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SK 외국계 대주주 '실력행사' 돌입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SK 외국계 대주주 '실력행사' 돌입

사외이사들 '흔들', 이사회 성원 여부도 불확실

SK글로벌 정상화추진본부와 채권단이 맺었던 SK글로벌정상화방안이 SK(주)이사회 통과라는 마지막 관문통과를 앞두고 좌초 위기에 처했다. SK(주)의 외국계 대주주들과 노조 등이 잇따라 소송 제기 등 실력행사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헤르메스, 템플턴, 소버린 줄줄이 실력행사 돌입**

소송의 포문을 연 주주는 SK(주) 주식 0.7%의 지분을 갖고 있는 영국계 펀드 헤르메스자산운용으로 10일 법무법인 명인을 통해 '이사 의결권 행사금지 가처분 신청'을 서울지방법원에 제출했다.

이에 앞서 지난 9일 세계 증권시장의 큰 손으로 SK(주) 주식 2%를 보유하고 있는 템플턴자산운용의 자회사인 템플턴이머징마켓의 마크 모비우스 사장도 SK(주) 김창근 대표이사에게 편지를 보내 SK글로벌을 지원할 경우 한국시장에서 보유하고 있는 주식을 처분할 수 있다고 경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뿐만이 아니다. 최대주주인 소버린자산운용과 SK 노동조합 등 이해당사자들은 SK 이사회가 SK글로벌 지원을 결의하면 즉각 이사들을 배임혐의로 고발하겠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히고 있다.

소버린의 경우 헤르메스처럼 소송 제기를 검토했으나 SK㈜ 주식을 취득한 지 6개월이 안 돼 소송 자격이 없어 포기했을 뿐인 것으로 알려졌다. 소버린은 그러나 SK 이사회가 SK글로벌 지원을 결의할 경우 효력금지 가처분신청을 제기하겠다고 경고하고 있어, SK(주)의 매출채권 8천5백억원 출자전환을 골자로 하는 SK글로벌 지원방안이 관철되기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명분은 뚜렷**

SK 주주들이 이처럼 실력행사에 나선 명분은 분명하다.

헤르메스가 소버린의 법률자문사인 법무법인 명인을 통해 제출한 소장에 따르면 "손길승 SK그룹회장, 최태원 SK(주) 회장, 김창근 SK(주) 대표이사 등 3인은 분식회계 등의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으며 SK글로벌을 지원해야 자신들의 민.형사상 책임을 줄일 수 있는 지위에 있어 SK보다는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결정을 내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위 3인의 이사는 SK글로벌의 회생에 관하여 개인적인 이해관계가 있는 반면, 법률상 SK(주)는 SK글로벌을 지원해주어야 할 의무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이들이 주도하여 SK 이사회에서 SK글로벌을 대규모로 지원할 경우 SK로서는 회복할 수 없는 손해를 입을 우려가 있으므로 그 의결권을 행사하는 것을 금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상법 제391조 제3항, 제368조 제4항은 이사회의 결의에 관하여 특별한 이해관계가 있는 이사는 의결권을 행사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특별한 이해관계란 그 결의에 관하여 개인적 이해관계, 즉 그 이사로서의 임무와 모순되는 이해관계를 말한다.

특히 손길승 회장은 SK의 이사이기도 하지만 SK글로벌의 대표이사직을 맡고 있고, 법적 실체가 없는 SK그룹 회장 자격으로 SK글로벌 채권단에게 SK에게 불리한 SK글로벌 지원을 약속하는 양해각서를 체결한 바 있다는 것은 크게 모순된다는 지적이다.

때문에 명인측에서는 "법원이 의지를 갖고 심리하면 수 일내 처리할 수 있다"며 가처분신청이 받아들여질 것으로 자신하는 분위기다.

***이사회 개최 여부도 불확실**

법원이 헤르메스의 가처분신청을 받아들일 경우 이들 3명의 사내이사는 이사회의결에 참여할 수 없게 되며 '재적 과반수 출석.출석 과반수 찬성'이라는 이사회 의결요건을 충족시키기가 사실상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SK(주)이사회는 사내이사와 사외이사 각 5명으로 구성돼 있어 사내이사 3명의 의결권 행사가 제한되더라도 나머지 7명의 이사들이 모두 찬성표를 던지면 출자전환 의결이 가능하긴 하다. 그러나 사외이사들은 10일 오전 열린 이사진 간담회에서 SK글로벌의 수익창출 능력 등 회생가능성에 대한 추가자료를 요청하는 등 신중한 자세를 보였다.

이에 대해 SK측은 SK글로벌이 청산되거나 회생할 각각의 경우를 충분히 따져볼 때 SK글로벌을 살리는 게 SK(주)에 유리하다는 점을 이사들에게 설득해 반드시 이사회 통과를 관철시키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헤르메스의 가처분신청으로 이해당사자들의 SK(주) 이사회에 대한 견제가 본격화되고 있으며 줄소송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사외이사들이 이사회에 불참 또는 사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오는 17일로 예정된 이사회 표결 결과를 낙관하기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여기에 오는 13일에는 최태원 SK(주)회장에 대한 법원 공판이 기다리고 있어, 최회장에게 중형이 선고되면서 경영권이 박탈될 경우 내심 최회장 석방을 위해 SK글로벌 지원을 결정한 SK그룹 수뇌부의 방침에도 변화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는 불확실한 형국이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