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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의 '사스', 중국 베이징에도 대량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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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의 '사스', 중국 베이징에도 대량 확산

<속보> 중국의사 양심선언, 한 병원에만 감염자 60명 사망 7명

지난 2일 괴질 사스(SARS)의 진원지로 알려진 중국 광둥성 정부는 사스에 대한 의혹을 불식시키겠다며 "중국에 1천2백명의 감염자가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이후 7일까지 공식집계 발표에 따르면 감염자 수는 세계 30여개국 2천8백명이며 그 중 중국에서만 1천2백68명, 홍콩 8백83명이다. 사스로 인한 사망자 수는 1백1명으로, 중국이 53명으로 가장 많고 홍콩이 23명으로 뒤를 이었다.

그러나 의학계에서는 중국의 발표를 믿지 않아왔다. 광둥성에서 지난해 11월 사스가 발생했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중국 전역으로 사스가 번졌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지난 3일 중국 위생부장관 장원캉은 "중국의 수도 베이징에서는 단지 12명의 감염자와 3명의 사망자가 나왔을 뿐"이라고 발표했다. 하지만 중국 베이징의 한 의사가 "베이징의 한 병원에 입원한 사스 환자만 60명이고 그중 7명이 죽었다"고 폭로해 큰 파문이 일고 있다.

8일(현지시간) 미국의 주간지 <타임> 인터넷판은 "베이징의 인민해방군통합병원에 근무하는 한 내과의사가 타임지에 이같은 내용의 편지를 보내왔다"며 "이같은 수치는 중국 당국의 발표보다 베이징의 사스 감염자수가 훨씬 많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보도했다.

편지를 보낸 고령의 장양용(72) 박사는 301호 통합병원 소속 의사로 "정확한 수치를 밝히지 않으면 더 많은 사망자를 초래할 뿐이라고 느껴 편지를 쓰게 됐다"면서 "베이징 군병원 의사들은 지난 3월초 전국인민회의로부터 사스의 위험에 대해 브리핑을 받았으나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면 의회의 연례행사가 지장을 받을 수 있다며 함구할 것을 지시받았다"고 폭로했다. 그는 또 사스 치료과정에 10명의 의사와 간호사가 집단감염됐다고 밝혔다.

타임은 "이같은 사실은 베이징 지역에 있는 다른 병원의 내과의사로부터도 확인되었다"고 밝혔다.

장 박사는 "위생장관이 발표를 TV를 통해 보고난 후 장관의 발표에 놀라며 분개한 3곳의 베이징 군병원에 있는 의사와 간호사들로부터 이야기를 들었다"면서 "베이징 309 군통합병원의 의사들은 내게 60명의 사스 감염자를 치료하고 있으며 그들 중 7명이 사망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타임지는 309호 병원 원무 책임자에게 확인 전화를 했으나 "그는 이 문제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면서 이 병원의 사스 환자 현황을 밝히길 거부했다"고 밝혔다.

이처럼 중국 정부가 사스 감염 실태를 은폐하고 있다는 의혹이 짙어지자, 베이징에서 열릴 예정이던 국제회의가 속속 취소되고 있다. 유엔 세계지적재산권기구(WIPO)는 8일(현지시간) 오는 24~26일 베이징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지적재산권 정상회의'를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이 행사에는 한국, 프랑스, 태국 등 9개국의 정상 등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할 예정이었다. 중국은 이미 이달 14~15일 열릴 예정이었던 세계경제포럼 주최 '중국 비즈니스 정상회담'도 연기되는 등 사스로 인해 큰 타격을 받고 있다. 중국 당국이 자신들이 한 거짓말의 대가를 톡톡히 치르고 있는 셈이다.

다음은 장 박사가 타임지에 보낸 편지의 주요 내용이다.

***장박사의 '양심선언'**

4월3일 중국의 위생장관은 언론에게 "중국정부는 이미 사스 문제를 면밀히 대처해왔으며 이 질병의 확산은 이미 통제되고 있다"고 발표했다. 그는 베이징에 12명의 감염 케이스와 3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나는 내가 들은 것을 믿을 수 없었다. 다음날 병원에 가보니 장관의 발표를 들었던 모든 의사와 간호사들이 분개하고 있었다. 사람들의 생명과 건강을 돌보는 의사로서 나는 사스의 확산을 막으려는 국제사회와 지역사회의 노력에 협조할 책무를 느낀다.

다음은 나의 동료들로부터 전해들은 것이다. 전국인민대회 개막 전후 베이징 301 병원에 노인 환자 한 명이 입원했다. 이 환자는 증상이 심했으며 사스 환자로 추정됐다. 이같은 판단에 따라 전염병 전문병원인 302호 병원으로 후송됐다. 302호 병원의 의사들은 당시 사스에 대한 경험이 없었다. 이 환자를 치료하는 과정에서 10명의 의사와 간호사가 사스에 감염됐다.

노인 환자는 302호 병원에 옮긴 지 이틀 뒤 숨을 거두었다. 이 환자의 부인도 곧 뒤를 이어 입원했다가 역시 사망했다. 이때서야 위생부 관리들이 병원간부들을 불러 "베이징에 사스 감염자가 발생했다"면서 "나라의 큰 행사가 열리고 있으니 동요가 없도록 사스에 관해 들은 것을 발설하지 말라"고 말했다.

장관의 발표를 본 다음날 나는 309호 통합병원 동료들에게 전화를 했다. 그들 역시 장 장관의 발표는 사악한 것이라고 말했다. 3일 현재 인민해방군 통합병참부대가 사스 전담병원으로 지정한 309호 병원에만 60명의 사스 감염자가 있으며 그중 7명이 사망했다는 것이다.

309호 병원은 이미 만원이 되어서 병참부대는 다시 302호 병원이 사스 환자를 받도록 했다. 4월6일 302호 병원은 인민경찰 소속 5명의 사스 중환자를 입원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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