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포브스 케리(JFK), 미국 제35대 대통령인 존 피츠제럴드 케네디(JFK)를 꿈꾸다."
미국 언론들이 최근 케리 후보를 놓고 하는 평이다.
***"케리, 케네디의 닮은 꼴"**
8일(현지시간) 실시된 메인주 코커스에서도 승리해 민주당 대선후보 결정을 위한 초반 12개주 경선 가운데 10곳에서 승리를 거머쥐며 민주당 대선후보로 강력하게 떠오르고 있는 존 케리 메사추세츠 상원의원의 이력이 역대 민주당출신 대통령 가운데 가장 미국인의 존경을 받고 있는 고 케네디 대통령의 이력과 비슷한 점이 많아 관심을 모으고 있다.
메사추세츠주 출신, 해군 전쟁영웅, 메사추세츠 상원이라는 케리 후보의 이력은 케네디 전 대통령과 완벽한 닮음꼴이다. 이름 이니셜마저 JFK로 똑같아 제 2의 JFK 대통령 탄생에 민주당은 들뜬 분위기다.
게다가 케리 의원의 국제정책은 자유주의적인 색채를 내고 있는 국내정책보다는 보수적이기는 하지만 북한과의 직접대화를 촉구하고 ‘새로운 동맹시대’를 제안하는 등 조지 W. 부시 대통령과는 다른 노선을 분명히 하고 있어 국제적으로도 주목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케리 후보가 2002년 이라크전에서는 찬성하고 1991년 걸프전에는 반대하는 등 일관된 정책노선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고, 정책보다는 인물로 승부하려 한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케리 후보의 급부상으로 미국 민주당이 케네디이래 가장 단합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등, 케리에 대한 민주당의 기대는 그 어느 때보다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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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리-케네디 이니셜이 모두 JFK, 메사추세츠주 태생, 해군 전쟁영웅 출신**
케리 후보와 케네디 전 대통령이 비슷한 점은 우선 이름이다.
케리 후보의 이름은 ‘존 포브스 케리’로 어머니가 미국의 세계적 출판재벌 포브스 집안인 까닭에 가운데 이름을 포브스라 했다. 이에 따라 케리 후보의 이니셜은 JFK로 이름이 ‘존 피츠제럴드 케네디’인 케네디 전 미국 대통령의 이니셜과 같다.
그는 또 가계에 다양한 민족적, 종교적 뿌리를 지니고 있어서 ‘미국 백인 인종의 집합체’라고도 일컬어진다. 우선 어머니 집안은 영국계로 영국 국교회 집안이고 2차대전 참전용사로 외교관 출신인 아버지의 집안은 유대계로 조부는 지금의 체코 출신이다. 또 그의 할머니는 유대계이지만 가톨릭으로 개종한 이력을 지니고 있다.
케리 후보와 케네디 전 대통령 모두가 메사추세츠주 출신이라는 것도 공통점이다. 케리 후보는 1943년 메사추세츠주에서 태어났으며, 케네디 전 대통령도 메사추세츠주 브루클린 태생이다.
이 두 사람은 모두 전쟁 영웅 출신이라는 것도 닮음꼴이다. 케리 후보는 베트남전에 미 해군 장교로 참전했으며 케네디 전 대통령도 제2차 대전중 해군에 복무한 바 있다. 그리고 케리 후보는 당시 적군 소속 전투선을 사로잡는 등 전쟁 영웅이었고, 케네디 전 대통령도 승선한 어뢰정이 일본 구축함의 공격을 받아 격침됐으나 함정 수장으로서 부하를 구출해 낸 전쟁 영웅으로 잘 알려져 있다.
***케리, 명문가 출신 배경과 달리 반전운동 주도**
이같은 공통점외에 케리 후보의 적극적 반전평화 경력도 최근 이라크전 장기화에 혐오감을 느끼고 있는 미국인들 사이에서 '케리 돌풍'이 일고 있는 큰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이 또한 베트남전 철수를 추진하던 중 암살당한 케네디 전 대통령과의 유사점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케리 후보는 베트남에서 돌아와 반전모임을 주도하는 등 반전운동에 적극적으로 나서기도 했다. 그는 1971년 의회 청문회에 참석해서는 “어떻게 한 사람에게 베트남에서 실책을 위해 죽으라고 요구할 수 있는가”라고 베트남전과 그 수뇌부를 신랄히 비판하기도 해 일약 국민적인 관심을 모았으며 뛰어난 정치 감각을 보여주기도 했다.
그는 또 베트남전에서 받은 무공훈장메달을 의사당 계단에 던져 반전의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하지만 후에 알려지기로는 케리 후보는 메달은 던지지 않고 리본만 던진 것으로 밝혀졌다.
