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기자협회(협회장 양성모)가 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 유시민 이사장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알릴레오'를 강하게 비판했다. 앞서 알릴레오 방송에 출연한 패널은 KBS 기자에게 성희롱성 발언을 하면서 논란이 됐다.
KBS기자협회는 16일 성명을 내고 "사석에서 많이 하는, '혹시' 불편함을 줄 수 있는 성희롱 발언이 구독자 99만 명의 유튜브 채널 '사람사는세상노무현재단'을 통해 라이브로 여과 없이 방영됐다"며 "이는 명백한 성희롱"이라고 비판했다.
'알릴레오' 패널 "A기자 좋아하는 검사 많아 술술 흘렸다"
15일 저녁 유튜브 방송 '알릴레오'에서는 'KBS 법조팀 사건의 재구성'이라는 제목으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아내 동양대 정경심 교수 자산관리인 인터뷰 관련, KBS 법조팀의 해명을 반박했다.
문제가 되는 부분은 이 방송에 패널로 출연한 아주경제 법조팀장 장용진 기자가 "(KBS) A기자를 좋아하는 검사들이 많아서 술술술 흘렸다"며 "검사들에게 또 다른 마음이 있었을는지는 모르겠다"고 말한 부분이다. A기자는 KBS 법조팀으로 논란이 된 김경록 씨를 인터뷰하고 리포트했던 기자다.
장 기자는 "A기자가 국정농단 때부터 치밀하게 파고들며 검찰과의 관계가 아주 넓어졌다"며 "A기자를 좋아하는 검사들이 많아 많이들 흘렸다"고 말하기도 했다. KBS로 이직하기 전 A기자는 종합편성채널 소속 법조출입기자로 국정농단 사건을 취재했다.
성희롱성 발언은 이후에도 이어졌다. 이날 공동진행자로 나선 개그맨 황현희 씨는 "좋아한다는 것은 그냥 좋아한다는 것이냐"라고 물었고, 장 기자는 "검사가 다른 마음이 있었는지는 모르겠고, 많이 친밀한 관계가 있었다"고 발언을 이어나갔다.
그러자 유시민 이사장이 나서서 사태를 수습했다. 유 이사장은 방송 말미에 "약간 오해의 소지가 있을 것 같다"며 "KBS 법조팀에서 여 기자에 대해 검사들이 좋아한다는 이야기가 넘어갔을 때 성희롱 발언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고 지적하자 장 기자는 "사석에서 많이 하는 이야기라서. 죄송하다. 의도하진 않았지만 불편함을 드렸다면 사과드리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알릴레오' 제작진도 공지를 통해 "검찰과 언론과의 관계를 설명하던 중 출연자들의 적절치 않은 발언 일부가 그대로 생중계됐다"며 "먼저 이 이야기를 전해 듣고 당혹감을 느꼈을 당사자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성희롱성 발언이 나온 영상 부분을 삭제했다.
KBS 기자협회 "유 이사장, 책임 있는 자세 보여야"
하지만 논란은 증폭되고 있다. KBS 기자협회는 성명을 통해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진행하는 유튜브 방송 '알릴레오'에서 귀를 의심케 하는 발언이 나왔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이들은 방송 말미에 사과한 부분도 지적하며 "발언 당사자가 방송 말미에 '사석에서 많이 하는 얘기'라며 '의도하지 않았지만 혹시 불편함을 드렸다면 사과드린다'고 했다"며 "'혹시' 불편함을 줄 수 있다는 인식은 실망스럽고, '사석에서 많이 얘기했다'는 실토는 추잡스럽기까지 하다"고 비난했다.
이들은 "발언 당사자는 이 발언이 취재 현장에 있는 여 기자들에게 어떤 상처가 되는지 고민해보기 바란다"며 "카메라가 꺼진 일상에 얼마나 많은 여성혐오가 스며있는지 반성하기 바란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유 이사장을 두고도 "본인 이름을 건 방송의 진행자로서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며 "'어용 지식인'을 자처했다지만, 이제 마지막으로 '지식인'으로서 유 이사장의 상식과 양심이 남아있는지 지켜보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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