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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통위원 3명, '이헌재 사단'이 대거장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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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통위원 3명, '이헌재 사단'이 대거장악

한은직원들 '맏형'격인 박철 고문 배제에 분노

한국은행의 금리결정기구인 금융통화위원회 위원 3명이 내정됐다. 금통위원은 임기 4년의 차관급 자리다.한국은행은 21일 공석중인 신임 금융통화위원 3자리에 이성남 국민은행 감사, 이덕훈 전 우리은행장, 강문수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 연구위원이 내정됐다고 발표했다.

***한은 노조, "특정인맥, 한은 무시 인사"**

이성남 감사는 금융감독위위원회가, 이 전 행장은 한국은행이, 강 연구위원은 재정경제부가 각각 금통위원으로 추천했다. 이들 내정자는 행정자치부를 거쳐 고건 대통령 권한대행이 공식 임명하는 절차를 밟게 될 예정이다.

이성남 감사는 시티은행 출신으로 금융감독원 부원장보를 역임했고 첫 여성 금통위원이라는 기록을 세우게 됐다. 이덕훈 전 행장은 KDI 출신으로 대한투자신탁 사장을 거쳐 최근까지 우리은행장을 역임했으며, 강문수 연구위원은 한국은행 출신으로 미국 스탠퍼드 대 경제학과 교수를 지내고 98년부터 KDI에서 활동해왔다.

이들은 지난 4월16일자로 퇴임한 이근경(재정경제부장관 추천), 김원태(한국은행 총재 추천), 남궁훈(금융감독위원회 위원장 추천) 전 금융통화위원회 위원의 후임이다.

금융계에서는 이 감사와 이 전 행장이 이른바 '이헌재 사단'으로 분류되고 있다는 점에서 이헌재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의 영향력이 이번 인사에 강하게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때문에 한국은행 노조(위원장 배경태)는 즉각 "재정경제부의 한은 장악 음모"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이날 한은 노조는 성명서를 통해 "후임 금통위원으로 정부관료가 배제되고 민간출신으로 내정된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향후 금통위원으로서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것을 기대한다"면서도 "그러나 특정인맥의 사람이 금통위원으로 내정돼 재경부가 우회적으로 금통위를 장악하려는 음모가 아닌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또한 한은 노조는 "이번 금통위원 추천 과정이 한은법상 정해진 절차에 따르지도 않았다"고 지적했다. 노조에 따르면 이번 금통위 인사는 ▲인물의 적합성 여부보다는 지역 안배를 고려하는 정치적 판단 ▲자기 조직 출신을 추천해서는 안된다는 문제를 피하기 위한 교차 추천 ▲한국은행의 독립성 완전 무시 등 많은 문제를 안고 있다.

***추천 기관들, 청와대와 물밑 협상으로 내정**

당초 유력 후보로 거론되던 인사들이 모두 탈락되고 5일째 공석으로 남아 있는 사태가 빚어진 것도 이러한 인선 갈등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자기 조직 출신을 추천했다는 비난을 피하기 위해 재정경제부는 금융감독위원회 쪽 인물을 추천하고 금감위는 재경부 출신을 내세우는 교차 추천을 하는 촌극도 벌어졌다.

지난해 한국은행법 개정으로 금통위원 추천권을 갖게 된 한국은행은 내부 구성원들의 뜻을 모아 한은총재가 박철 고문을 강력히 추천했으나 무시된 것에 대해서도 분노하고 있다.

한은 전 부총재였던 박철 고문은 한은내에서 '맏형' '차기 한은총재 0순위'로 불릴 정도로 직원들의 신뢰가 절대적이며, 한은 부총재 재직시절 재경부로부터 '독일병정'이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재경부와 금리 정책 등을 둘러싸고 원칙적 대응을 해온 것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박 고문이 PK출신으로 PK출신이 너무 많아서는 안된다는 '지역적 안배'에 따라 배제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은은 이와 관련, 과거의 관례를 깨고 이번에는 한은총재 추천도 '복수추천'을 하도록 한 대목에 대해 반발하고 있다.

한국은행법 시행령 제11조는 한국은행이 금통위원으로 추천된 후보에 관한 서류를 재경부와 금감위에서 접수받아 행정자치부에 송부하면 대통령이 내부 논의를 거쳐 임명하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이 절차도 무시됐다는 게 한은측 주장이다.

때문에 한은 안팎에서는 정치적인 중립성이 요구되는 기구에 정치적 고려로 인사가 이뤄진 후유증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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