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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상부 포스코 회장 결국 사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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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상부 포스코 회장 결국 사퇴

盧의 독점 민영화 공기업의 'CEO 황제경영' 비판 관철

유상부 포스코 회장이 자신의 연임 안건을 다룰 정기주총을 하루 앞둔 13일 돌연 자진사퇴했다.

14일 정기주총에서 연임안이 표결에 들어갈 경우 유 회장은 외국인 기관투자가와 국내 민간 투자자들 다수로부터 지지를 받고 있어 무난히 연임에 성공할 것으로 예상되어 왔고, 본인도 유임을 강력 희망해 왔다. 그런 면에서 유 회장의 막판 사퇴 배경이 주목된다.

***유상부 회장 끝내 사퇴**

포스코 관계자는 13일 "유 회장이 '차기 경영진이 회사를 더 크게 발전시킬 수 있다는 확신을 갖고 세계적인 철강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는 기회를 주기 위해 물러나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또 "유 회장은 '지난 5년간 국내외 주주 및 고객사의 성원과 지지에 감사하며 이 결정은 포스코의 진정한 도약과 발전을 바라는 스스로의 충정에서 나온 것임을 이해해 달라'고 덧붙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향후 경영체제와 관련, '옥상옥'(屋上屋) 시비를 불러일으켰던 회장제의 폐지여부는 아직 결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회사 내부에서는 이구택 사장이 후임을 맡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점치고 있다.

유 회장은 지난 달 18일 이사회에서 회장 후보로 재추천됐으나 곧바로 기업은행, 대한투신 등 정부계 기관투자가들이 연임 반대의사를 밝히며 유임 여부가 주목됐었다.

***독점 민영화 공기업의 'CEO 황제경영'**

유상부 회장의 연임 문제는 노무현 대통령이 대선이 이긴 직후부터 노 대통령을 통해 여러 차례 제기돼왔다.

노 대통령이 맨처음 이 문제를 제기한 것은 당선자 시절인 지난 1월말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와 가진 회의석상에서였다. 노 당선자는"일부 민영화된 공기업의 회장직이 '옥상옥'이며 '영구 집권하려는 사실상 민간기업의 오너와 같은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면서 포스코와 KT를 직접적으로 지목했다.

노 당선자는 또 지난달 14일 코엑스에서 전경련이 주최한 신년포럼에서 새 정부의 경제정책 방향을 설명하던 중 "민영화된 기업의 지배구조가 민영화 기획 당시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게 설계돼 있는지 의심의 여지가 있으며 CEO가 일부 지배주주나 최고경영진의 사사로운 이익을 좇는 경우가 있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이 이같은 문제를 제기한 것은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공기업을 민영화한 결과, 민영화의 시너지 효과 대신 'CEO 독재체제'만 구축되는 게 아니냐는 의문에 따른 것으로 알려진다. 노 대통령은 특히 포스코와 KT 같은 시장독점적 민영화 공기업의 경우 CEO 독재체제의 구축 위험성이 크다는 비판적 시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같은 노대통령의 의지를 읽은 경계관료들의 압박도 계속됐다.

지난달 7일 전윤철 당시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7일 기자들과 만나 "공기업 민영화 작업은 빠를수록 좋으며 민영화 뒤에는 기업 지배구조를 투명하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며 "공기업 민영화는 경영 효율성을 높이는 게 목적인만큼 포스코 등 민영화된 공기업이 대표이사 사장외에 회장제를 두는 것은 옥상옥(屋上屋)"이라고 지적했다.

이후 산업자원부 고위 관료가 포스코를 방문하는가 하면, 정부 지분이 많은 기업은행, 대한투신 등 기관투자가들이 노골적으로 유 회장 연임 반대의사를 표명하는 등 압박의 수위를 높여왔다.

***끝까지 강력했던 유상부 회장의 연임 의지**

지난 98년 최초로 회장이 된 유상부 회장은 이같은 정부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연임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포스코는 2년반 전인 지난 2000년 9월 완전 민영화됐다. 그후 포스코의 전체지분중 61%를 외국투자가들이 보유, 회장 선임에는 정부로서도 관여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유 회장은 현재 이들 외국투자가들의 지원사격에 힘입어 3월 주총에서 연임할 생각이었다. 그런 증거는 많았다.

포스코는 지난 1월17일 헨리 키신저 전 미국무장관이 유상부 회장의 리더십을 높이 평가하는 내용의 친서를 보냈다고 공개했다. 포스코의 고문인 키신저는 친서에서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26% 증가한 15억달러에 달할 것이라는 소식을 접했다"며 "이는 세계 철강산업이 겪은 험난한 도전속에 유 회장이 발휘한 경영능력에 대한 평가"라고 노골적으로 유회장 연임을 지지했다.

지난달 6일에는 해외주주를 대표해 포스코 사외이사를 맡고 있는 새뮤얼 슈발리에 전 뉴욕은행 부총재가 "경영성과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했을 때 유 회장을 재추천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본다"고 지원사격을 했다. 슈발리에는 사내 상임이사 2명, 사외이사 3명으로 구성되는 이사후보추천위원회의 위원. 따라서 슈발리에씨의 언급은 유 회장 입장에서는 더없는 지원사격이 아닐 수 없었다.

유 회장은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지난 4일 뉴욕에서 열린 해외투자가 대상 기업설명회(IR)에 직접 참가해 표몰이를 계속했고, 그 결과 지난달 18일 이사회에서 회장 후보로 재추천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새 대통령이 연임에 반대한다는 의사를 밝힌 데 이어 정부부처의 유형무형의 압력이 계속되자, 설령 정부 반대를 무릅쓰고 주총에서 표대결을 회장에 연임되더라도 평탄한 경영이 힘들지 않겠다는 판단에 따라 결국 유회장이 사퇴를 결심하게 된 게 아니냐는 게 포스코 안팎의 분석이다.

***은행권 회장들의 거취도 주목거리**

재계는 유 회장의 사퇴가 과연 시장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지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시장 일각에서는 SK 분식회계 사태로 우리 경제를 바라보는 외국인투자가들의 시선이 좋지 않은 시점에 정부 종용에 따른 유 회장의 사퇴가 현재 포스코 주식 61%를 보유하고 있는 외국인투자가들에게 '관치'로 비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민영화 3년째를 맞은 포스코에 대해 정부가 최고경영자의 거취를 왈가왈부하는 것은 시장경제원리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지난달 27일 유 회장이 김대중 전대통령의 아들 홍걸씨 등이 연루된 타이거풀스 주식 매입의혹 사건과 관련해 재판을 받는 등 정경유착 문제로 CEO의 명예가 큰 손상을 입었고, 이밖에도 그를 둘러싸고 적잖은 루머와 투서가 난무했던 점을 보면 그의 사퇴는 불가피한 게 아니었겠냐"며 유 회장 사퇴의 의미를 평가하기도 했다.

금융계에서는 '옥상옥' 시비를 불렀던 유상부 회장의 사퇴로 현재 금융계에서 마찬가지 비판을 받고 있는 위성복 조흥은행 이사회회장, 김경림 외환은행 이사회의장, 김상훈 국민은행 이사회의장 등도 금명간 거취를 밝혀야 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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