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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국민에게 '환영'받을 줄 알았는데..."

WP '미국의 착각' 꼬집어, '장기전' 전망 확산

나시리야 전투에서 미 연합군이 1백명 이상 사망한 데 이어 24일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이 자신의 건재함을 과시하는 연설을 하고 나서는 등 예상 외로 바그다드로의 진입 작전이 난관에 부닥치자, 미국의 이라크전 전략에 대한 회의가 미 보수언론들 사이에서 증폭되고 있다.

미국의 이라크전을 지지해온 미국의 대표적 보수신문 워싱턴 포스트(WP)마저 24일(현지시간) “이라크 정규군과 민병대가 신속진격이라는 미국의 전략에 내재된 위험성을 역이용해 수십명의 미군 병사들을 죽이는 게릴라 습격 전술을 전개함에 따라 미국이 이라크의 군부와 시민들에게 '후세인의 제거가 불가피하다'고 설득하는 심리전의 효과에 대해 의문을 갖게 하고 있다”고 보도했을 정도다.

***"어디서나 해방자로 환영 받을 줄 알았는데..."**

WP는 “미 국방부 관리들은 미군은 어디 가나 해방자로서 환영을 받을 것으로 기대했으며 적어도 이슬람 시아파가 많은 이라크 남부는 그럴 것으로 예상했다”면서 “이같은 (안이한) 판단이 후세인 정권 제거의 당위성을 이라크 국민들과 군부에게 설득해 승리를 획득한다는 목표에 근거한 미국의 전략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지적했다.

지난 6개월간 미군은 ‘미군에 대항하지 말라’고 촉구하는 2천5백만장의 전단을 이라크 군부와 시민들에게 살포했다. 대대적인 선전방송과 항복 협상을 하자며 이라크 군 지도부를 설득하는 작업도 병행했다.

그러나 실제 상황은 정반대로 나타났다.

WP는 “이라크군의 대규모 투항이 없었다는 점은 이라크 군 지도부가 미국의 기대를 오히려 이용해 왔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미국의 전략은 이라크 군부가 아니라 이라크 정권 지도부가 적이라는 전제 위에 수립됐으나 그 전략이 빗나갔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이러한 사실에 고무된 이라크 정보부 장관 모하메드 사에드 사하프는 “우리는 그들을 늪으로 끌어들였으며 그들은 결코 여기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사담 후세인 대통령도 24일 대국민 연설에서 "미국이 이라크군의 영웅적 저항의 덫에 걸려들었다"고 호언했다.

***"미군 병력이 너무 적다"**

미군 관계자는 WP와의 인터뷰에서“이라크 전쟁에 투입된 연합국 병력은 91년 쿠웨이트에서 이라크 군대를 몰아낸 병력의 3분의 1 정도로 너무 적다는 것이 우려된다”고 불안감을 토로했다.

미국의 전략에 위험이 크다는 이유 중의 하나는 민간이 희생을 최소화한다는 제약에서 비롯된다. 적이 겨냥하지 않는 한 먼저 사격하지 말라는 명령을 받고 있는 연합군의 처지를 이라크 군대가 적극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게 이 관계자의 분석이다.

국가안보 전문가인 피터 피버 듀크대 교수는 “미군 희생자가 늘어나면 미군 지도부가 이끄는 게임에 대한 비판이 촉발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면서 “개인적 견해로는 아군 보호에 앞서 임무 완수를 앞세우는 전략 자체가 큰 문제”라고 주장했다.

WP를 비롯한 미국 보수언론들의 이같은 우려는 지난주의 환호성과는 반대되는 것이어서, 앞으로 이라크전이 장기전으로 가는 게 아니냐는 관측에 한층 힘을 실어주고 있다.

어느 지역에나 들어가도 '해방군'으로 환영받을 줄 알았던 미국의 우월주의적 착각이 미국을 모래 늪으로 빨아들이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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