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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육군, "나 지금 떨고 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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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육군, "나 지금 떨고 있니?"

WP 보도 "이 상태로는 진격 생각도 못한다"

이라크 전쟁 1주일째를 맞은 27일 미국의 전선에 중대한 이상징후가 포착되고 있다. 이라크 중남부 전투에서 고전을 면치 못해 바그다드로의 진격을 하지 못하고 있는 미군의 고위장교들 사이에서 "이런 상태로는 전쟁이 몇 개월 이상 지속될 수 있으며, 추가 병력 지원이 없는 한 바그다드 진격은 생각할 수 없다"는 소리가 공공연히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의 워싱턴포스트(WP)는 27일(현지시간) 인터넷판 기사를 통해 "미국이 이라크전을 개시할 때 수립했던 '전광석화같은 바그다드 진격작전'은 이미 포기됐다"며 "미국의 공군력은 기대에 미치지 못한 반면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과 측근들은 여전히 이라크 군부와 국민들에 대해 확고한 장악력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미 육군의 비관적 전망을 보도했다.

WP에 따르면, 미 육군은 지난 번 걸프전 때는 평탄한 사막 지역에 막강한 전투기 폭격 지원을 받으며 전투를 했으나, 이번 전쟁에서 이라크군이 교묘하게 지형지물을 이용해 은폐하며 대응해 전투기 지원이 큰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자 두려움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인구밀도가 높고 숲이 무성한 유프라테스 강 주변 계곡에 있는 미 육군을 압박해오는 이라크군을 전투기로 무력화시키기가 쉽지 않다는 데 미군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지난 이틀동안은 수십년만의 처음이라는 강력한 모래폭풍에 묶여 제대로 공습도 하지 못했다.

전쟁전략전문가 로버트 킬리브루 예비역 대령은 WP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작전은 이라크 국민과 이라크 지상군의 반응에 성공 여부가 달려있다"면서 "그들이 지금까지 해왔듯 물러서지 않는 한 우리는 개전 시점과는 상당히 다른 전략적 문제에 봉착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WP도 "육군의 전투작전이 재개되면 전략적 목적과 목표에 중대한 변화가 있을 것"이라면서 "26일 일부 고위장교들은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점점 더 많은 미군을 파병해야 하는 사태를 우려하고 있으며, 이라크 전선과 펜타곤의 군 지휘관들도 불과 1주일 전 예상했던 것보다 길고 어려운 전쟁이 될 가능성에 대해 논의했다"고 전했다.

WP 보도에 따르면 대부분의 육군 지휘관들은 26일 지상군 작전활동이 중단된 것을 중대한 징후로 믿고 있다. 터키가 미군에게 군사기지 제공을 거부함에 따라 현재 육군 제4보병사단등 추가 병력이 쿠웨이트 전선으로 이동중이지만, 탱크 중화기 부대가 본격 배치되기까지는 몇주가 걸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게다가 콜로라도와 텍사스 등지에서부터 오는 병력들이 전투에 투입되려면 몇 개월은 걸린다는 것이다.

미군들은 지난 91년 걸프전 때보다 적은 규모의 병력이 3백마일이 넘는 전선에 걸쳐 흩어져 있어 보급선마저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제3보병사단은 식수와 음식이 거의 바닥난 상태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지휘관들은 전투 재개에 앞 서 10일 가량의 음식, 식수, 탄약, 연료 등 기본 필수품 그리고 이에 못지 않게 배터리와 차량 부품들을 확보하길 바라고 있다.

걸프전 당시 제3보병사단을 지휘했던 배리 맥카프리 예비역 장성은 "바그다드 남부의 공화국 수비대와 맞선 미 육군과 해군은 싸우는 수밖에 달리 선택의 여지가 없다"면서도 "그러나 나 같으면 추가병력과 함께가 아니라면 결코 바그다드로 들어가지 않겠다"고 말했다.

미 국방부는 이같은 비관적인 전망들이 쏟아지자 26일 "전쟁은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다"고 비관론을 일축했다. 스탠리 맥크리스탈 육군중장은 "빠른 전개가 예상된 곳은 빠르게 됐고, 힘을 모을 곳에서는 그렇게 되고 있다는 점에서 제 궤도를 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콜린 파월 미 국무부 장관은 이날 미공영방송(NPR)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전쟁이 좀 오래 걸릴 수 있으며 얼마나 걸릴지는 모른다"면서 "다만 우리는 좋은 전투작전을 수립해 왔으며 성공을 거둘 수 있다"고 뉘앙스가 다른 평가를 했다.

이같은 다양한 의견들을 종합했다는 펜타곤의 한 고위 장성은 WP와의 인터뷰에서 "단기적으로는 비관론자들의 말이 맞는 것같이 보일 것"이라면서 "그러나 4월 중순 경에는 그들이 틀렸다는 것이 입증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앞으로 10일 이내에 이라크 공화국 수비대의 역량을 가늠할 수 있게 될 것"이라면서 "일단 그들을 제거하면 게임은 끝난 것이고 바그다드는 함락될 것"이라고 낙관론에 기울었다.

문제는 이라크 전선에 가있는 미군들의 위축된 심리가 펜타곤의 이같은 낙관론처럼 움직여줄 것인가 여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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