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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와 절연한 양심적 美외교관 3인의 '외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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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와 절연한 양심적 美외교관 3인의 '외침'

"이라크뿐 아니라 대북한 정책, 팔레스타인 정책도 최악"

미국의 대 이라크 정책에 불만을 제기하며 사표를 던진 미국 외교관이 또 나왔다.

***라이트, "미국의 정책은 세계 곳곳에 사악한 의지를 퍼뜨렸다"**

미국 국무부는 20일(현지시간) “몽골 미국 대사관 차석 대표(deputy chief of mission) 메리 라이트가 미국의 대 이라크 정책에 대한 반대한다며 19일 사표를 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라이트가 미국의 대 이라크, 북한,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 등에 관한 정책들을 사표를 낸 사유로 거론했다”면서 “사표 수리가 언제 될 것인지는 모른다”고 덧붙였다.

20일 워싱턴 포스트(WP)의 보도에 따르면 라이트는 콜린 파월 미 국무부 장관에게 보낸 편지에서 “나는 전쟁이 이 세상을 안전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더욱 위험하게 만든다고 굳게 믿고 있다”고 말했다.

그녀는 이어 “미국은 군사적 행동을 밀어붙이면서 국제사회와 주요 국제기구들에 깊은 분열을 초래했다”면서 “미국의 정책은 우리의 많은 동맹국들을 멀어지게 하고 이 세계 곳곳에 사악한 의지를 퍼뜨렸다”고 주장했다.

그녀는 “조국을 위해 계속 일하고 싶지만 미 행정부의 정책을 신뢰할 수 없고 이를 변호하거나 실행에 옮길 수 없다”고 말했다.

WP는 또 라이트가 북핵 위기와 관련해서도 "대북한 정책이 빈곤하고,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 해결을 위한 미 행정부의 노력이 부족하다고 비판했다”고 전했다.

그녀는 “미국은 폭력을 종식시키려는 노력을 거의 하지 않았다”면서 “미 행정부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에 대해 ‘미국의 막강한 금융파워를 행사’할 것"을 촉구했다.

라이트는 올해 들어 미국의 외교정책에 대한 항의로 사표를 낸 세 번째 외교관으로 존 브라운 전 러시아 미국 대사관 문화공보관, 존 브래디 키슬링 그리스 미국 대사관 정무참사관에 이은 가장 고위직이다.

***브라운, "양심상 동조할 수 없어 사직한다"**

이에 앞서 사표를 던진 외교관들의 항변도 미국내 양심세력들을 숙연케 하고 있다.

지난 12일 사표를 낸 존 브라운은 “부시대통령의 이라크 전쟁계획에 양심상 동조할 수 없어 사직한다”면서 “전 세계를 통해 미국은 적법하지 않는 무력을 사용하고 있으며 부시가 다른 국가를 경시하는 것은 그가 민간외교를 무시하고 있다는 증거이며 곧 반미주의의 세기를 낳게 될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브라운은 미 국무부에 제출한 사퇴서에서 “이번 이라크 전쟁에서 미국의 용기있는 군인들이 자신들의 생명을 희생해야 하는 지에 대한 당위성을 명백하게 설명하지 못했고, 이번 전쟁이 테러세계를 제거하는 데 어떻게 도움을 줄 것인지 밝히지 못했으며, 반전을 지지하는 국제여론을 고려하지 않았다”고 부시 행정부의 외교정책을 비판했다.

***키슬링, "이라크 공격은 신식민주의 정책"**

지난달 27일 가장 먼저 사표를 던졌던 존 키슬링은 “미국의 이라크공격은 신(新)식민주의 정책에 불과하다”면서 “폭력을 수단으로 민주주의를 강요하는 것은 식민주의 정책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강력하게 비난했다.

키슬링씨는 지난 8일 그리스의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우드로 윌슨 전 미 대통령은 민주주의를 강요하기 위한 군사적 침략에 결코 동의하지 않았다”며 “현재의 미 정부는 특별한 이데올로기의 프리즘을 통해 세상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키슬링은 “이라크전쟁은 미국의 대외 이익에 커다란 손상을 가져올 것이며 윌슨 전 대통령 이후 미국의 가장 큰 잠재적 방위력인 국제적 정당성을 훼손하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면서 “미국은 전쟁의 필요성을 전 세계에 설득하는 데 왜 실패했는지 자문해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지난 20년간 중동지역을 포함, 세계 각국 미 대사관에서 근무해온 키슬링은 “이라크를 침공하는 것은 미국의 국익에 중대한 손상을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이라크가 대량살상무기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를 우리를 향해 사용할 의사를 갖고 있다는 증거가 있었다면 미국은 이를 벌써 공개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키슬링은 파월 미 국무장관에게 제출한 사퇴서에서도 “조국과 조국의 가치에 대한 믿음이야말로 가장 강력한 나의 무기였지만 부시 행정부가 들어서면서 미 정부로부터 지시받는 정책들은 이 같은 가치와 모순된다”고 심정을 토로했다 .

미국은 이처럼 외교팀에 균열양상을 보이고 있을 뿐 아니라 강경한 대외정책의 명분으로 삼고 있는 대 테러리즘 정책에서도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 18일 랜드 비어스 국가안보회의 대테러리즘 수석담당관이 사표를 낸 것이 그 대표적 예다. 그는 지난해 8월 국가안보보좌관 웨인 다우닝이 부시 행정부의 대테러리즘 정책에 항의하며 갑자기 사표를 내면서 국가안보팀에 합류하게 된 인물이어서, 그의 연이은 사퇴는 부시 정부에게 한층 큰 충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WP는 “비어스의 갑작스런 사퇴는 미국의 이라크 침공 개시 전날 테러경계 수준을 높인 가운데 나왔다”면서 “일각에서는 그의 사퇴가 부시 행정부가 전반적인 대 테러리즘 정책을 희생양으로 삼아 이라크 전쟁에 집중하는데 대한 항의 표시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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