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FT "삼성전자는 뜨겁고, 노키아는 시들고 있다"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FT "삼성전자는 뜨겁고, 노키아는 시들고 있다"

"한국의 세계최강 통신시장, 소비욕 강한 젊은층이 강점"

삼성전자가 유럽 휴대폰 시장에서 사상 처음으로 두 자리수 점유율을 달성하는 등 무서운 성장세를 거듭하면서 유럽언론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올해 1.4분기에 서유럽 휴대폰 시장 점유율은 13∼14%대로 집계됐다. 지난해만 해도 서유럽에서 삼성전자의 시장점유율은 연 8.1%에 그쳐 전세계 휴대폰 시장점유율 10.8%에 못미치는 약세였다.

이는 세계 1위의 핀란드 노키아가 유럽 시장을 지키고 있고 유럽은 GSM 방식의 이동통신을 채택하고 있는 곳이기 때문이었다. 지난 해 4.4분기 기준으로 노키아의 점유율은 45.4%였고, 그 뒤를 이어 지멘스가 19.5%였고, 다음이 삼성전자였다.

그러나 유럽 시장에서는 지금 삼성전자가 올해 1.4분기에 2천9만대라는 사상 최대의 휴대폰 판매 실적을 기록하며 두자리 숫자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하자, 유럽에서는 "향후 노키아를 따라 잡을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일대 사건"으로 높게 평가하고 있다.

***FT, "고가 휴대폰 시장은 이미 삼성전자 차지"**

영국의 파이낸셜 타임즈(FT)는 이와 관련, 20일(현지시간) 삼성전자의 거센 도전에 노키아는 시간이 지날수록 침몰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망기사를 내놓았다.

FT 분석에 따르면 노키아가 삼성전자에게 밀리는 이유는 복합적이다.

우선 노키아는 가장 강점인 디자인에서부터 삼성전자에게 밀리고 있다. 디자인이라는 단순히 겉모양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모양은 기능을 따른다"는 현대 디자인의 기본원칙에서 삼성전자에게 뒤쳐지고 있다는 것이다.

FT는 "삼성전자는 이미 대당 3백달러가 넘는 고가 핸드폰 시장을 점령하고 있어 시장 선도업체의 위상을 구축하고 있다"면서 "이는 노키아 입장에서 보면 지난주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이 노키아의 시가총액을 앞질렀다는 것보다 더 초조하게 만드는 매우 소중한 무형자산"이라고 평가했다. 그 단적인 예로 FT는 "젊은 소비자들이 과시하고 싶어하는 고가 카메라폰을 만드는 곳은 삼성전자"라는 점을 지목했다.

FT는 "지금 상황으로만 보면 노키아가 21년전의 나이키와 비슷한 처지"라고 규정했다.

***FT, "노키아의 미래는 나이키 또는 리바이스"**

당시 스포츠 운동화 시장에서 아디다스를 물리치고 35% 이상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했던 나이키는 모토롤라를 제치고 휴대폰 시장의 강자로 떠오른 노키아와 비교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후 나이키는 리복의 강력한 도전을 받게 된다. 1%의 시장점유율에 불과했던 리복은 3년내에 나이키를 추월할 정도로 급성장한 것이다. 리복은 당시 에어로빅 열풍에 기대 편안하면서도 감각적인 운동화를 출시해 선풍을 일으켰다. 나이키는 리복의 추격을 따돌리고 정상의 위치를 고수하기 위해서 지금껏 각고의 노력을 하며 어렵게 버텨오고 있다.

이 시기에 청바지 업계에서도 레비 스트라우스(리바이스)가 정상에서 밀리기 시작해, 오늘날에는 월마트 등 할인매장에서 취급되는 '시그니처' 브랜드에 의존해 연명하고 있다는 점도 노키아에게 매우 시사적이라는 것이다.

FT는 노키아의 앞날이 나이키보다는 사실 리바이스에 가까울 것이라는 시각을 보여주고 있다. 노키아의 저력으로 볼 때 디자인 부분은 노력을 해서 어떻해든 해결해 볼 수도 있는 문제지만, 넘기 힘든 난감한 장벽이 또 있다는 것이다.

바로 "삼성은 한국기업"이라는 점이다. 삼성은 세계 최강의 유무선 통신시장인 한국에 자리를 잡고 있을 뿐 아니라, 한국에는 고가의 신제품을 기꺼이 사들이는 젊은이들이 넘쳐난다는 것이다.

또한 한국은 제3세대 이동통신 서비스에 5백만명이 넘는 가입자가 있어 첨단 카메라폰을 개발할 때 유럽이나 미국시장 진출전에 국내시장을 활용할 수 있는 이점을 갖추고 있다는 것이다.

FT는 "소니와 토요타 등 일본기업들도 디자인과 기술을 앞세워 세계시장에 진출한 사례가 있지만 한국은 일본이나 유럽보다 인구구조상 이점을 지니고 있다"면서 "디자인 기술은 따라갈 수 있지만 젊은 소비자들이 풍부하게 공급된다는 점은 따라잡을 수 없다는 점이 노키아로서는 곤혹스러운 문제"라고 지적했다.

FT는 과거 나이키가 리복의 도전에 위협을 느꼈을 때 한 임원이 했다는 "그들은 뜨겁고, 우리는 그렇지 못하다"는 말을 인용하며, "아시아가 서구의 무궁무진한 시장이라는 말도 있었지만 삼성은 그 반대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면서 "아시아를 찾는 서구 기업인들은 '그들은 뜨겁고 우리는 그렇지 않다'는 두려움을 경험하고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