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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바로잡을 선거 개혁의 첫 망치 '땅땅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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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바로잡을 선거 개혁의 첫 망치 '땅땅땅'!

한국당 "뒷구멍 날치기" 반발 속 여야 4당 합의안 처리

연동형 비례대표제 일부 도입을 골자로 하는 선거법 개정안이 29일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에서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에 올랐다.

정개특위는 이날 밤 자유한국당의 반발 속에 전체회의를 개의해 지난 24일 여야 4당이 합의해 발의한 선거법 개정안에 대한 패스트트랙 지정 절차를 마쳤다. 무기명 방식으로 진행된 투표 결과 패스트트랙 지정 의결 정족수인 재적의원 18명 가운데 5분의 3 이상(12명)이 동의했다.

개정안은 국회의원 정수를 300명으로 유지하되, 지역구를 225석, 비례대표를 75석으로 조정했다. 현행보다 지역구의석을 28석 줄이는 대신 비례대표 의석을 47석 늘린 것이다.

또한 전국단위 정당 득표율로 연동률 50%를 적용하는 권역별 준연동형 선거제도를 도입키로 했다. 아울러 정당별 열세 지역에서 근소한 차로 낙선한 지역구 후보자를 비례대표로 선출하는 석패율제를 도입하는 한편, 19세로 규정한 선거연령도 18세로 하향 조정토록 했다.

당초 이날 회의는 정개특위 회의장으로 사용해 온 행정안전위원회 회의장에서 열릴 예정이었으나, 자유한국당의 회의장 봉쇄로 정무위 회의장으로 장소를 변경해 진행됐다. 여야 4당이 한국당과 물리적 충돌을 피하기 위해 우회 전략을 구사한 것이다.

밤 10시 35분 경, 심상정 정개특위 위원장을 비롯한 여야 4당 특위위원들은 정무위 회의실에 자리를 잡자 한국당 의원들이 곧바로 몰려와 '독재 타도, 헌법 수호' 구호를 외치며 격하게 반발했다.

그러나 회의 방해를 엄격히 금지한 국회선진화법을 의식한 듯, 한국당 의원들은 심 위원장 등을 격하게 비난하면서도 회의 진행을 물리적으로 방해하지는 않았다.

정개특위 한국당 측 간사인 장제원 의원은 장소 변경을 문제 삼으며 "도둑질 아닌가. 심상정 위원장, 창피한 줄 알라. 부끄러운 줄 알라. 왜 뒷골목에서 이러나. 독재자의 모습"이라고 목청을 높였다.

그는 "국회 3분의 1을 차지하는 한국당을 빼돌리고 어떻게 선거법을 뒷구멍으로 날치기하냐"고도 했다. 바른미래당을 향해서는 "사보임 하고 또 하는 게 개혁이냐, 바른미래냐"고 쏘아붙였다.

이에 바른미래당 김성식 의원은 "막무가내로 대안도 내놓지 않고 드러눕느냐"며 "일지감치 대안을 내놓고 협상을 해야지, 적반하장"이라고 반박했다.

민주당 김상희 의원도 "한국당은 입이 열 개라도 할 말 없다"고 했고, 같은 당 원혜영 의원도 "합의가 안 되면 다수결로 하는 게 민주주의"라고 반박했다.

기동민 의원은 "황교안 대표나 나경원 원내대표는 선진화법 처벌을 받아서 21대 총선에 출마하지 못하더라도 재산 많고 변호사 개업하면 되지만, 죄 없는 초선 의원들, 당직자, 보좌진 인생에 그어지는 '빨간줄'은 어떻게 책임지려고 폭력을 자행하는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논란 끝에 심 위원장이 특위 개의를 선언하고 곧이어 선거법 개정안에 대한 신속처리안건 지정동의안을 상정했다.

한국당 김재원 의원은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한때 정의를 말하고 한때 민주주의 말하던 분들이 민주주의를 말살하는 전위대로 나서는 것을 보고 참으로 답답하게 생각한다"며 "여러분들은 역사에 큰 죄를 짓는 분들이다. 분명히 죗값을 치러야 한다"고 반발했다.

이에 김성식 의원은 "작년 12월에 나경원 원내대표도 사인해서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해서 합의처리한다고 합의했다"며 "그런데 한국당이 그때까지 제대로 대안을 낸 적 있냐. 막무가내로 어깃장을 놓은 것 아니냐. 비례대표를 완전히 없애자는 안을 내놓은 것은 깽판치자는 것과 무엇이 다르냐"고 반박했다.

의사진행발언을 통한 논쟁이 거듭된 끝에 심 위원장은 토론 종결을 선언하고 질서유지권을 발동한 뒤 차수를 변경, 패스트트랙 지정 찬반투표를 진행했다. 자정을 넘겨 30일 새벽 투표가 진행되는 동안 한국당 김재원 의원은 기표소에서 나오지 않는 방식으로 지연전술을 펴기도 했다. 이런 우여곡절 끝에 진행된 투표 결과 12명이 찬성표를 던져 선거법 개정안은 결국 최장 330일이 걸리는 패스트트랙에 올랐다.

다만 문희상 국회의장과 심상정 위원장을 비롯해 여야 4당 지도부는 선거법 개정안이 패스트트랙에 오른 뒤에도 한국당과 합의를 우선하겠다는 방침을 여러 차례 밝힌 만큼, 한국당의 태도 변화에 따라 여야 5당 합의가 이루어질 가능성은 열려있다.

심 위원장은 마무리 발언을 통해 "오늘 이 망치(의사봉)는 개혁의 망치다. 불법과 폭력이 난무하는 증오의 정치를 뚫고 죽어가는 정치를 되살리는 희망의 망치다"고 했다. 그러면서 "패스트트랙 지정은 한국당까지 포함해 여야 5당이 합의로 선거제도 개혁을 이루려는 여야 4당의 의지의 산물"이라고 했다.

이어 "오늘 패스트트랙이 지정되어서 최장 330일 걸리지만 선거 일정을 감안해서 연내에 최종 처리 될 수 있도록 여야가 함께 노력하겠다"며 "오늘부터 한국당은 선거제도 논의에 적극 참여해주고 선거제도 타협을 위한 노력에 최선을 다해줄 것을 다시 한 번 간곡하게 말씀드린다"고 한국당에 동참을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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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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