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오신환 교섭단체 대표연설에 '유승민 그림자'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오신환 교섭단체 대표연설에 '유승민 그림자'

경제 인식·해법, 중대선거구제 주장 판박이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의 5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 가운데 상당 부분이 같은 당 유승민 전 대표의 평소 주장과 매우 흡사해 눈길을 끌었다. 오 원내대표 연설에 담긴 한국 경제 상황에 대한 인식과 대안 제시는 유 전 대표가 그간 대학 강연과 페이스북 글을 통해 주장해온 내용 그대로였다.

오 원내대표는 연설에서 △중장기적으로 한국 경제가 마이너스 성장 국면에 접어들었으며 △이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재정을 투입해서 만든 공공일자리와 단기 아르바이트 같은 초단기 일자리"가 아니라 △"혁신성장과 신기술 창업 인큐베이팅" 등 새로운 성장동력 방안 제시가 필요하다는 주장을 폈다.

특히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론은 성장 정책이 아닌 "분배 정책"이라는 비판이나, "공공일자리 81만 개 대신 혁신인재 81만 명을 만들자"(오 원내대표 연설 내용에서)라는 제안은 유 전 대표의 주장과 거의 판박이였다.

유 전 대표는 지난달 20일 페이스북에 쓴 글에서 "공공부문 일자리 81만개를 대통령의 입으로 폐기할 것을 제안한다"며 "서울대 빅데이터연구원을 맡고 있는 차상균 교수는 디지털 혁신 인재 100만 양병론을 주창한다. 문 대통령의 '공공부문 81만 개'는 틀렸고, 차 교수의 '디지털 혁신 인재 100만 양병론'이 옳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 5월 동국대 특강 등 대학 강연에서도 비슷한 주장을 폈다.

정치개혁 부분에서도, 오 원내대표가 한국당에 중대선거구제를 사실상 역제안한 것은 유 전 대표를 상기시킨다는 평이 나온다. 오 원내대표는 이날 연설에서 "자유한국당이 현행 제도를 고집하면 선거법 합의처리는 불가능하다"며 "기존의 안을 철회하고, 중대선거구제 등 비례성을 강화할 수 있는 다른 대안을 제시해달라"고 했다.

유 전 대표는 지난달 3일 경북대 강연 후 기자들과 만나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국민들 표의 비례성을 강화하는 것인데, 지역구는 소선거구제로 그대로 놔 두고, 중대선거구로 안 바꾸고 연동형 비례대표제로 바꿔 비례성을 강화하는 것은 고정 지지층을 가진 일부 정당에 유리한 개정"이라고 말했다.

지난 5월 경희대 강연 후에도 "다당제를 하려면 중대선거구제로 바꿔야 한다"며 "소선거구제를 하면서 다당제를 하자는 것은 모순이다. 심상정 의원에게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주장하는 건 좋은데 왜 중대선거구제를 주장하지 않느냐'고 묻고 싶다"고 했었다.

선거법은 합의 처리해야 하고 일방 처리는 불가하다는 입장을 밝힌 부분도 마찬가지다. 오 원내대표는 "아무리 좋은 제도라 해도 수의 논리로 밀어붙이는 것은 심각한 후유증을 낳게 된다. 한 번 힘으로 밀어붙이게 되면, 다수당이 교체될 때마다 자신들에게 유리한 쪽으로 선거제도를 바꾸기 위한 소동과 분란을 피할 길이 없을 것"이라고 했다.

지난 4월 18일 바른미래당 의원총회 직후 유 전 대표는 "선거법을 이렇게 패스트트랙으로, 다수의 횡포로 정하는 것은 국회 역사상 국회가 합의해 온 전통을 깨는 것"이라며 "이 전통을 깨면 앞으로도 계속 깨지는 것이고 선거법을 다수가 마음대로 고치는 길을 만드는 것이기에 원칙을 훼손하는 데 절대 반대한다"고 했었다.

유 전 대표는 바른미래당 내 바른정당계 좌장으로 불리며, 지난 대선에서는 구 바른정당 대선후보로 나서기도 했다. 오 원내대표 역시 바른정당 출신이다. 바른미래당은 현재 손학규 대표 측과 바른정당계 간 노선 갈등을 겪고 있다. 이런 가운데 오 원내대표가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통해 '바른미래당의 진로는 '유승민의 길'이어야 한다'는 뜻을 간접적으로 밝힌 것으로 보인다.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오른쪽)가 5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마친 뒤 동료 의원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