미국 명문가 출신으로 이처럼 반전운동을 주도했던 이력은 케리 후보에게는 두고두고 든든한 정치적 배경이 됐으며 또한 전쟁 영웅 출신이라는 이력도 그에게는 무시못할 정치적 자산이 되고 있다.
그가 민주당 예비선거를 위해 미국 각 지역을 돌아다니는 동안 베트남 참전용사단체들은 그에게 커다란 배경을 선사하고 있는 것. 게다가 최근 불거지고 있는 부시 대통령의 병역 기피 논란과 비교되며 상당한 이점을 주고 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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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사추세츠주 상원의원 출신도 공통, 케리후보 부인은 하인즈그룹 맏며느리**
케리 후보가 케네디의 또다른 유사점은 둘 다 메사추세츠주 상원의원 출신이라는 점이다. 뉴햄프셔에 있는 명문 사립고를 졸업하고 예일대에 입학, 부시 대통령도 2년 먼저 가입하기도 했던 명문가 비밀 사조직인 ‘해골뼈’ 클럽에 가입하기도 했던 케리 후보는 베트남전에서 돌아온 후 법과대학원을 졸업하고 메사추세츠주 검사 등 법조인의 길을 걷는다.
72년 의원 선거에 나섰다 실패하기도 한 케리 후보는 이후 83년 메사추세츠 부지사로 처음 선출직에 당선된 후 1984년 처음 상원의원에 당선돼 지금까지 약 20년간 재직해 왔다.
이에 앞서 케네디 전 대통령도 전쟁터에서 돌아온 후 1946년 메사추세츠 하원의원으로 당선돼 정계에 입문했으며 1952년에는 상원의원으로 선출돼 두사람 공히 메사추세츠주 상원의원 출신으로 자리매김됐다.
케리 후보의 부인도 케네디 전대통령 미망인이 재클린과 마찬가지로, 언론의 비상한 주목을 받고 있는 것도 비슷한 점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케리 후보는 두 번 결혼한 이력을 가지고 있는데 두 번째 부인인 테레사 하인즈는 캐첩으로 유명한 하인즈 그룹의 맏며느리였다가 지난 91년 남편이 비행기 사로로 숨지자 95년 케리 후보와 재혼했다.
***<뉴스위크> 여론조사서 케리 후보, 또다시 부시 대통령 5% 차로 눌러**
제2의 JFK를 꿈꾸기에 부족하지 않은 배경을 지니고 있는 케리 후보가 과연 정말로 ‘케리 대통령’으로 당선될지는 앞으로 좀더 지켜두고 봐야 한다. 하지만 최근 잇따라 나오고 있는 여론조사를 보면 현실화가 결코 ‘꿈’은 아님을 보여준다.
지난 5일과 6일 양일에 걸쳐 18세 이상 미국 성인 남녀 1천4명을 대상으로 <뉴스위크>가 전화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에 따르면 ‘오늘 당장 선거가 치러진다면 케리 후보와 부시 대통령 중에서 누구를 지지하겠는가’라는 항목에서 케리 후보는 50%를 얻어 45% 만을 받은 부시 대통령을 5% 포인트 차로 눌렀다.
이처럼 케리 후보가 선두를 지키자, '케리 대세론'이 굳혀지면서 민주당원들도 어느 때보다 강력히 단합되고 있다.
9일 뉴욕타임스 인터넷판에 따르면, 민주당 캘리포니아지부 아트 토리스 의장은 자신이 지난 68년부터 활동해 왔지만 "지명전이 벌어지는 시기에 민주당이 이번보다 더 단합된 적을 본 적이 없었다"고 말했다.
테리 맥올리프 민주당 전국위원회 의장도 "민주당 내에 단합이 형성돼 있다"면서 이번 경선전이 수주 내에 끝날 것이며, 그것은 "훌륭한 결과"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신문은 지난 주말 하워드 딘 전 버몬트 주지사의 텃밭으로 간주되던 미시간과 워싱턴, 메인주에서 케리 의원이 승리한 뒤 많은 민주당원들은 이번 지명전이 역대 최단에 종결된 지명전의 하나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케리 반대 진영의 일부 보좌진들조차도 이번 경선이 오는 10일 치러 질 테네시, 버지니아주 예선 이후 1주일 내에 사실상 종결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고 신문은 소개했다.
