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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쇼크', 이제 시작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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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쇼크', 이제 시작일 뿐이다

[중국 과열경제 분석] 중국지도부 "한국 IMF사태 재연 막자"

'중국 쇼크'가 29일 한국 금융시장을 강타했다. 과연 일시적 현상인가, 아니면 이제 시작인가. 불행하게도 답은 후자라는 쪽이 지배적이다.

***중국, 소비 크게 웃도는 과잉투자-생산**

중국 상무부는 27일 올 1.4분기 국내상품시장 운영상황을 발표했다. 소비는 전반적으로 호조를 보이고 있으나, 고정투자 증가율이 소비증가율보다 무려 30%포인트나 높아, 과잉투자에 따른 수요공급 불균형이 뚜렷했다.

28일 <국제상보(國際商報)>에 따르면, 1.4분기의 사회소비품 소매총액은 1조2천8백30억6천만위안으로 전년동기 대비 10.7% 증가했다. 월별로는 1월과 3월이 각각 11.8%, 2월이 11.1% 늘어, 2001년이래 최고 증가율을 기록했다.

이처럼 소비가 순조롭게 증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중국정부가 단호한 긴축정책을 선언하고 나선 것은 소비 증가율을 크게 웃도는 고정자산 투자 및 공업생산 증가 때문이다. 1.4분기에 고정자산 투자는 전년동기대비 43%, 공업생산은 17.7% 증가해, 소비 증가율에 비해 각각 32.3%포인트, 7%포인트나 많았다. 요컨대 소비와 투자-생산간의 균형이 현저히 깨지고 있는 것이다.

소비에서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인 것은 자가용 승용차와 분양주택으로, 각각 매출이 44%나 급증했다. 전화통신업의 매출도 14.6% 증가했다.

유통업에서는 전자상거래와 물류코스트 인하에 의해 체인 대형점의 신장세가 두드러졌다. 상해와 베이징의 주요 체인 대형점 10곳의 1.4분기 매출액은 37.2%나 증가했다.

***내륙지방과의 격차 확대, 곡물값 급등으로 체제불안 가중**

지역별로는 동부 해안부의 사회소비품 소매총액이 7천9백58억2천만위안으로 전체의 60.9%를 차지했다. 신장률도 12.7%로 전국 평균치 10.7%를 상회해, 동부 해안부가 중국전체의 소비를 견인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동시에 내륙지방과의 격차가 나날이 확대되고 있음을 입증했다. 내륙지방과의 격차 확대에 따른 정치불안 심화를 우려하고 있는 중국정부가 서둘러 긴축이 나선 이유중 하나다.

이같은 과열성장은 인플레이션 우려도 크게 확산시키고 있다.

특히 중국에서는 곡물가격이 급등하면서 식품가격도 상승하고 있다. 1.4분기의 곡물가격은 무려 20.7%나 급등했고, 육류 가격은 15.7%, 계란은 13.4% 올랐고 수산물값도 6.7% 올라 소비가격 전체를 크게 끌어올렸다. 1.4분기의 소비자 물가는 전년동기대비 2.1~3.2% 올라 소비 증가와 함께 중국에서 인플레 우려를 크게 확산시키고 있다.

이밖에 광둥성을 위시한 중국 해안부의 아파트값 폭등은 인플레 위협을 가중시키는 동시에, 가진자와 서민들 사이의 빈부격차를 급속히 확대시키고 있다.

<중국상보>는 "소비자물가가 상승을 계속하면 인플레 위협이 현재화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국정부가 이처럼 인플레를 우려하는 가장 큰 이유는 '체제 불안' 위험성 때문이다. 가뜩이나 한곳으로 부가 편중되면서 소외계층의 불만이 큰 마당에 인플레까지 발생해 기층민중의 삶이 흔들릴 경우 체제 자체가 크게 위협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 수뇌부 "한국의 IMF사태, 중국서 발생해선 안돼" 단호**

중국경제는 1.4분기에 9.7%의 고성장을 이룩했다. 이 추세가 계속간다면 2.4분기에도 9%대 고성장이 예상된다는 게 지배적 관측이다.

국내 수출기업들이나 정부 일각에서는 이같은 중국의 고성장을 반가워했다. 내수경제가 극심한 장기불황의 늪에 빠져 있는 상황에서 그나마 우리나라의 최대수출시장인 중국경제가 초호황을 구가하면서 1.4분기 한국에 '단군이래 최대의 수출호황'을 안겨주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국 지도부는 소비를 크게 웃도는 과잉투자로 나타난 고성장을 반기지 않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이같은 과잉투자가 중국경제의 최대 아킬레스건인 '금융 부실' 심화로 나타날 것을 우려하기 때문이다. 중국 지도부는 "97년 한국의 IMF사태가 중국에서 결코 발생해서는 안된다"는 분명한 인식을 하고 있다. 중국에서 IMF사태가 발발하면 중국경제의 주도권은 물론, 중국의 정치적 독립성마저 미국 등으로부터 위협받을 수 있다는 판단하에서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이에 이미 지난해초부터 과잉투자에 의한 고성장의 위험성을 경고하며 '연착륙'을 시도했다. 그러나 그해 3월 사스가 발생하면서 중국경제에 위기감이 생기자 지지부진해졌고, 그후 중국경제는 지방정부의 경쟁적 과잉투자와 상업은행의 무분별한 대출 확대로 고성장 행진을 거듭해 지금의 상황에 이르렀다.

***한국경제, 심각한 자기반성과 구조개혁 시급**

중국경제상황의 급변은 앞으로 한국경제에도 커다란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29일 주가 폭락과 '핫머니 이탈'은 작은 신호탄에 불과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한국은행의 한 고위관계자는 "중국정부가 과열경기를 진정시키기 위한 긴축정책에 나설 것은 100% 분명하다"고 단언했다. 그는 "단지 중국정부의 고민은 과열경기를 과도하게 진정시킬 경우 실업이 증가하면서 체제불안이 생길 것을 우려해 완급을 어떻게 조절하느냐일뿐"이라며 "중국시장에 모든 것을 걸다시피 하고 있는 한국 수출기업들에게 적잖은 영향이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중국경제의 과열이 가라앉을 경우 국제원자재값이 하락하는 등 우리경제에 유리한 점도 있겠으나 워낙 한국수출의 중국시장 의존도가 높은 만큼 한국경제에도 마이너스 영향을 줄 게 분명하다"며 "한곳에 쏠리지 않고 세계시장 전체에서 경쟁력을 지닌 기업들을 만들지 못한다면 앞으로 한국경제는 계속해 중국의 경제상황에 따라 요동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국 경제주체들의 심각한 자기반성과 구조개혁이 요구되는 비상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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