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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85억달러 美지원 받고 1만명 파병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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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85억달러 美지원 받고 1만명 파병키로

파키스탄은 "유엔 요청 없으면 파병 불가" 발표

터키 정부는 6일(현지시간) 미국으로부터 85억달러(우리돈 9조6천억원)의 구제금융을 받는 대가로 이라크에 1만명의 군대를 파견하기로 공식 결정을 내렸다. 터키 정부는 이같은 결정을 내린 뒤 당일 이를 의회로 송부했으며, 터키 의회는 7일중 이를 표결에 부칠 예정이다.

***1만명 이라크 중부에 파견키로**

5시간에 걸친 마라톤 각료회의끝에 파병을 결정한 터키의 정부대변인인 세밀 시세크 법무장관은 "모든 각료가 파병안에 서명했다"며 "우리는 파병기간이 1년까지 안가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 파병안은 그러나 병력수와 주둔지에 대해선 명기하지 않고 있으나, 민간 CNN-투르크 방송은 군부가 이미 군대에 파병준비를 명령했다고 전했다.

터키 파병 결정은 코퍼 블랙 미 국무부 대테러담당관이 지난주 미국이 이라크 북부에 거점을 둔 PKK 등 쿠르드족 반군단체의 위협을 제거하겠다고 약속한 뒤 이뤄졌다. 미 관리들은 이라크전때 미국을 도와 후세인정권 축출에 일조했던 쿠르드족 반군단체를 테러조직으로 지목, 이들을 제거하는 데 군사력 사용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터키군은 터키로부터 분리를 요구하고 있는 쿠르드족이 없는 이라크 중부 수도 바그다드 인근에 배치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현재 바그다드 일대는 이라크 무장세력의 저항이 가장 격렬한 지역으로, 터키군의 인명피해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미국 대만족, 한국 등에 조기파병 압박 명분 획득**

터키 정부의 파병결정에 대해 미국은 즉각 환영의 뜻을 표했다.

미 국무부의 리처드 바우처 대변인은 "터키는 이라크 재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터키 의회가 파병안을 통과시켜주면 터키정부와 세부 배치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이 이처럼 터키 정부의 결정에 환호한 것은 미국이 지난 1일 제출한 유엔 이라크 파병 수정결의안이 자칫 부결될지도 모를 난항을 겪고 있는 가운데, 터키가 유엔 결의와 무관하게 파병을 내림으로써 터키와 함께 파병을 요구하고 있는 한국, 파키스탄 등의 파병 결정을 유도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터키의 파병안이 의회를 통과하면 곧바로 한국 등에 대해서도 조속한 파병결정을 압박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85억달러 구제금융 받고 파병키로**

레젭 타입 에르도간 터키 총리는 현재 이라크 의회 다수당의 총리로, 파병안의 의회 통과를 자신하고 있다. 그러나 터키 국민이 지난 3월 이라크전에 압도적으로 반대했고, 최근 이라크에서의 사상자 증가로 파병에도 강하게 반대하고 있어 의회 표결이 순탄하지 않을 전망이다.

6일 터키의 일간신문 라디칼이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50%가 파병에 반대하고 있으며 40%만 파병을 지지하고 있다. 또한 터키의회는 지난 3월 미국의 미군 6만명에 대한 터키 주둔 요청을 터키 의회가 거절한 바 있다.

이같은 국내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터키정부가 파병을 결정한 것은 미국이 제안한 85억달러의 구제금융 때문이다.

터키는 지금 외환위기에 노출돼 있다. 1천억달러에 달하는 천문학적 외채와 이에 따른 만성적 장기불황으로 경제가 파국직전의 위기를 맞고 있는 것이다. 터키의 물가상승률은 8월 현재 24.9%에 달할 정도로 심각하다.

특히 대부분의 외채가 만기 1년미만의 단기외채에서, 터키는 끊임없이 모라토리움(국가파산) 위기에 노출돼 있다. 미국이 터키에 1만명의 파병을 요청하는 대신 내놓은 반대급부가 다름아닌 금융지원이었다.

존 스노 미국 재무장관은 지난달 22일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알리 바바칸 터키 경제장관과의 회담후 “미국은 터키의 경제개혁프로그램의 지속적 추진과 이라크 전쟁이 터키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완화하기 위해 85억달러를 1년반동안 대여 형식으로 원조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스노 재무장관은 이날 발표에서 “터키는 중요한 지역 동맹국이며 이슬람 세계에서 강력하고 경제적으로 안정적인 민주주의의 가치 있는 모범사례”라고 원조 이유를 밝히면서도 “터키는 그 대신에 이라크에서의 미국에 협조해야 한다”고 밝혀 사실상 이번 경제원조가 파병의 전제조건임을 분명히 했다.

이라크전 개시시점인 지난 3월에도 미국은 이라크 북부 지역에서의 작전수행을 위해 미군이 터키 영토를 사용하는 것을 터키 의회가 거부하자 국제통화기금(IMF)을 압박해 1백60억달러의 원조프로그램을 무기 연기한 바 있다. 터키 의회는 이같은 압력에 굴복, 지난 4월 새로운 원조를 얻기 위해 “이라크에서 미국에 협조해야 한다”는 내용의 결의안을 통과시킨 뒤 미국의 터키 영공 통과를 허용해야 했다.

국가파산을 막기 위해 1만명의 용병을 보내야 하는 게 터키의 비극적 현실인 것이다.

***파키스탄은 미국의 일방적 파병 요구 거부**

한편 이처럼 터키가 미국의 압력에 굴복한 가운데 미국으로부터 대규모 파병압력을 받고 있는 또하나의 나라인 파키스탄은 5일(현지시간) 유엔 결의안이 통과되지 않으면 파병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혀 미국을 당혹케 하고 있다.

파키스탄 국영 BSS방송에 따르면, 파키스탄의 칸 외무장관은 이날 "우리는 유엔의 요청에 따른 평화유지활동이라면 파병할 수 있으나, 미국과의 양국간 합의에 기초한 파병은 할 수 없다"며 미국의 요구에 기초한 일방적 파병를 거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같은 파키스탄의 입장 천명은 파키스탄내 이슬람 신자들의 거센 파병 반대와, 적대국인 인도의 이라크 파병 거부에 따른 파키스탄의 파병명분 훼손 등을 고려한 발언으로 해석되고 있다.

이처럼 파키스탄이 제동을 걸고 나섬에 따라 유엔 결의안이 통과되지 않는 한 파키스탄은 파병 결정을 하지 않을 것으로 보여, 이달 중순까지 파키스탄-한국 등으로부터 파병 결정을 얻어내려는 미국을 초조하게 만들고 있다.

미국은 현재 한국에 롤리스 미국무부 차관보를 보내 조속한 파병 결정을 압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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