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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위대 철수 안하면 日인질 산 채로 불태워 죽이겠다”

이라크 무장단체 일본인 3명 납치. 日정부 철군 거부

이라크에서 활동중이던 일본인 3명이 8일(현지시간) 이라크 저항세력에 납치됐다. 이들 무장세력은 사흘 이내에 자위대가 이라크에서 철수하지 않으면 이들을 산채로 불태워 죽이겠다고 경고, 일본 열도가 발칵 뒤집혔다.

일본 정부는 즉각 자위대의 이라크 철수는 없을 것이라고 공언하고 나섰으나, 전날인 7일에는 이라크 남부 사마와의 자위대 숙영지 부근에서 자위대를 노린 포탄 공격이 발생하자 이미 일본 야당은 자위대의 즉각적인 철군을 주장하고 나선 바 있어 앞으로 미칠 파장이 커다랄 전망이다.

이날엔 일본인 이외에도 영국인 1명과 국제구호단체 소속 아랍계 2명 등도 납치된 것으로 전해져, 저항세력들이 조직적으로 파병국들의 민간인 납치를 통해 연합국을 압박하려는 전략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을 낳고 있다.

***일본인 3명 이라크서 납치돼, "공포로 가득찬 표정" 방영**

교도(共同)통신 및 요미우리신문 등 일본 언론은 9일 일제히 "치안 정세가 급속히 악화되고 있는 이라크에서 일본인 3명이 무장단체에 의해 납치됐다"고 보도했다.

아랍 위성방송인 알-자지라는 이에 대해 8일 오후(현지시간) "이라크 무장단체인 무자헤딘 여단을 자칭하는 조직이 일본인 3명을 납치했다"고 보도하며 이들 3명의 모습을 담은 장면을 공개하기도 했다.

교도통신이 알자지라 바그다드 지국 관계자의 말을 인용보도한 바에 따르면, 이 비디오 테이프는 8일 알자지라 본사에 도착했으며 화면에서 이들 3명은 눈가리개를 한 상태로 주변에는 검은색 복장을 한 무장한 사람들이 둘러싸고 있었으며 여권과 신분증 등이 제시돼 일본인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 비디오 테이프를 입수한 AP 통신의 방송채널인 APTN에 따르면, 화면에서 복면을 한 4명의 무장단체원들이 이들 일본인들을 콘크리트벽면으로 둘러싸인 방의 바닥에 이들을 앉히고 칼로 눈을 가린 이들을 겨냥하고 있었다.

이밖에 총을 소지한 한 무장단체원은 납치된 일본인 가운데 한 명의 눈가리개를 푼 다음 그의 목에 칼을 갖다대고 위협하는 장면도 포함돼 있었다. APTN은 "그 일본인의 눈은 공포로 가득차 있었으며 풀어나기 위해 움직이고 있었다"며 "납치된 여자는 비명을 지르고 울고 있었다"고 전했다.

***"3일안 자위대 철수안하면 이들 산채로 불태울 것"**

알자지라 방송은 이 비디오테이프와 함께 전달된 이들 단체의 성명서도 공개했다. 성명서에서 이들 단체는 "일본인이 석방되기 위해서 일본은 이라크에 파병돼 있는 자위대를 철수해야 한다"며 방송 이후부터 사흘간의 시간여유를 주었다.

이들 단체는 "우리는 이라크 이슬람교도들의 아들들이며 당신들을 친구라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당신들은 미국을 지원했다"며 "당신들의 아들들 3명은 우리 손아귀에 놓여있으며 자위대를 이라크에서 철수시키지 않으면 이들 일본인들을 산 채로 불태워 버리겠다"고 경고했다.

이들은 또"우리의 호의에 대해 당신들은 적의로 응했으며 미국에 병력과 무기를 제공했다"며 "우리도 같은 방법으로 응할 것이며 우리에게 전쟁을 선언한 당신들은 환영받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본 NHK 방송에 따르면 납치된 일본인들은 프리랜서인 이마이 노리아키, 자원봉사자인 다카도 나호코, 포토 저널리스트로 아사히신문 등에 기고글을 쓰기도 했던 고오리야마 소이치로 등 3명이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이들은 요르단 암만의 호텔에서 현지시간으로 6일 오후 출발한 것으로 전해져 이들은 6일밤이나 7일 바그다드로 육로로 이동중 납치된 것으로 보인다.

***日정부, 철군 요구 거부**

자국민이 납치된 후 일본 정부는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일본 정부는 우선 아이자와 이치로 외무 부대신을 9일 오전에 현지에 급파 상황을 총지휘하도록 했다.

하지만 후쿠다 야스오 일본 관방장관은 "자위대는 이라크 사람들을 위해서 인도지원활동을 실시하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철수할 이유가 없다"고 즉각 철수 요구를 거부했다. 후쿠다 관방장관은 이어 "보도대로라면 용서하기 힘든 분노를 느낀다"며 "즉각 석방할 것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日야당서 철군 요구 거세게 일어**

하지만 일본 야당과 국민들 사이에서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자위대 철수 요구가 거세게 일고 있다.

전날 발생한 자위대 숙영지에서의 포탄 공격이후에도 자위대의 즉각 철수를 요구했던 민주당 등 일본 야당들은 이번 사건이 터지자 즉각 철군 요구를 했다.

제1야당인 민주당의 노다 국회대책위원장은 "이런 사태를 초래한 자위대 파견을 포함해 사태타개를 위한 고이즈미 총리의 결단과 책임을 엄중히 따질 때가 왔다"며 "빠른 시일내에 중의원 이라크 재건지원특별위원회를 열어 철저히 추궁하겠다"고 말했다.

시이 가즈오 공산당 위원장도 담화를 내고 "결코 용서할 수 없는 만행"이라고 규탄하면서도 "자위대 파견으로 이런 사태가 일어날 위험은 처음부터 있었으며 자위대의 신속한 철수를 재차 요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본 시민들은 총리실과 언론사등에 잇따라 전화를 걸어 인질의 안전을 묵살한 채 파병 고수 방침을 밝힌 고이즈미 정권을 통렬히 비난하고 있다. 고이즈미 총리도 부시 미대통령과 함께 사막의 모래늪에 함께 깊숙이 빨려 들어가는 양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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