뉴욕타임스는 이 같은 케리 의원의 급부상이 본선에서 공화당의 조지 부시 대통령을 꺾기 위한 당선가능성 있는 인물로 민주당원들이 케리 의원을 평가하고, 그에 대한 표몰아주기를 시작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케리, 역대 어느 대선 후보보다도 국제문제전문가”-동맹외교 주창**
이에 따라 세계 각국은 케리 후보의 정책에 대해 상당한 관심을 쏟고 있다. 미국의 정권이 바뀐다면 국내정책뿐만이 아니라 국제정책에서의 변화가 바로 우리나라를 비롯한 세계 각국에 바로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AFP 통신에 따르면, 20년동안 미상원 국제관계위원회에서 활동해 지난 50여년간 대선에 나선 어느 민주당 후보보다도 국제문제를 더 많이 다룬 경력의 소유자인 케리 후보는 부시 대통령의 강성 외교노선보다 상당히 다른 유연한 외교 노선을 보여주고 있다.
부시 행정부의 외교정책을 “현대 역사에서 가장 오만하고 어리석으며 부주의하고 이데올로기적인 외교정책”이라고 혹평해 온 케리 후보는 부시 대통령의 일방주의 노선과 선제공격 정책과는 달리 협상과 합의에 기반한 외교정책을 견지하는 ‘새로운 동맹 외교’를 제안해 왔다.
그는“아무리 미국이 힘이 강할지라도 독자적인 외교 노선만을 걸을 수는 없다”며 “우리는 세계전략을 짜는 데 국제사회와 함께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가 밝힌 세계전략은 물론 배타적인 것이 아니라 포괄적이고 제국주의적인 것이 아니라 집단적인 전략을 의미한다.
***북한 및 이란과 직접 대화 주장, 이라크 재건에서는 유엔 역할 강조**
그의 외교 정책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우선 부시 대통령이 ‘악의 축’으로 지목한 북한 및 이란과 직접 대화를 해야 한다고 주장해 우리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테러와의 전쟁과 핵 비확산을 위해서라도 더 많은 협상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이라크전과 관련해서도 그는 “유엔이 이라크 재건을 담당해야 하고 합리적인 계획과 구체적인 시간표에 따라 이라크 정권을 회복시켜야 한다”고 주장해 부시 대통령의 재건 계획과는 차이를 보이고 있다.
테러와의 전쟁이 군사력 사용을 요구한다 하더라도 정보와 법에 의한 군사작전을 우선시하겠다는 입장을 피력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나토와의 관계를 재구축하고 반테러리즘과 안보 문제를 다룰 정상회담을 주창하기도 했다.
그는 또 중동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이나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을 특사로 임명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국제환경문제에서도 그는 부시 대통령이 받아들이지 않고 있는 교토의정서에 다시 돌아갈 것이라고 밝히기도 해 다른 접근법을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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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측성 떨어지고 모호하다는 비판도**
하지만 케리 후보의 외교정책에 대해서는 비판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무엇보다도 '예측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그는 2002년 이라크전에 대해서는 찬성표를 던졌으나 미국의 이라크 정책에 대해선 비판적 입장을 보여왔다. 부시 행정부의 전쟁 동기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입장을 피력하며 이후에는 보다 다자주의적인 접근법을 강조해 온 것이다.
그는 이에 앞서 지난 1991년 걸프전에서는 현 부시 대통령의 아버지인 조지 부시 대통령의 전쟁 정책에 대해서는 반대표를 던져 2002년과는 다른 입장을 보였었다. 아울러 아프가니스탄과 코소보, 소말리아, 파나마 등지의 군사행동에 대해서도 찬성한다는 뜻을 밝혀왔다. 이에 따라 공화당측은 케리 후보를 ‘모호한 정책을 펴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공화당측은 또 케리 후보를 ‘좌파 비둘기’로 몰아세울 계획이라고 공공연히 밝혀왔다. 케리 후보는 과거에 핵동결에 찬성했었고 B-2 폭격기에서 아파치 공격용 헬기에 이르기까지 무기 체계를 폐기하고 정보분야에 대한 예산을 줄이자고 주장했다는 것이다.
***벌써부터 언론검증 시작**
이에 따라 민주당 유력 대선주자로 떠오르고 있는 케리 후보는 민주당 예비선거에서의 달콤한 분위기에만 안주할 수는 없어보인다. 게다가 여론의 주목을 받기 시작하자마자, 벌써부터 그에 대한 면밀한 검증이 시작된 분위기다. 월가 등 미국 재계도 그에 대한 다각적 분석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진다.
케리 후보는 정책보다는 인물로 승부하려 한다는 비판적 지적도 나오고 있다. 아울러 벌써부터 의회내 로비스트들을 친구로 삼고 있으며 이들에게 보상을 받아왔다는 의혹이 심심치 않게 들려오고 있다.
과연 케리 후보가 이런 여론 공세의 상처를 이겨내고 대선 후보로 부시 대통령과 맞서 승리를 거머쥘지 관심이 가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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