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5천명 파병 내달중순까지 확정하라"

"파병요청때 청와대 진지하게 검토하겠다 약속"

미국은 한국이 이라크에 5천명 정도의 병력을 파견하는 방안을 10월중순까지 결정해주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리처드 롤리스 미 국방부 부차관보가 23일(현지시간) 공식적으로 밝혔다.

지난 4일 방한해 청와대에 파병 요구를 했던 롤리스 부차관보는 이날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재계회의에 참석하면서 한국 기자들과 만나 "한국이 최소한 5천명을 파병해 주기를 원한다"면서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이 한미연례안보협의의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을 방문하는 다음달 24일 이전까지 파병결정이 내려지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3천명 규모의 폴란드군 수준으로는 독자적인 작전을 수행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5천명은 전투-병참-통신 등 작전능력을 갖추기 위한 최소한의 병력"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지난 4일 청와대를 방문해 이라크 파병을 약속했을 때 청와대는 진지하게 검토하겠다는 자세를 보였으며, 추석이후 본격적으로 이 문제를 검토하겠다고 답변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이같은 롤리스 부차관보의 발언은 그동안 미국으로부터 구체적 파병 규모와 시기를 요청받지 않았다고 말해온 정부 주장과 상반되는 것이어서, 정부의 은폐 논란을 낳고 있다.

롤리스 부차관보는 지난 17일 한나라당 최병렬 대표와 만난 자리에서도 "파병규모는 자체적으로 존속이 가능한 규모로 여단과 사단급 중간정도가 좋겠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