때, 민주당의 확장에 반대하고 한국당은 개혁돼야 한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안 전 대표는 2012년 대선 출마 때부터 "현 집권세력(당시 새누리당)이 어떤 정치적 확장성을 가지는 것에도 반대한다"고 말해왔다. 이는 그를 당시의 야권 인사로 분류하게 하는 근거가 됐었다.

그러나 새정치민주연합(현 더불어민주당) 창당과 탈당, 2016년 총선과 2017년 대선을 거치며 안 전 대표의 '주적'은 이명박·박근혜 정부 집권세력에서 문재인 정부 집권세력으로 바뀌어가게 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